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대규모 예금 인출로 은행권 불안이 재부각되면서 투자심리 전반이 짓눌렸다.

2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44.57포인트(1.02%) 하락한 33,530.83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5.41포인트(1.58%) 떨어진 4,071.63에,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38.05포인트(1.98%) 밀린 11,799.16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증시는 전날 실적 발표에 나섰던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주가 폭락에 장초반부터 하방압력을 받았다.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은 1분기 예금이 작년 12월 말 대비 40% 넘게 줄었다는 소식에 49.38% 급락 마감했다. 이 기간 순자금 유출액은 1000억달러 이상으로 집계됐다. 실제 대규모 예금 엑소더스가 발생한 것이다.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은 실리콘밸리은행(SVB) 은행의 파산 이후 제2의 SVB로 지목돼 투자자들이 재무 상태를 주목해왔던 은행 중 하나다.

다른 은행들도 비슷한 상황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은행주 전반으로 불안이 확산됐다. 이에 웨스턴 얼라이언스 은행은 5.6%, 팩웨스트 은행은 8.9% 급락했고, 찰스 슈와브 은행은 약 4% 하락했다. JP모건체이스(-2.17%), 뱅크오브아메리카(-3.09%), 씨티그룹(-2.30%), 웰스파고(-2.17%) 등 미국 4대 은행의 주가도 일제히 약세를 띠었다. 은행주 급락은 3대 지수 전반을 흔들었다.

기업들의 실적 부진도 잇따랐다. 제너럴모터스(GM)는 분기 순이익과 매출이 예상치를 웃돌고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했다고 밝혔지만, 주가는 4% 넘게 빠졌다. 배터리 결함으로 대규모 리콜을 실시한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를 단종하기로 했다는 소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배송업체 UPS의 주가는 분기 순이익은 예상치에 부합했으나, 매출이 예상치를 밑돌고,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하면서 10% 폭락했다. 2006년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이다. 물류업체의 실적 부진은 통상 경기침체의 신호로 인식된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은 장 마감 후 실적 발표에서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분기 매출과 주당순이익이 예상을 웃돌면서 시간외거래에서 상승하고 있다. 알파벳 역시 매출이 예상을 뛰어넘자 장외거래에서 오름세를 띠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미 중앙은행(Fed)이 5월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79.6% 반영했다. 금리 동결 가능성은 20.4%였다. 전날에는 각각 90.5%, 9.5%에 달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