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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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의 기본 검색 엔진을 구글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으로 교체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 보도했다.

WSJ는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기본 설정된 검색 엔진을 바꾸는 방안에 대한 내부 검토를 중단했다”고 전했다. 구글과 MS, 삼성전자 측은 관련 내용을 공식적으로 확인하진 않았다. 지난 4월 16일 관련 내용이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의해 알려지면서 구글 주도의 글로벌 검색 시장 생태계가 뒤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부 내에선 오래전부터 구글 소프트웨어에 대한 의존도가 과도하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삼성전자의 거의 모든 스마트폰 제품에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탑재돼 있으며, 구글은 폴더블 폰에 특화한 앱을 만들어 제공하기도 했다. 더불어 갤럭시 사용자들이 자체 브라우저인 ‘삼성 인터넷’보다 크롬 등 다른 브라우저를 사용하는 비율이 월등히 높게 나타난 점도 검색 엔진 교체를 고려한 배경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구글과의 파트너십을 고려해 관련 논의를 접었다. 소식통들은 WSJ에 “구글과의 광범위한 비즈니스 관계뿐 아니라 업계 전체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따져본 결과 이 문제를 더 이상 논의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들은 “빙이 향후 언젠가 갤럭시의 기본 검색 엔진이 될 가능성이 영구적으로 닫힌 건 아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MS와도 구글 못지않게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갤럭시 시리즈에 MS의 윈도 소프트웨어를 기본으로 장착해 스마트폰과 PC 간 신속한 동기화를 가능하게 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영위하는 MS는 세계 1위 메모리반도체 제조사인 삼성전자의 주 고객이기도 하다.

구글은 세계 검색시장의 93%를 장악하고 있다. 빙의 점유율은 약 3%에 불과하다. 2020년 미국 법무부는 구글이 시장 독점을 위해 애플에 매년 80억~120억달러(약 11조~16조원)를 건네고 있다고 주장하며 구글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