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예상을 웃돈 물가지표에 금리인상 압박이 커지며 일제히 급락했다. 미 중앙은행(Fed)의 위원들의 매파(통화긴축 선호) 발언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줬다.

1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31.20포인트(1.26%) 하락한 33,696.85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7.19포인트(1.38%) 떨어진 4,090.41에, 나스닥지수는 214.76포인트(1.78%) 밀린 11,855.83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이날 증시에선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상황 속에서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을 웃돌았다는 소식에 긴축 우려가 재고조됐다. 미국 1월 PPI는 전달보다 0.7% 상승해 시장 예상치(0.4% 상승)를 뛰어넘었다. 전월비 PPI 상승폭은 지난해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PPI는 전년 동기 대비로도 6% 올라 월가 예상치(5.4% 상승)를 웃돌았다.

여기에 고용시장 호황이 재확인되면서 금리인상 압박은 더 커졌다. 이날 발표된 지난주(2월 5~11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19만4000건으로 전주보다 1000건 감소했다. 시장 전망치(20만건)도 밑돌았다. 페더레이디트 헤르메스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스티브 키아바론은 "노동시장이 이렇게 타이트하면 2% 물가 목표치 달성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이 와중에 Fed 위원들이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포인트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급하자 투심은 더 짓눌렸다. 이날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회의에서 0.5%포인트 금리 인상의 "강력한 근거"를 봤다고 말했다. 대표적 매파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나는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주장했다"며 "금리를 가능한 한 빨리 5.375%까지 올리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메스터 총재와 불러드 총재는 올해 금리 결정 투표권이 없다.

가장 마지막 열린 FOMC에선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됐다. 고물가 지속에 금리인상폭을 다시 확대할 수 있단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Fed가 3월 0.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18.1% 반영했다. 전날의 12.2%에서 상승했다. 한 달 전 5% 수준에서 크게 올랐다.

이날 S&P500 지수의 11개 업종은 모두 하락했다. 금리인상 압박에 기술주가 특히 부진했다. 테슬라는 5% 넘게 빠졌다. 미국에서 완전자율주행(FSD) 베타 버전을 장착한 차량 36만2000여대를 리콜하겠다고 밝히면서다. 넷플릭스(-2.96%), 마이크로소프트(-2.66%), 메타(-2.66%) 등 빅테크주는 2% 이상 내렸다. AMD(-5.99%), 엔비디아(-3.35%), 인텔(-2.25%) 등 반도체주도 크게 흔들렸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