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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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가 자국 통화 페소 가치를 반토막내는 등 경제 정상화 조치를 내놓자 월스트리트가 화답했다. 대형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 등에 이어 골드만삭스가 아르헨티나 국채를 추천했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골드만삭스가 내년까지 장기 투자하는 신흥시장 부실 채권 바스켓에 아르헨티나 국채를 넣었다고 밝혔다. 앞서 BoA와 씨티그룹, 바클레이즈 등도 아르헨티나 국채를 추천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달러당 37센트인 아르헨티나 채권이 현재 수준보다 5~10% 높은 45센트까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신임 대통령이 단행하는 경제 개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난 12일 아르헨티나 정부는 재정 적자 해결을 위한 ‘경제 비상 조처 패키지’를 발표했다. 정부지출 대폭 삭감과 에너지 보조금 폐지 등이 포함됐으며 골자는 페소 가치 조정이었다. 정부는 현재 중앙은행 기준 달러 대비 약 400페소인 환율을 달러 대비 800페소로 대폭 조정했다.

‘블루 달러’로 불리는 비공식 환율은 현재 달러당 1041페소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페소 가치를 내려잡은 후 비공식 환율은 달러당 1115페소대를 기록했으나 이후 떨어졌다. 블룸버그는 “밀레이 대통령의 당선 직후 공식 환율과 비공식 환율 간 격차가 65%에 육박했으나 현재 23%까지 좁혀진 상황”이라며 “이 격차를 없애는 것은 경제를 정상화하는 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카막샤 트리베디와 네이선 파비우스 등 골드만삭스 전략가들은 “(아르헨티나는) 다른 어느 곳보다 정책 개혁의 실행 위험이 높다”면서도 “새 정부의 초기 조치가 건설적이며 이에 대한 시장의 보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은행 등 시장 참여자들이 기피했던 단기 어음 수요도 높아졌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통해 아르헨티나 현지 시장에서 중앙은행이 발행했던 어음 100% 롤오버(만기 연장)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난 한 달간 정부 측의 설득에도 움직이지 않던 시중은행들이 정부가 시장을 풀어주자 움직였다는 해석이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