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지난달 신규 주택 판매가 20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2일 시장정보업체 중국부동산정보(CRIC)에 따르면 중국 100대 부동산개발업체의 지난 2월 신규 주택 판매액은 4616억위안(약 87조8500억원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2월 대비 14.9%, 올 1월 대비론 29.1% 증가했다. 이로써 2021년 7월(-8.3%)부터 지난 1월까지 19개월 동안 이어졌던 전년 동월 대비 감소 기록이 중단됐다.

2월 주택 판매 회복은 지난해 11월부터 중국 당국이 내놓은 시장 부양책이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또 7일에 달하는 춘제(설) 연휴가 작년에는 2월에, 올해는 1월에 있었기 때문에 올 2월 판매가 상대적으로 늘어난 것이란 분석도 있다. 지난 1월 신규 주택 판매는 3534억위안으로 32.5% 감소했다. 춘제 영향을 줄이기 위해 1~2월 누적 판매를 비교하면 올해 판매액이 작년보다 12% 감소했다.

CRIC는 "3월에도 시장이 확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주택 구매 심리와 구매력 회복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2년 가까이 지속된 대출 제한 등 규제 영향으로 중소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주택 판매도 대형 기업들에 쏠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1~2월 상위 10대 업체의 판매액은 25% 늘었지만 11~20위, 21~30위, 31~50위, 51~100위 등 나머지 분류 기업들의 계약액은 모두 줄었다.

씨티그룹은 2월 중국 부동산시장 반등은 정부가 시장 활성화 정책을 뒤집지 않고 이어갈 수 있을 정도의 '적절한'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리핀 챈 씨티 애널리스트는 "시장 심리가 꾸준히 회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지난해 11월 부동산개발업체에 대한 금융 지원을 확대하는 대책을 융자, 채권 발행, 주식 매각 등 세 방면에 걸쳐 발표했다. 부채비율에 따라 신규 대출을 제한하는 핵심 규제인 '3대 레드라인'의 적용을 유예했다. 회사채 신규 발행, 상장 부동산 기업의 증자 및 주식 매각도 허용했다. 공급(부동산 기업) 측면의 대책들이었다.

2월 들어선 주요 2선도시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내리는 등 수요 진작 정책도 나오고 있다. 중국 인구 8위(1300만명)인 후베이성 성도 우한은 도심 부동산규제지역 내의 집을 추가로 살 수 있도록 하는 수요 진작책도 내놨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