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7개국(G7)이 러시아에 대해 사실상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교도통신이 21일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일본은 올해 G7 의장국으로, 다음달 19~21일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정상회의를 주관한다.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제재안은 이 회의의 핵심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을 빨리 끝내려면 G7이 엄격한 대(對)러 제재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지원에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수 품목만 제외하고 거의 전 품목 수출을 금지하는 안이 테이블에 오른다. 이는 기존 제재 시스템을 뒤집는 것이다. 그간 특정 국가에 대한 제재는 대상 품목 외의 것은 기본적으로 수출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블룸버그통신은 G7 지도자들이 정상회의에서 이 조치를 승인할 경우 예외로 둬야 할 품목이 정확히 무엇인지 합의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소식통은 “식품을 포함한 의약품과 농산물은 수출 제재에서 면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또 유럽연합(EU) 회원국을 설득하는 것이 이번 정상회의의 목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U가 이 조치를 채택하려면 회원국 모두의 동의가 필요한데, 러시아의 보복 위험이 상당하고 러시아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의 반발도 예상돼서다.

러시아는 새 제재안이 “세계 경제에 타격이 될 것”이라며 반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제재 추진 상황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곡물의 흑해 수출을 막고, 에너지를 무기화하는 방식으로 보복하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과의 석유 동맹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맞대응할 가능성도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통화하고 OPEC+ 내에서의 협력을 논의했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가 글로벌 석유 시장 안정을 위한 양국 간 협력에 대해 만족의 뜻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장서우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