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용 돈풀기'에 빚더미 깔린 지구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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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 풀린 각국 정부 부채
포퓰리즘 정책 남발
美, 올해 국채 4조달러 발행
英·유로존도 지난해보다 증가
"재정준칙 무시한 채 국채 발행
국제 금융시장에 심각한 우려"
포퓰리즘 정책 남발
美, 올해 국채 4조달러 발행
英·유로존도 지난해보다 증가
"재정준칙 무시한 채 국채 발행
국제 금융시장에 심각한 우려"
올해 세계적으로 중앙정부의 부채비율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선거를 앞둔 주요국이 선심성 공약 이행을 위한 ‘국채 찍어내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각국의 재정적자가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치달으면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부담을 줄 전망이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이 공격적인 국채 발행을 예고하고 있어서다. 사모펀드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에 따르면 올해 미 재무부는 4조달러(약 5260조원) 규모의 국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3조달러를 찍어낸 전년 대비 30% 넘게 많은 수준이다. 신규 발행량에서 미 중앙은행(Fed)의 매입량과 기존 부채 상환액 등을 뺀 순발행액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1조6000억달러(약 2106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올해 영국 정부는 2020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국채를 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순발행액은 지난 10년 평균의 세 배가량에 달할 전망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으로 범위를 넓혀 봐도 전년 대비 18% 증가한 6400억유로(약 921조원)의 국채 순발행량이 예측된다. 경제 규모 상위 10개국의 연 발행량은 1조2000억유로(약 1727조50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추산이다. 캐나다에선 올해와 내년 국채 순발행량이 팬데믹 때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신흥시장에서도 마찬가지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신흥국의 GDP 대비 정부 부채 규모는 지난해 68.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자산운용사 야누스헨더슨의 글로벌 채권부문 책임자인 짐 시엘린스키는 “(각국 정부의) 적자는 통제 범위를 벗어났다”며 “6~12개월 사이 국제금융시장에 심각한 우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유력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 시 재임 기간에 도입한 ‘감세와 일자리 법’(TCJA)에 규정된 개인소득세 감세를 영구적으로 유지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지난해 5월 미 의회예산처(CBO)는 감세 조치가 연장되면 2033년까지 재정적자가 3조5000억달러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미 투자회사 프랭클린템플턴의 유럽 채권 담당자인 데이비드 잰은 “두 선두 주자(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는 정부 지출 규모를 계속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며, 결과적으로 이는 미국에 (재정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했다. IMF에 따르면 2022년 4%에도 못 미치던 미국의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4년간 6.5~8% 수준에서 유지될 전망이다.
재정준칙이 무시된 채 국채 발행이 남발되면 급격히 불어난 이자 부담이 주요국 경제를 짓누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IIF는 “올해 선거가 예정된 미국 인도 파키스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포퓰리즘성 ‘돈풀기’ 정책이 잇따르면서 이미 역대급인 각국 이자 부담이 한층 커질 것”이라고 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미국 공격적 국채 발행 예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현지시간) 국제금융협회(IIF) 자료를 인용해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를 제외하면 올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에 따르면 세계 정부의 부채비율은 2020년 평균 100.4%에서 2021년 96.0%, 2022년 92.4%로 낮아졌다가 지난해 반등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어 올해 또다시 100%를 넘을 가능성이 거론된다.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이 공격적인 국채 발행을 예고하고 있어서다. 사모펀드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에 따르면 올해 미 재무부는 4조달러(약 5260조원) 규모의 국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3조달러를 찍어낸 전년 대비 30% 넘게 많은 수준이다. 신규 발행량에서 미 중앙은행(Fed)의 매입량과 기존 부채 상환액 등을 뺀 순발행액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1조6000억달러(약 2106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올해 영국 정부는 2020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국채를 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순발행액은 지난 10년 평균의 세 배가량에 달할 전망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으로 범위를 넓혀 봐도 전년 대비 18% 증가한 6400억유로(약 921조원)의 국채 순발행량이 예측된다. 경제 규모 상위 10개국의 연 발행량은 1조2000억유로(약 1727조50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추산이다. 캐나다에선 올해와 내년 국채 순발행량이 팬데믹 때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신흥시장에서도 마찬가지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신흥국의 GDP 대비 정부 부채 규모는 지난해 68.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자산운용사 야누스헨더슨의 글로벌 채권부문 책임자인 짐 시엘린스키는 “(각국 정부의) 적자는 통제 범위를 벗어났다”며 “6~12개월 사이 국제금융시장에 심각한 우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선거 앞둔 국가들, 포퓰리즘 ‘남발’
주요국의 나랏빚이 역사적인 속도로 늘고 있는 건 정치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오는 11월 5일 대선을 앞둔 미국에선 정파를 막론하고 재정 지출을 늘리는 포퓰리즘(대중인기 영합주의)성 공약이 남발되는 분위기다.공화당 유력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 시 재임 기간에 도입한 ‘감세와 일자리 법’(TCJA)에 규정된 개인소득세 감세를 영구적으로 유지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지난해 5월 미 의회예산처(CBO)는 감세 조치가 연장되면 2033년까지 재정적자가 3조5000억달러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미 투자회사 프랭클린템플턴의 유럽 채권 담당자인 데이비드 잰은 “두 선두 주자(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는 정부 지출 규모를 계속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며, 결과적으로 이는 미국에 (재정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했다. IMF에 따르면 2022년 4%에도 못 미치던 미국의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4년간 6.5~8% 수준에서 유지될 전망이다.
재정준칙이 무시된 채 국채 발행이 남발되면 급격히 불어난 이자 부담이 주요국 경제를 짓누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IIF는 “올해 선거가 예정된 미국 인도 파키스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포퓰리즘성 ‘돈풀기’ 정책이 잇따르면서 이미 역대급인 각국 이자 부담이 한층 커질 것”이라고 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