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확산할 당시 미국에서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을 통해 상장한 기업들이 실적 악화 등으로 줄줄이 파산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스팩 상장으로 미국 증시에 입성한 기업 가운데 21곳이 올해 파산 절차를 밟은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공유오피스 1위 업체 위워크, 공유스쿠터 업체 버드글로벌, 미국 전기버스 1위 업체 프로테라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상장폐지됐거나 파산 절차로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주식 고점 기준으로 이들 21곳의 시가총액은 총 460억달러(약 59조3032억원)에 달한다.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스팩 상장 기업도 다수다. 2021년 7월 스팩 상장한 미국 전기차 업체 루시드는 올 들어 주가가 29.9% 하락했다. 한때 900억달러를 웃돌던 시가총액은 98억9000만달러로 쪼그라들었다. 경쟁사인 테슬라, 리비안 등에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블룸버그는 “최근 재무구조가 악화하면서 자금 조달책을 마련하고 있는 스팩 상장사가 140개에 달한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