'IP 무한확장' 닌텐도…시총 10조엔 재돌파
슈퍼마리오 영화 흥행으로 상승세
스위치2 출시 연기에 주춤했지만
실적 탄탄…주가 1년간 58%↑
○콘솔 연기 소식에 주가 제동
21일 도쿄증권거래소에서 닌텐도는 전일 대비 1.67% 오른 8401엔에 마감했다. 지난 15일 사상 최고가(8950엔)를 기록한 뒤 조정받았지만 올 들어 이날까지 17.0% 상승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58.1% 뛰었다. 이는 닛케이지수 상승률(연초 이후 14.9%·1년 41.1%)을 웃돈다.특히 닌텐도 주가 상승세는 올 들어 두드러졌다. 새로운 콘솔인 스위치 2가 연내 출시될 것이란 소식이 시장에 확산했고 지난해 개봉한 영화 ‘슈퍼마리오 브라더스’가 흥행하며 닌텐도 IP 저력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16일 장 마감 후 블룸버그에서 “닌텐도가 게임 퍼블리싱 파트너들에게 스위치 2 출시가 2025년 초로 연기될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보도하자 다음 거래일인 19일 주가가 5.8% 급락했다.
닌텐도 주가는 게임 기기 성패와 같이 움직인다. 콘솔이 출시되면 기기는 물론 소프트웨어 판매량까지 동시에 늘어나기 때문이다. 2006년 Wii 발매 당시 1만4000엔(액면분할 전 기준)대이던 주가는 2007년 7만3000엔대로 올랐다. 신작 효과가 줄어들자 2012년 주가는 8000엔대로 내려왔다. 이어 2017년 스위치 발매 이후 주가는 2022년까지 2만7000엔대에서 5만8000엔대로 두 배가량 상승했다.
○‘게임업계 디즈니’로 자리매김할까
시장에서는 닌텐도 세계관을 현실에 구현하는 닌텐도의 ‘IP 확장 전략’이 장기적으로 회사 성장을 이끌 것으로 평가한다. 특히 닌텐도의 힘은 ‘슈퍼마리오’ ‘포켓몬’ ‘젤다’ ‘동물의 숲’ 등 유명 IP에서 나온다는 분석이다. 컨설팅업체 액센츄어의 한 파트너는 “닌텐도는 게임계 디즈니”라며 “모든 연령층, 특히 가족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세상을 만들어냈다”고 언급했다.지난해 4~12월 닌텐도의 모바일 및 IP 관련 매출은 752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4% 증가했다. 준코 야마무라 씨티은행 분석가는 “게임 캐릭터가 등장하는 영화 개봉을 포함한 IP 전략은 소비자와 닌텐도 콘텐츠 간 접점을 넓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깁슨 맥쿼리 분석가도 “닌텐도는 게임 IP를 통해 ‘닌텐도 월드’와 같은 테마파크,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등 영화까지 확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일 닌텐도는 2024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의 실적 가이던스(전망치)를 높였다. 매출 1조6300억엔, 영업이익 5100억엔, 순이익 4400억엔으로 모두 직전 분기 대비 상향 조정했다. 스위치 판매 대수도 1550만 대로 전 분기 전망치보다 50만 대가량 높였다.
2024년 3분기(2023년 10~12월)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2%, 3.0% 감소했음에도 주가가 상승세를 탄 이유다. 이와 함께 엔저 효과로 환차익을 누렸다. 닌텐도는 해외 매출 비중이 약 80%에 달한다.
다만 스위치 2 출시 효과에 대한 시장 평가는 냉정하다. 미나미 무나카타 골드만삭스 분석가는 “닌텐도의 향후 5년 순이익 전망을 고려할 때 차기 게임콘솔이 닌텐도에 스위치 출시 효과와 같은 수준의 수익성을 안겨줄 가능성은 매우 작다”며 “후속작을 새로운 개념의 하드웨어로 내놓으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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