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동맹 균열' 우려에…EU "방산업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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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자력갱생' 목소리
EU 수장 "코로나에 쓰던 돈
자체 무기 개발·생산에 써야"
NATO 회의선 트럼프 성토
美 군사지원 막힌 우크라
佛·獨 등 유럽에 손 내밀 듯
EU 수장 "코로나에 쓰던 돈
자체 무기 개발·생산에 써야"
NATO 회의선 트럼프 성토
美 군사지원 막힌 우크라
佛·獨 등 유럽에 손 내밀 듯
미국 동맹국들이 안보 불안을 공개적으로 호소하고 있다. 유럽에선 “국방비 지출을 늘려 방산업의 자력갱생을 도모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팍스 아메리카나’(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평화) 원칙이 급속히 쇠퇴하는 데 따른 대응책이다. 올해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에서는 우방국에 대한 국방 지원안을 볼모로 잡은 공화당과 민주당 간 갈등이 커지는 모양새다.
이달 발표가 예정된 유럽 내 군산복합체 개발 계획에는 개별 회원국의 무기 구매계약 자금을 대고, 계약 보증을 제공하는 데 EU 예산을 투입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한 국방비 지출 증가에 대한 반대 여론을 의식한 듯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유럽 납세자들이 낸 세금은 EU 내에서 쓰여야 한다”며 “신식 탱크를 원한다면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유럽 국가들의 방위비 지출 규모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미 사상 최대로 늘어났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따르면 NATO 소속 유럽 국가들은 올해 총 3800억달러(약 506조5000억원)를 방위비로 지출할 계획이다. 10년 전(2300억달러)과 비교하면 65%가량 늘었다. 중립국 스위스도 다른 유럽 국가들처럼 국방예산을 늘려 안보 불안에 대응하기로 했다. 스위스 연방정부에 따르면 비올라 암헤르트 대통령은 내년부터 2028년까지 국방비 지출 한도를 258억스위스프랑(약 39조원)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방예산 계획을 전날 발표했다. 이전 4년(2021~2024년) 지출 한도액인 217억스위스프랑보다 19%가량 늘어난 금액이다.
16일 독일 뮌헨에서는 안보분야 세계 최대 국제회의로 꼽히는 뮌헨안보회의(MSC)가 사흘간 일정으로 개막했다. 올해는 지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등 두 개 전쟁의 해법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미국에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중국에선 왕이 외교장관이 참석한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도 뮌헨을 찾아 중동 평화에 대한 이스라엘의 비전을 설명한다. 러시아와 이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초청받지 못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독일 베를린과 프랑스 파리를 방문해 각각 안보협정을 체결하고, 17일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해 지원을 호소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 차에 접어들면서 미국과 EU의 추가 군사 지원이 계속 차질을 빚자 직접 행동에 나선 것이다. EU는 올해 3월까지 우크라이나에 포탄 100만 발을 지원하기로 했으나 실제 지원 규모는 절반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김리안/장서우 기자 knra@hankyung.com
○“유럽, 방산업에 자금 투입 늘려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유럽은 방산업에 더 많은 돈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EU 집행위는 함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러시아로부터의 공급이 중단된) 천연가스의 공동구매에 나섰던 때와 같이 유럽인들의 세금을 활용해 유럽 자체의 방산업을 키우는 전략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이달 발표가 예정된 유럽 내 군산복합체 개발 계획에는 개별 회원국의 무기 구매계약 자금을 대고, 계약 보증을 제공하는 데 EU 예산을 투입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한 국방비 지출 증가에 대한 반대 여론을 의식한 듯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유럽 납세자들이 낸 세금은 EU 내에서 쓰여야 한다”며 “신식 탱크를 원한다면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유럽 국가들의 방위비 지출 규모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미 사상 최대로 늘어났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따르면 NATO 소속 유럽 국가들은 올해 총 3800억달러(약 506조5000억원)를 방위비로 지출할 계획이다. 10년 전(2300억달러)과 비교하면 65%가량 늘었다. 중립국 스위스도 다른 유럽 국가들처럼 국방예산을 늘려 안보 불안에 대응하기로 했다. 스위스 연방정부에 따르면 비올라 암헤르트 대통령은 내년부터 2028년까지 국방비 지출 한도를 258억스위스프랑(약 39조원)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방예산 계획을 전날 발표했다. 이전 4년(2021~2024년) 지출 한도액인 217억스위스프랑보다 19%가량 늘어난 금액이다.
○트럼프 성토장 된 NATO 회의
사상 최대 규모의 군비 지출에도 유럽이 더욱 고삐를 죄는 것은 ‘트럼프의 귀환’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NATO 회의론자’이자 ‘고립주의자’로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대선 경선 과정에서 연일 “유럽 회원국의 NATO 기여도가 낮다”고 공격하고 있다. 이에 그가 재선에 성공하면 동맹국에 대한 집단방위 체제를 무력화시키거나 최악의 경우 NATO 탈퇴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NATO 국방장관회의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성토의 장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16일 독일 뮌헨에서는 안보분야 세계 최대 국제회의로 꼽히는 뮌헨안보회의(MSC)가 사흘간 일정으로 개막했다. 올해는 지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등 두 개 전쟁의 해법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미국에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중국에선 왕이 외교장관이 참석한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도 뮌헨을 찾아 중동 평화에 대한 이스라엘의 비전을 설명한다. 러시아와 이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초청받지 못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독일 베를린과 프랑스 파리를 방문해 각각 안보협정을 체결하고, 17일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해 지원을 호소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 차에 접어들면서 미국과 EU의 추가 군사 지원이 계속 차질을 빚자 직접 행동에 나선 것이다. EU는 올해 3월까지 우크라이나에 포탄 100만 발을 지원하기로 했으나 실제 지원 규모는 절반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김리안/장서우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