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 실업' 현실로…IBM "AI가 단순 사무직 7800명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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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화하는 AI 대량실업 사태
IBM, 고용확인서 발급 등 '단순사무' AI 대체
"AI 솔루션 써 보니 700명 할 일 50명이 가능"
세계경제포럼 "AI 등으로 일자리 23% 바뀌어"
머신러닝 전문가 뜨고 은행 출납원 없어져
골드만삭스 "생성형 AI가 정규직 3억개 영향"
'AI' 대부 제프리 힌턴 교수도 대량실업 경고
"힘들고 단조로운 일, 그 이상 앗아갈 수도"
IBM, 고용확인서 발급 등 '단순사무' AI 대체
"AI 솔루션 써 보니 700명 할 일 50명이 가능"
세계경제포럼 "AI 등으로 일자리 23% 바뀌어"
머신러닝 전문가 뜨고 은행 출납원 없어져
골드만삭스 "생성형 AI가 정규직 3억개 영향"
'AI' 대부 제프리 힌턴 교수도 대량실업 경고
"힘들고 단조로운 일, 그 이상 앗아갈 수도"
AI(인공지능)로 인한 대량 실업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미국의 컴퓨터 제조업체 IBM이 업무지원 인력 30%를 AI로 대체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신호탄을 쐈다.
일각에서는 전세계 일자리 3억개가 챗GPT 등 생성형 일자리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AI 대부'라고 불리는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는 기술 개발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크리슈나 CEO는 고용 확인서와 부서 간 직원 이동 등 일상적인 업무는 완전히 자동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다만 인력 구성 및 생산성 평가와 같은 일부 인력개발 업무는 향후 10년 간 AI로 대체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IBM이 지난 1월 발표한 감원 계획의 일부다. IBM은 당시 전체 인력의 1.4%에 해당하는 3900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대체 인력은 뽑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크리슈나 CEO는 앞서 언론 기고를 통해 'AI를 통한 인력 대체'를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20일 포춘에 기고한 글에서 "오늘날 대부분 사람들이 반복적이라고 생각하는 업무를 돕기 위한 인공지능 솔루션이 기업에 배포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직원들은 더 가치있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IBM에서 이 기술을 시범 운영한 결과 700명의 전문가가 비교적 수작업으로 수행하던 인력개발 관련 업무를 50명 미만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발간한 '2023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일자리 6900만개가 증가하고 8300만개가 감소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를 통해 순감하는 일자리 1400만개는 전세계 일자리의 약 2% 정도다. 보고서는 총 1130만명을 고용하는 27개국 803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기반해 작성됐다.
직업별로는 인공지능(AI) 전문가가 늘고 단순 사무직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없어질 직업은 △비서 △은행 출납 직원 △우편 배달부 △티켓 판매원 등이 거론됐고 늘어날 직업으로는 △AI·머신러닝 전문가 △정보보안 분석가 △재생에너지 엔지니어 등이 꼽혔다. WEF는 "인공지능이 노동시장에 상당한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빅데이터 분석과 관리기술, 사이버 보안이 고용 성장의 큰 동력이 돼 향후 5년 동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기술 개발로 인한 일자리 증가 가능성도 시사했다.
골드만삭스도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전세계적으로 3억개에 달하는 정규직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골드만삭스는 "건설, 수리 같은 육체노동에 비해 사무·행정직 근로자들이 (AI에)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과 유럽에선 전체 직업의 3분의 2 정도는 AI 자동화에 노출돼 있다"고 분석했다.
힌턴 교수는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AI 기술이 머지않아 고용 시장을 뒤흔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AI는 힘들고 단조로운 일을 없애줄 수 있다"라며 "그보다 더한 것을 앗아갈 수 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외에도 거짓 사진과 동영상, 텍스트로 인한 '탈진실' 현상, 킬러 로봇 등을 AI의 부작용으로 꼽았다. 힌턴 교수는 AI의 개발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로봇이 실제로 사람보다 더 똑똑해질 수 있었다고 믿은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다. 나도 그랬다"라며 "30년에서 50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더이상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힌턴 교수는 지난해 구글과 오픈AI가 개발한 인공지능이 이전보다 많은 데이터를 학습하는 걸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면에서는 AI가 인간의 뇌보다 훨씬 더 나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힌턴 교수는 구글이 인류에 해로운 기술은 공개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적절한 관리자' 역할을 지난해까지 해왔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질서는 마이크로소프트 등 AI 후발주자 등이 뛰어들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힌턴 교수는 "기술 거인들이 멈출 수 없는 경쟁에 갇혀버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AI를 제어할 수 있을지 파악하기 전까지 개발을 더욱 확장시켜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힌턴 교수는 1972년 에든버러대학교 대학원생 시절부터 신경망을 연구해왔다. 1980년 카네기멜론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나 국방부로부터 연구비를 받기 꺼리며 토론토대학교로 적을 옮겼다. 2012년 대학원생 일리야 수츠케버와 알렉스 크리셰프스키와 인공신경망 기술을 개발했고, 이후 설립한 DNN리서치 주식회사가 2013년 구글에 인수됐다. 