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원유 시장은 튼튼" 자신감에 유가 3일 연속 상승[오늘의 유가]
OPEC 올해 석유 수요 상향조정
"유가 하락은 투기꾼들 탓" 비판
미국은 러시아 원유수출 제재 단속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올해 석유 수요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유가가 소폭 상승했다.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79% 상승한 배럴 당 78.5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2월물은 전날보다 1.60% 오른 82.73달러에 거래됐다. 두 유종 가격 모두 3거래일 연속 올랐다.
OPEC "원유 시장은 튼튼" 자신감에 유가 3일 연속 상승[오늘의 유가]
이날 OPEC이 발표한 석유 시장 월간 보고서가 유가 상승을 견인했다. OPEC은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석유 수요를 246만 배럴로 이전 전망치보다 2만 배럴 상향 조정했다. 내년 전망치는 지난달과 변함 없이 225만 배럴로 내다봤다.

OPEC은 중국의 강력한 수입, 경제 성장에 대한 사소한 하방 위험, 견고한 실물 석유시장 등을 언급하며 "과장된 부정적인 정서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건전하다"고 평가했다. 올해 중국 원유 수입은 연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유가 하락에 대해서는 "몇 주 동안 주로 금융시장 투기꾼들이 주도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는 오는 26일 OPEC+ 회의를 앞두고 발표되는 마지막 자료다.
OPEC "원유 시장은 튼튼" 자신감에 유가 3일 연속 상승[오늘의 유가]
미국 정부가 석유 수출 제재의 고삐를 조인 것도 유가 상승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서방의 러시아 석유 수출 제재를 위반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 100척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는 통지를 30개국 선박관리사에 보냈다. 한 소식통은 "러시아 석유 수출을 제한하기 위해 (배럴 당 60달러의) 가격 상한선을 부과한 이후 미국이 취한 가장 큰 조치"라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 이란 등 제재대상국들이 늘린 원유 수출이 최근 유가 하락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리스타드에너지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달 원유를 매일 약 40만배럴 수출하며 목표치를 초과했다. 선박추적 사이트에서는 중국 북동부 정유업체에 이란산 원유를 공급하는 선박이 늘어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압류된 러시아 국적 유조선 페가스호가 지난 4월 그리스 에비아 섬 카리스토스 해안에 정박해있다. 로이터
압류된 러시아 국적 유조선 페가스호가 지난 4월 그리스 에비아 섬 카리스토스 해안에 정박해있다. 로이터
미국 중앙은행(Fed)이 1년 내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유가에 호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Fed가 내년 6월과 12월에 각각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의 보고서를 인용하며 "Fed의 다음 행보에 대한 기대감이 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