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경제 둔화에도 韓 등 인접국 증시 호조…장기화 땐 악영향"
중국 경제의 둔화가 지금까지는 한국 등 인접 아시아 시장에 호재로 작용했으나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결국 아시아 시장에 악영향이 될 수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일본의 토픽스지수가 24% 상승하고 대만 자취안지수와 한국의 코스피는 각각 18%와 15% 올랐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중국 지수가 6%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일본에서는 자사주 매입과 배당이 증가한 데다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지지 발언을 해준 것이 상승세를 부추겼다.

대만과 한국 증시는 반도체 업황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다.

또 중국 증시를 이탈한 외국인 자금이 일본과 한국 등으로 옮겨 온 것도 상승세의 한 요인이었으며, 일부 다국적 기업이 공급망 다각화를 위해 중국에서 다른 아시아 국가로 생산시설을 이전하는 것도 호재가 됐다.

골드만삭스는 그러나 최근 중국과 인근 아시아 시장 간의 상관관계가 높아져서 결국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 태평양지역 국가들의 최대 무역 파트너인 만큼 중국의 수요 약화가 인접 국가로 확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에 대한 수출이 전체의 20%를 차지하는 한국의 경우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대(對)중국 수출이 지난해 동기에 비해 25%나 감소했다.

이와 함께 부동산 부문을 중심으로 한 중국의 투자감소는 원자재 가격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은 자동차와 인프라 수요가 부동산 건설 부문의 충격을 흡수하면서 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투자가 지속해서 약세를 보이면 호주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원자재 수출국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경기에 대한 소비자 신뢰 약화는 중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들에도 타격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국 관광객의 수는 일본과 태국 등 많은 국가에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과 비교해 크게 감소했다.

결국 중국이 아시아지역의 경제 대국인 만큼 중국의 고통이 이웃국들에 이익이 될 가능성은 낮다고 WSJ은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