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6일 연속 상승…'잭슨홀 회의' 전환점 되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미국 주식 : 다우 -0.84%, S&P500 -0.77%, 나스닥 -1.17%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4.284%(2.6bp), 2년물 4.936%(-4.4bp)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많은 채무자에게 더 큰 부담을 안겨주고 있으며, 월스트리트에서는 주식과 채권 및 주택 시장에 미칠 잠재적 낙진에 대한 걱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0년물 수익률이 미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보다 여전히 훨씬 낮은 상황이어서 일부 전문가들은 금리가 계속 오를 여지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금리가 하락할 것이란 예측을 바탕으로 베팅한 투자자들은 그런 베팅을 되돌리도록 강요당할 수 있어서(investors are forced to unwind wagers) 예상치 못한 혼란이 나타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미 동부시간) '채권 금리가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차입비용 상승을 압박하고 있다'(Bond Yield Hits Highest Since 2008, Adding Pressure to Borrowing Costs)라는 기사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뉴욕 채권 시장에서 금리는 아침부터 뛰었습니다. 10년물 금리는 일찌감치 연 4.31%를 넘었습니다. 그리고 30년물 수익률은 4.42%까지 치솟았고요.
어제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매파적이던 여파가 큽니다. 회의록에는 비둘기파적 내용과 매파적 내용이 함께 있긴 했지만,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한 것은 "대부분 참가자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장기 목표를 훨씬 상회하고 노동시장이 빡빡한 상황에서 상당한(Significant)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을 계속해서 확인했으며 이는 통화 정책의 추가 긴축을 필요로 할 수 있다"라는 문구였습니다.
Fed 부의장이었던 리처드 클라리다 핌코 고문은 어제 회의록 공개 직후 "나는 올해 Fed의 파이프라인에 한 번의 추가 금리 인상이 있다는 방향으로 기울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도이치뱅크의 짐 리드 전략가는 "시장은 Fed의 또 다른 금리 인상 전망을 점점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금리가 한동안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에 적응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오늘 발표된 경제 데이터도 금리 상승세를 뒷받침했습니다.
▶지난 12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전주보다 1만1000건 줄어든 23만900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월가 추정치 24만 건을 밑도는 것입니다. 직전 주 수치는 24만8000건에서 25만 건으로 수정됐습니다. 오하이오주에서 전체의 10%가 넘는 2만3887건이 청구됐는데, 오하이오주는 최근 지속해서 대량 사기 청구가 적발되고 있는 곳입니다. 일주일 이상 연속으로 청구한 계속 청구 건수는 전주보다 3만2000건 증가한 171만600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많이 늘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5월 수준인 180만 건보다 적습니다.
▶밤새 일본 재무성이 실시한 20년 만기 국채 입찰에서는 수요가 저조해 일본 국채 금리가 상승했습니다. 응찰률은 2.80배로 작년 9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지요. 일본의 금리가 오르면 미 국채 시장의 '큰손'인 일본 투자자들이 미 국채에서 일본 국채로 이동할 인센티브를 얻게 됩니다.
월가 관계자는 "서머스는 중요한 순간에 중대한 발언을 해온 사람인데, 어제의 인터뷰는 시장 심리에 매우 중요했다. 서머스는 향후 10년간 장기 평균으로 10년물 금리가 4.75%에 갈 수 있다고 했는데 그 말은 아래위로 1%포인트 정도는 더 움직일 수 있다는 뜻이다. 즉 10년물 금리가 5%도 넘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월가에는 장기 금리가 4.3~4.4% 수준이라면 매력적이란 분석이 많습니다. JP모건 자산운용은 "개선된 성장 전망과 Fed의 '오랫동안 높은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자세가 금리 상승에 이바지했다. △국채 공급 증가 △외국인 투자자의 잠재적 수요 약화 △밸류에이션이 금리에 추가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위험은 수익률 하락에 치우쳐 있다고 본다. 금리는 현 수준에서 안정될 가능성이 크며, 냉각되는 인플레이션 및 경제 성장으로 인해 수익률은 낮아질 것이다. 현재 금리를 고려할 때 투자자들은 4% 이상의 수익률로 듀레이션을 늘리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투자자들은 실제 그렇게 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8월 9일까지 지난 한 주 동안 채권 펀드에 69억 달러가 유입되는 등 올해 미국 국채로 유입된 자금이 1270억 달러에 달하는데 이를 연율로 환산하면 2060억 달러로 신기록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미 재무부가 지난 15일 발표한 6월 미 국채 데이터를 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3~6월 모두 2893억 달러 규모의 미 국채를 순매수했습니다. 금리가 높아졌기 때문이겠지요. 문제는 이렇게 채권 수요가 많았는데도, 계속해서 금리가 올랐다는 겁니다. 월가 관계자는 "최근 10년물 금리가 4%가 넘자 뮤추얼펀드에서 채권을 많이 매입했다. 그런데도 계속 금리가 올라 오늘 4.3%를 넘어서면서 이들은 단기에 큰 손실을 보았다. 이렇게 되면 더는 이들 펀드로 자금이 들어오지 않거나 순유출될 수 있고, 이에 따라 이들이 손절매한다면 채권 금리는 더 오를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월가는 이제 오는 24~26일 열리는 잭슨홀 회의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회의 주제는 '글로벌 경제에서의 구조적 변화'입니다. 저금리, 저물가에서 고금리, 고물가 시대로의 변화를 말하는 것일까요?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은 흔들리는 국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야데니 리서치는 "우리는 파월 의장이 다음주 말 잭슨홀 연설에서 채권 시장을 진정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계속 완화되면 내년에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말함으로써 그렇게 할 수 있다. 그것은 또한 정부의 순이자 비용과 함께 팽창하고 있는 재정 적자에 대한 압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이것은 우리의 희망 사항일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역사적으로 금리는 잭슨홀 회의를 앞두고 올랐고, 잭슨홀 회의가 지나면 보합세를 유지한 뒤 9월로 들어가면서 추가 상승했다고 밝혔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잭슨홀 회의가 다음주로 다가왔다. Fed는 인플레이션 목표 2%를 다시 강조할 것이며, 인플레이션을 목표로 낮추려면 여전히 할 일이 남았다고 밝힐 것이다. 이는 매파적으로 들릴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미국 동부 시간으로 25일 아침 10시 5분에 연설을 하는 것으로 확정되었습니다.
이렇게 금리가 오르면 경제 곳곳을 압박하게 될 것입니다. 이번 주 모기지 금리는 2002년 이후 최고인 7.09%까지 올랐습니다. 이는 반등하던 주택 시장에 다시 하향 압력을 넣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소비도 영향을 받게 될 것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