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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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월 소비자 물가 지수(CPI)가 계절 조정전 기준으로 연간 상승률이 3.1% 에 달한 것으로 나타나 3% 아래로 내려가기가 힘들다는 것을 보여준다. 금리 트레이더들은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도 당초 5월이 유력했으나 6월 심지어 하반기로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12월의 연간 물가 상승률 3.4%에 비하면 다소 낮아졌지만 경제학자들은 1월에 연율 2.9% 상승에 그칠 것으로 예상해왔다. 에너지 가격이 한달간 0.9%나 하락했음에도 헤드라인 물가가 3.1%를 유지했다는 것은 다른 품목의 상승세가 크게 둔화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물가도 전달보다 0.4%p 올라 연율로 3.9% 상승했다. 3.9% 상승률 자체는 전달과 동일한 수준이지만 월간 상승률이 0.4%p 오른 것은 8개월만에 가장 높다. 주거비 상승외에 자동차보험, 의료서비스도 올랐다.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 물가가 끈질기게 내려가지 않는 가장 큰 요인은 주택 거주비용이다. 주거비용은 연간으로 6%가 올랐다. 1월에도 전월보다 0.6% 상승해 전체 물가 상승 요인의 거의 3분의 2를 차지하면서 2년 연속 물가 상승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또 여행 수요가 증가하면서 항공요금 등 수송서비스 비용도 1년새 9%나 올랐고 외식 물가도 연간 5.1% 상승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연준이 주시하고 있는 서비스 부문의 물가 안정이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어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예상보다 높아진 1월 CPI 발표 이후 미국 증시 주식 선물은 하락했고 국채 수익률은 급등세로 돌아섰다. 나스닥 선물은 1.3% 넘게 하락했고 S&P선물도 5000아래로 내려갔다.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11bp 급등한 4.277%, 2년물 국채 수익률은 4.592%로 12bp 급등했다.

CME 그룹의 페드와치 도구에 따르면 이 날 1월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발표된 후 선물 시장은 연준의 첫 번째 금리 인하 시점을 6월로 연기했다. 연준이 5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하루전만 해도 50%를 넘었으나 39%로 낮아졌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