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유망 스타트업과 일본의 대기업 계열 벤처캐피털(VC)을 직접 연결하는 플랫폼이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12일 롯데그룹 계열 VC인 롯데벤처스는 ‘2023년 L-캠프 재팬 1기’를 도쿄 시부야에서 13일까지 사흘간 연다고 밝혔다. L-캠프 재팬은 롯데벤처스가 일본 진출을 노리는 한국의 유망 스타트업과 현지 VC를 연결하기 위해 올해 처음 만든 플랫폼이다. L-캠프 재팬이 기대를 모으는 건 한·일 양국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한 롯데그룹이 꾸린 플랫폼이어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행사의 세부 사항을 직접 챙길 정도로 스타트업 지원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참가 스타트업 공모에는 선발 규모의 열 배에 달하는 110여 곳이 지원했다. 앞서 이달 심사에는 다케아키 고쿠부 일본롯데벤처스 대표와 인큐베이터 펀드, 팍샤캐피털 등 일본 주요 VC의 대표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일본에서도 충분히 통할 만한 스타트업’을 선별하기 위해서다. 최종적으로 실내외 자율주행 배달 로봇을 개발하는 뉴빌리티 등 11곳의 스타트업이 선발됐다.

이 기업들이 일본 진출을 희망하는 이유는 시장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기반 사이버 보안 데이터 기술을 개발하는 S2W의 서상덕 대표는 “일본의 보안 시장 규모는 한국의 3배인 데다 연평균 22%의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L-캠프 재팬은 11개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일본의 기업 계열 벤처캐피털(CVC)과 얼굴을 맞대고 투자설명회를 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소프트뱅크, NTT도코모 등 일본 대기업 및 CVC 관계자 172명이 참여했다.

전영민 롯데벤처스 대표는 “L-캠프 재팬을 통해 다수의 투자가 성사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