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스 최고경영자(CEO)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애플의 확장현실(XR) 헤드셋 비전프로 리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경쟁사 제품인 비전프로를 직접 사용한 뒤 조목조목 장단점을 분석하며 “메타 퀘스트3가 여러 면에서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14일(현지시간)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전날 인스타그램에 퀘스트3와 비전프로의 비교영상을 올렸다. 저커버그는 퀘스트3가 비전프로에 비해 △가볍고 △휴대성이 좋고 △시야각이 넓으며 △가격도 저렴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퀘스트의 무게가 비전프로보다 120g 가벼워 더 오랜시간 편하게 착용할 수 있다”며 “비전프로처럼 유선 배터리팩이 없어 몸동작도 더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비전프로는 이번에 패스스루 기술을 적용해 헤드셋을 착용한 상태에서 밖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작년 10월 출시된 퀘스트3에도 있는 기능이다. 저커버그는 “비전프로의 공간 컴퓨팅 경험을 퀘스트3에서도 즐길 수 있다”며 실제 퀘스트3로 볼 수 있는 웹브라우저 창도 보여줬다. 저커버그는 비전프로의 시선 추적 기능에 대해선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이 기능은 애플이 먼저 적용했을 뿐, 우리 역시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앞으로 메타 퀘스트에도 탑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비전프로에 대한 인플루언서와 테크 전문가들의 리뷰가 이어지고 있지만, 테크기업의 CEO가 경쟁사 제품을 직접 일일이 분석하는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비전프로가 이달 초 출시 후 우려를 딛고 흥행몰이를 이어가자 이에 대한 견제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비전프로로 인해 퀘스트3의 존재감이 묻힐 수도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저커버그는 특히 퀘스트3의 가격이 비전프로의 7분의 1 수준임에도 비전프로보다 우수한 성능을 발휘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퀘스트3의 가격은 499달러로, 비전프로(3499달러)의 7분의 1 수준이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