힌턴 교수는 구글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2018년 컴퓨터공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튜링 상'을 받았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일각에서는 전세계 일자리 3억개가 챗GPT 등 생성형 일자리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AI 대부'라고 불리는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는 기술 개발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IBM "700명이 하던 업무, 50명으로 줄여"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는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5년 간 업무지원 부서에서 종사하는 직원 2만6000명 중 30%가 AI와 자동화로 대체될 것으로 쉽게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IBM은 인공지능으로 대체 가능한 직무는 향후 몇년 간 채용을 중단할 계획이다.크리슈나 CEO는 고용 확인서와 부서 간 직원 이동 등 일상적인 업무는 완전히 자동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다만 인력 구성 및 생산성 평가와 같은 일부 인력개발 업무는 향후 10년 간 AI로 대체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IBM이 지난 1월 발표한 감원 계획의 일부다. IBM은 당시 전체 인력의 1.4%에 해당하는 3900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대체 인력은 뽑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크리슈나 CEO는 앞서 언론 기고를 통해 'AI를 통한 인력 대체'를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20일 포춘에 기고한 글에서 "오늘날 대부분 사람들이 반복적이라고 생각하는 업무를 돕기 위한 인공지능 솔루션이 기업에 배포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직원들은 더 가치있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IBM에서 이 기술을 시범 운영한 결과 700명의 전문가가 비교적 수작업으로 수행하던 인력개발 관련 업무를 50명 미만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인공지능, 노동시장에 큰 혼란 줄 것 "
AI 등의 영향으로 2027년까지 지금의 일자리의 23%가 없어지거나 새로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세계경제포럼(WEF)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발간한 '2023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일자리 6900만개가 증가하고 8300만개가 감소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를 통해 순감하는 일자리 1400만개는 전세계 일자리의 약 2% 정도다. 보고서는 총 1130만명을 고용하는 27개국 803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기반해 작성됐다.
직업별로는 인공지능(AI) 전문가가 늘고 단순 사무직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없어질 직업은 △비서 △은행 출납 직원 △우편 배달부 △티켓 판매원 등이 거론됐고 늘어날 직업으로는 △AI·머신러닝 전문가 △정보보안 분석가 △재생에너지 엔지니어 등이 꼽혔다. WEF는 "인공지능이 노동시장에 상당한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빅데이터 분석과 관리기술, 사이버 보안이 고용 성장의 큰 동력이 돼 향후 5년 동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기술 개발로 인한 일자리 증가 가능성도 시사했다.
골드만삭스도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전세계적으로 3억개에 달하는 정규직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골드만삭스는 "건설, 수리 같은 육체노동에 비해 사무·행정직 근로자들이 (AI에)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과 유럽에선 전체 직업의 3분의 2 정도는 AI 자동화에 노출돼 있다"고 분석했다.
'AI 대부' 구글에 사표 "후회스럽다"
과열된 AI 기술 경쟁에 경종을 울리는 목소리도 나왔다. 일평생을 AI 기술 연구에 몸담은 제프리 힌턴 교수(75)가 구글에 사직서를 낸 것이다. 그는 AI로 인한 부정확한 오류의 범람, 일자리 상실 등의 위험을 언급하며 "일생을 후회하고 있다"고 했다.힌턴 교수는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AI 기술이 머지않아 고용 시장을 뒤흔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AI는 힘들고 단조로운 일을 없애줄 수 있다"라며 "그보다 더한 것을 앗아갈 수 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외에도 거짓 사진과 동영상, 텍스트로 인한 '탈진실' 현상, 킬러 로봇 등을 AI의 부작용으로 꼽았다. 힌턴 교수는 AI의 개발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로봇이 실제로 사람보다 더 똑똑해질 수 있었다고 믿은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다. 나도 그랬다"라며 "30년에서 50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더이상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힌턴 교수는 지난해 구글과 오픈AI가 개발한 인공지능이 이전보다 많은 데이터를 학습하는 걸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면에서는 AI가 인간의 뇌보다 훨씬 더 나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힌턴 교수는 구글이 인류에 해로운 기술은 공개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적절한 관리자' 역할을 지난해까지 해왔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질서는 마이크로소프트 등 AI 후발주자 등이 뛰어들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힌턴 교수는 "기술 거인들이 멈출 수 없는 경쟁에 갇혀버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AI를 제어할 수 있을지 파악하기 전까지 개발을 더욱 확장시켜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힌턴 교수는 1972년 에든버러대학교 대학원생 시절부터 신경망을 연구해왔다. 1980년 카네기멜론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나 국방부로부터 연구비를 받기 꺼리며 토론토대학교로 적을 옮겼다. 2012년 대학원생 일리야 수츠케버와 알렉스 크리셰프스키와 인공신경망 기술을 개발했고, 이후 설립한 DNN리서치 주식회사가 2013년 구글에 인수됐다. 힌턴 교수는 구글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2018년 컴퓨터공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튜링 상'을 받았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