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성장세가 주춤해지면서 기업들의 수익성에 비상이 걸렸다. 최강자인 넷플릭스를 제외한 나머지는 확실한 성과를 내지 못하며 손실 규모만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통적인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2020년 초 이후 스트리밍 사업에서 200억달러(약 26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봤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OTT 콘텐츠 제작과 서비스 시행에 초기 투자금이 많이 들어가는 데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구독자 확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최근 각 기업이 발표한 실적을 보면 넷플릭스를 제외한 나머지 OTT는 안정적인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WSJ는 “넷플릭스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은 ‘OTT가 좋은 사업일까?’란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파라마운트플러스 등 OTT의 외형 자체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닐슨 집계에 따르면 올해 5월 미국 내 TV 시청자 중 36.4%가 OTT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했다. 케이블TV 이용자는 31.1%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 경쟁이 치열해지고 광고 시장이 위축되면서, OTT 사업자들에게는 수익성 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OTT 선택지가 늘어나면서 구독 해지 증가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도 맞았다.

이런 상황은 미국 증시에서 주가로 드러났다. WSJ에 따르면 파라마운트글로벌, 컴캐스트, 월트디즈니, 넷플릭스 등 OTT 사업자의 시가총액 총합은 2020년 말 이후 2800억달러(약 364조원) 줄었다. 그나마 넷플릭스가 선방하고 있어 이 정도다. 넷플릭스 주가는 저점 대비 두 배 이상 올랐고, 올해 들어 상승률은 51% 이상이다. 넷플릭스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추진 중인 ‘계정 공유 금지’가 미국에서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이날 넷플릭스 주가는 전날보다 1.12% 오른 446.37달러에 마감했다. 넷플릭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13개월 동안 ‘매도’로 유지했던 에릭 셰리단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가 이날 ‘중립’으로 변경하고, 목표주가를 230달러에서 400달러로 74% 높였기 때문이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