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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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미국인들의 자산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그중 가장 많은 부를 얻은 인종은 아시아계와 백인으로 조사됐다.

4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9~2021년 사이 미국 가구 중위 순자산이 30% 증가한 16만6900달러(약 2억1900만원)로 집계됐다고 퓨리서치센터의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인종 별로는 백인과 아시아계 가구의 순자산이 이기간 가장 많이 증가했다. 아시아계 가구의 순자산은 43% 증가한 32만900달러로 집계됐다. 백인 가구의 순자산은 25만400달러로 같은 기간 23% 늘었다.

히스패닉계 가구의 순자산은 4만8700달러, 흑인 가구의 순자산은 2만7100달러로 비교적 낮았다. 흑인 4가구 중 1가구와 히스패닉 7가구 중 1가구는 2021년 말에 자산이 제로(0)였지만 부채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저소득 가정을 보면 인종별 격차는 더욱 드러난다. 저소득 백인 가구의 자산은 저소득 흑인 가구의 21배에 달했다.

저소득층 흑인 가구의 부채 중앙값은 2021년 말까지 1만100달러에서 4000달러로 줄었다. 저소득 히스패닉 가구의 순자산 중앙값은 부채 1100달러에서 0달러로 줄었다. 반면 저소득 백인 가구와 아시아계 가구는 부채 없이 각각 4700달러와 8900달러의 순자산을 보유했다.

연간 17만1600달러 이상을 버는 소득 최상위 가구의 순자산 중앙값은 아시안 가구가 110만달러, 백인 가구가 92만3300달러였다. 고소득 흑인 가구와 히스패닉 가구의 순자산은 각각 28만5000달러와 35만달러였다.

미국 가정에서 가장 큰 자산은 주택이었다. 미국인 62%는 2021년 자가 소유 주택에 거주하고 있었다. 주택 소유율은 백인 가구가 가장 높았고 그다음 아시아계, 히스패닉계, 흑인 가구가 그 뒤를 이었다. 아시아계 가구는 투자 및 은퇴 계좌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팬데믹 기간 미국인들의 순자산이 늘어난 건 집값이 급등한데다 외출이 어려워지면서 지출이 줄고 저축이 늘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금융자문 회사인 베터먼트의 닉 홀먼 재무 담당 이사는 "팬데믹 기간 얻은 부를 유지할 수 있었던 사람들은 팬데믹이 시작되기 전에 이미 좋은 재정 습관을 갖고 있었으며 팬데믹 중에 그러한 습관을 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인들의 순자산이 큰 폭으로 늘어나는 추세는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를 공동 집필한 퓨리서치센터의 라케시 코차르 선임 연구원은 "정부 부양책 종료와 높은 인플레이션이 미국인의 순자산을 깎아내렸을 수 있다"며 "경기 부양책 지급이 중단된 2022년 세후 소득은 약 9% 감소했고,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도 20년 만에 가장 높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추세를 보면 가계 자산 증가 속도가 2022년에는 지속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