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가격 급락…전기차 배터리팩 2018년 이후 최대 낙폭 [원자재 포커스]
블룸버그NEF “리튬 이온 배터리팩 가격 올해 14% 하락… 2018년 이후 최대 낙폭”
리튬 가격 최근 1년간 80% 가까이 급락한 게 원인
전기자동차용 리튬 배터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기자동차용 리튬 배터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기자동차 등에 쓰이는 리튬 이온 배터리팩의 평균 가격이 올해 들어 14%가량 떨어졌다. 에너지 시장 리서치회사인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2018년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이유는 주요 재료인 리튬 가격이 급락한 데 있다.

블룸버그NEF는 27일 리튬 이온 배터리에 대한 연례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리튬 이온 배터리팩의 평균 가격은 킬로와트시(kWh)당 139달러로, 작년 초 가격(kWh당 161달러)보다 14% 하락했다. 이는 2018년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리튬 이온 배터리팩 가격 동향>
자료: 블룸버그, 블룸버그NEF
<리튬 이온 배터리팩 가격 동향> 자료: 블룸버그, 블룸버그NEF
리튬 이온 배터리팩 가격은 계속 하락해 왔다. 과거에는 기술 혁신 등의 결과였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리튬 가격 하락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전기차 판매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리튬 이온 배터리의 수요 역시 줄어든 것도 주요 원인이다.

블룸버그NEF는 리튬 이온 배터리팩 가격이 앞으로도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가격 전망치는 kWh당 133달러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2027년에는 kWh당 100달러 밑으로 밀릴 가능성도 크다고 블룸버그NEF는 예상했다.

kWh당 100달러는 전기차 산업에서 중요한 변곡점으로 꼽힌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배터리팩 가격이 kWh당 100달러가 되면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와 가격 패리티(price parity)를 이룰 수 있다고 봐 왔다.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이 강해지는 계기라는 뜻이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NEF는 현실적으로는 가격 패리티가 차종이나 지역에 따라 제각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인건비 등 생산비용이 높은 미국 등지에서는 배터리팩 가격의 낙폭이 중국보다 작을 수 있다.

시장에서는 리튬 가격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의 탄산리튬 가격은 최근 1년간 78% 떨어졌다. 블룸버그NEF는 내년엔 리튬 공급이 더 늘어나면서 가격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