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인도량 실적을 공개한 테슬라가 추가 가격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전망까지 제기됐다. 향후 수익성 악화 우려가 부각되며 주가는 6% 이상 하락했다.

테슬라가 지난 1분기 차량 인도량을 공개한 다음날인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의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월 가격인하 경쟁을 시작한 테슬라가 치열해지는 전기차 시장에서 현재의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가격을 계속 낮출 수밖에 없다는 점이 부각됐다. 테슬라는 전날 1분기 인도량이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42만2875대라고 밝혔다.

테슬라에 대해 매수 의견을 갖고 있는 골드만삭스의 마크 딜레이니 애널리스트는 "거시경제 환경이 도전적인 상황에서 테슬라가 판매량을 늘리려면 연중 가격을 인하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모델 Y의 가격은 작년 3분기 5만5000달러에서 올 4분기 4만8500달러까지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바클레이스의 댄 레비 애널리스트는 "텍사스 오스틴과 독일 베를린 외곽의 공장에서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지난 3분기 동안 재고가 쌓이는 추세"라며 "재고 소진을 위해서 점진적인 가격인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속적인 가격인하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대표적인 테슬라 약세론자인 번스타인의 토니 사코나기 애널리스트는 "가격 인하는 테슬라를 포함해 전기차업계 전반의 수익성을 악화시켰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기존 업체들은 자금이 풍부하고 가격인하를 그만두지 않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뚜렷한 가격 인하와 원자재 수급난이 완화되는 상황에서 전기차 업체의 수익성 악화가 투자의 핵심 포인트"라고 지적했다. 번스타인은 테슬라에 대해 매도 의견과 목표주가는 150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주가(약 194달러) 대비 22.7%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가격 인하가 테슬라에게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라이언 브링크먼 JP모건 애널리스트는 "금리 상승, 대출 기준 강화 등 업계 전반에 불고 있는 역풍을 가격인하만으로 상쇄할 수 없다"며 "가격인하로 기존 완성차업체보다 테슬라가 더 큰 타격을 입는다"고 말했다. 포드, GM 등은 내연기관 사업부를 통해 올리는 수익을 안전판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테슬라는 전기차 사업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가격인하로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같은 우려에 테슬라 주가는 이날 정규장에서 한때 7% 이상 떨어졌다가 소폭 회복하며 194.77달러로 6.12%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