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개점 전부터 고객들 몰려…예금 인출 후 '안도'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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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 후 개점 첫날 고객 40여명 줄 서서 기다려
순조롭게 인출 절차 진행돼..FDIC 직원 "은행 정상적 운영"
"25년 거래 SVB 폐점 소식에 충격..이제 한숨 돌렸다"
스타트어 CFO "시스템 위기 아니니 정상화 기대"
순조롭게 인출 절차 진행돼..FDIC 직원 "은행 정상적 운영"
"25년 거래 SVB 폐점 소식에 충격..이제 한숨 돌렸다"
스타트어 CFO "시스템 위기 아니니 정상화 기대"
폐쇄됐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이 다시 문을 연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SVB 본사 앞. 공식 개점시간은 오전 10시였지만 8시30분에도 예금을 찾으려는 고객 20여명이 초조한 표정으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평소보다 빠른 9시가 되자 은행은 고객들을 3팀씩 나눠 안으로 들였다. 약 20여분 지난 뒤 나온 고객은 손에 현금으로 두툼한 가방이 든 채 "현금과 수표로 예금을 전액 인출했다"며 안도하는 표정을 지었다.
미국 금융당국의 전격적인 '예금 전액 보장' 조치로 13일 예금을 인출한 SVB 고객들은 단기적으로는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생태계를 성장시켜온 투자가 얼어붙을 것이란 전망에는 우려를 표했다.
은행과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이날 SVB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예금 고객들에게 신뢰를 심어주기 위한 데 집중했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직원이 나와 "은행 업무는 평소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고객들을 안심시켰다. 고객들 모두 주말 내내 마음을 졸였던 때문인지 8시30분 경 20여명이었던 줄은 2시간여 뒤 40여명으로 계속 늘어났다. 당초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으로 출금을 시도했으나 잘 되지 않아 직접 은행을 찾은 사람들이었다. 은행 직원들은 줄을 선 고객들에게 예금을 현금이나 수표로 인출할 것인지 혹은 다른 은행 계좌로 송금할 것인지를 물었다. 고객들은 은행 내부에 들어간 뒤에도 복잡한 절차 때문인지 20여분 뒤에 밖으로 나왔다.
이날 예금 인출을 마친 70대 실리콘밸리 벤처업계 투자자 밥은 "25년을 거래해왔던 SVB의 폐쇄 소식에 주말 내내 초조했다"며 "예금 전액을 인출하고 나니 기분이 100% 편안해졌다"며 옅은 미소를 띄었다. 그는 "당장 급한 문제는 해결했지만 경색된 벤처업계에서 앞으로 투자를 어떻게 해야할지 걱정이 앞선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예금 인출을 위해 줄을 서있던 핀테크 스타트업 최고재무책임자(CFO) 장 트루와는 "다행히 SVB 외에 다른 은행에도 계좌가 있다"면서 "금융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니 하루 빨리 안정화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폐쇄 후 처음으로 문을 연 13일 SVB 고객들의 예금 인출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모든 고객들이 다 예금을 인출한 것은 아니었다. 일부 고객은 예금 인출이 아니라 향후 예금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절차를 묻기 위해 찾았다. 앞서 와이콤비네이터와 세쿼이아 등 실리콘밸리 벤처업계의 저명한 투자자들은 "SVB는 그동안 실리콘밸리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SVB의 주인이 바뀌더라도 계속 거래하겠다"며 SVB를 살려야 한다고 당국에 촉구하기도 했다. SVB 파산 이후 중소 지역은행으로 그 여파는 확산됐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지역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의 주가는 이날 장중 70% 이상 하락하며 거래 중지됐다가 61.8% 하락한 채 정규 거래를 마쳤다. 고액 자산가들의 예금인출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이날 찾은 퍼스트리퍼블릭 샌타클라라 지점은 평소보다 고객이 많긴 했지만 거래는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중국계 고객인 첸은 "은행 직원이 은행이 충분한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며 안심시켰다"며 "예금 인출을 원하면 오늘 저녁까지 이메일을 보내달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은 전날 JP모건과 미 중앙은행(Fed)로부터 700억달러의 유동성을 추가로 확보했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
미국 금융당국의 전격적인 '예금 전액 보장' 조치로 13일 예금을 인출한 SVB 고객들은 단기적으로는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생태계를 성장시켜온 투자가 얼어붙을 것이란 전망에는 우려를 표했다.
은행과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이날 SVB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예금 고객들에게 신뢰를 심어주기 위한 데 집중했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직원이 나와 "은행 업무는 평소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고객들을 안심시켰다. 고객들 모두 주말 내내 마음을 졸였던 때문인지 8시30분 경 20여명이었던 줄은 2시간여 뒤 40여명으로 계속 늘어났다. 당초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으로 출금을 시도했으나 잘 되지 않아 직접 은행을 찾은 사람들이었다. 은행 직원들은 줄을 선 고객들에게 예금을 현금이나 수표로 인출할 것인지 혹은 다른 은행 계좌로 송금할 것인지를 물었다. 고객들은 은행 내부에 들어간 뒤에도 복잡한 절차 때문인지 20여분 뒤에 밖으로 나왔다.
이날 예금 인출을 마친 70대 실리콘밸리 벤처업계 투자자 밥은 "25년을 거래해왔던 SVB의 폐쇄 소식에 주말 내내 초조했다"며 "예금 전액을 인출하고 나니 기분이 100% 편안해졌다"며 옅은 미소를 띄었다. 그는 "당장 급한 문제는 해결했지만 경색된 벤처업계에서 앞으로 투자를 어떻게 해야할지 걱정이 앞선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예금 인출을 위해 줄을 서있던 핀테크 스타트업 최고재무책임자(CFO) 장 트루와는 "다행히 SVB 외에 다른 은행에도 계좌가 있다"면서 "금융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니 하루 빨리 안정화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폐쇄 후 처음으로 문을 연 13일 SVB 고객들의 예금 인출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모든 고객들이 다 예금을 인출한 것은 아니었다. 일부 고객은 예금 인출이 아니라 향후 예금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절차를 묻기 위해 찾았다. 앞서 와이콤비네이터와 세쿼이아 등 실리콘밸리 벤처업계의 저명한 투자자들은 "SVB는 그동안 실리콘밸리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SVB의 주인이 바뀌더라도 계속 거래하겠다"며 SVB를 살려야 한다고 당국에 촉구하기도 했다. SVB 파산 이후 중소 지역은행으로 그 여파는 확산됐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지역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의 주가는 이날 장중 70% 이상 하락하며 거래 중지됐다가 61.8% 하락한 채 정규 거래를 마쳤다. 고액 자산가들의 예금인출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이날 찾은 퍼스트리퍼블릭 샌타클라라 지점은 평소보다 고객이 많긴 했지만 거래는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중국계 고객인 첸은 "은행 직원이 은행이 충분한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며 안심시켰다"며 "예금 인출을 원하면 오늘 저녁까지 이메일을 보내달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은 전날 JP모건과 미 중앙은행(Fed)로부터 700억달러의 유동성을 추가로 확보했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