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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따라잡기
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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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글로벌 채권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시장 금리의 정점이 가까워지고 있으며 내년에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 2.5%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블랙록 글로벌 채권 부문 CIO인 릭 라이더는 골드만삭스의 수석전략가이자 간행물 작성·편입자인 앨리슨 네이선과의 대담에서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경로를 산처럼 보고 있다. 경기를 둔화시키기 위해 금리가 급격히 상승해야 하지만, 결국 산 반대편에서 금리가 하락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다만 그는 “최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데이터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온 점을 고려하면 Fed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세 차례 더 인상할 것”이라며 “현재 수준에서 금리가 크게 상승하지는 않겠지만,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리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면 채권에 투자하기에 좋은 환경이다. 금리가 정점을 찍고 내려가면 채권 가격이 오르기 때문이다.

문제는 금리 하락이 언제까지 이어지느냐다. 이에 대해 라이더는 “내년에 성장률이 둔화되고 금리가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근거로는 △외생적 충격이 없을 때 경제 성장이 추종하는 인구통계학적 곡선이 성장 둔화를 시사하는 점 △미국 정부의 높은 부채 부담과 이자 비용, 분열된 의회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재정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이 낮은 점 △현재의 경제 성장세의 배경인 미국의 소비, 중국의 경제 재개, 유럽의 에너지 가격 하락 등의 효과가 내년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 등을 꼽았다.

올해가 자산 투자에 나설 기회라는 발언의 의미에 대해 물은 네이선의 질문에 라이더는 “작년에는 포트폴리오의 20~25%를 현금으로 운용했다. 뒤처진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따라 잡아야 하는 상황에서 (자산) 시장은 분명히 하락세를 향하고 있었지만, 금리, 통화, 주식이 너무 비쌌기에 현금이 최고의 헷지 수단이었다”면서 “올해는 투자자들이 작년보다 더 많은 헷지 수단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 주식 투자에 대해서는 큰 폭의 상승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라이더는 “1월 주식시장에서 펼쳐진 놀라운 기술적 (상승) 흐름이 반복될 것 같지 않다”며 “주식이 괜찮은 한 해를 보낼 가능성이 높지만, 금리 하락이 없는 상황에서 크게 좋아진다면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주식 투자의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무위험 수익(금리)만으로도 충분한 수익률을 챙길 수 있어서다. 라이더는 고금리 상황에 대해 단순히 기업의 현재가치를 구하는 할인율 차원 뿐만이 아니라, 기업이 투자에 나서가나 자사주를 매입하는 걸 어렵게 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올해 미국 주식 수익률의 상당 부분이 이미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과거와 비교하면 유럽 자산에 대한 투자도 매력적으로 평가됐다. 라이더는 “유럽에 투자하는 게 위험하지 않은 건 아니다”라면서도 “달러 투자자 입장에서 미국의 신용채권보다 훨씬 저렴한 유럽의 신용채권을 매수한 뒤 달러로 다시 교환할 때 얻을 수 있는 수익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럽을 비롯해 일본과 중국의 일부 주식도 매력적으로 보인다”며 “올해 달러 가치가 소폭 약세를 보일 전망인 점을 감안하면 신흥국 일부도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포트폴리오를 좀 더 글로벌하게 구성하는 게 매우 의미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