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S&P500지수가 올 들어 13일(현지시간)까지 16% 이상 오르면서 과열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주가가 고평가된 종목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현재 주가가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한 목표주가에 근접했거나, 이미 넘어선 주식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 등의 현재 주가는 이미 목표주가 평균을 웃돌고 있다.

○“현재 주가와 목표주가 차이 주목해야”

"인텔 너무 올랐다"…고평가 된 美주식 '톱10'
이날 미국 CNBC는 “미국 주식시장이 과열됐다고 우려하는 투자자들은 고평가 상태에 진입한 종목이 무엇인지 주시하고 있다”며 요즘 월가에서 ‘비싼 주식’으로 꼽히는 S&P500 종목 10개를 추려 소개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의 집계 기준으로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한 투자의견 가운데 ‘매수’ 비중이 50%가 되지 않으면서, 현재 주가가 평균 목표주가(12개월)에 도달했거나 이미 넘어선 종목을 기준으로 했다. 이들 종목의 주가수익비율(PER)은 과거 5년 평균치를 크게 웃돌고 있다.

이 명단에는 골판지 제조업체인 패키징코퍼레이션오브아메리카(티커 PKG), 데이터센터 리츠(REITs)인 디지털리얼티트러스트(DLR), 보험사인 프로그레시브(PGR), 컴퓨터 통신 장비업체 IBM, 정유회사인 라이온델바젤인더스트리(LYB), 화물운송 업체 올드도미니언프라이트라인(ODFL), 중고차 플랫폼 카맥스(KMX), 제지업체 인터내셔널페이퍼컴퍼니(IP), 반도체 기업 인텔(INTC), 데이터 저장장치 업체 시게이트테크놀로지홀딩스(STX) 등이 포함됐다.

○월가 “인텔 주가 충분히 올랐다”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의 최강자인 인텔의 경우 애널리스트 투자의견 가운데 매수 비중이 18.2%에 그쳤다. 이날 인텔 주가는 전날보다 0.39% 하락한 38.71달러로 마감했다. 연초 대비 상승률은 46% 이상이다. 인텔 주가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7일까지 9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2020년 12월 4일 이후 최장기 상승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인텔은 올해 2분기 실적이 개선된 데다 미·중 경쟁의 수혜주로 지목되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탔다. 전문가들은 미·중 긴장이 고조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에 문제가 생기면 인텔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보고 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웃돌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인텔의 평균 목표주가는 현재 주가보다 5% 더 낮다. 전문가들은 인텔 주가가 이미 충분히 올랐다고 본다는 얘기다. 인텔은 다우지수에 편입된 종목 가운데 기술적으로 가장 고평가된 주식 중 하나로 꼽힌다. CNBC는 “이제 인텔 주가 상승세가 한숨 돌릴 때가 됐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하드디스크 등 저장장치를 생산하는 시게이트테크놀로지홀딩스도 이 명단에 올랐다. 개인용 컴퓨터(PC)와 스마트폰 수요가 둔화하는 가운데 이 회사의 주가는 이달 들어 10% 넘게 하락했다. 그러나 연초 대비로는 20% 높은 수준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시게이트를 분석하는 애널리스트 가운데 29.2%만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했다. 바클레이스는 이달 초 시게이트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동일 비중’으로 하향 조정했다.

인터내셔널페이퍼컴퍼니도 고평가된 주식으로 꼽힌다. 애널리스트 가운데 18.2%만 ‘매수’ 의견을 냈다. 목표주가는 현재 주가보다 2.7% 낮다. 이 종목의 PER은 5년 평균치보다 44%의 프리미엄이 붙었다고 CNBC는 전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