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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따라잡기
베이징증권거래소 전경. /사진=AFP
베이징증권거래소 전경. /사진=AFP
씨티그룹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하고 경제 재개(리오프닝)에 나선 중국 증시가 가파른 반등을 보인 데 이어, 앞으로도 몇 달 동안 더 상승할 잠재력이 남아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경제 활동 재개 효과가 앞으로 본격화될 예정인 데다, 정부도 경제 성장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씨티글로벌자산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데이비드 베일린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내놓은 전략 자료를 통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중국 지수는 약세장 손실의 4분의1일 회복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강세장이 이미 끝났는지를 궁금해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우선 제로 코로나 정책 이후 경제 정상화를 가로막을 것으로 지적됐던 대규모 코로나19 감염 확산은 이미 정점이 지났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베일린은 중국의 지방 보건당국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들을 인용해 “작년 12월26일 기준 쓰촨·하이난·광둥과 같은 인구 1억명 이사의 대도시의 경우 감염률이 70~80%에 이른다”며 “해당 조사 시점 이후에도 바이러스의 급속한 확산이 지속된 점은 중국이 이미 집단 면역에 도달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우려됐던 의료 시스템의 붕괴도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에 힘이 실렸다. 베일린은 “의료 재앙이 중국의 빈곤 및 농촌 지역에서 발생하지 않았다”며 “중국 전역에 퍼져 있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높지만, 예상보다 덜 치명적”이라고 설명했다.

감염으로 면역을 획득한 중국인들의 경제활동 복귀가 급격히 늘어나는 징후도 포착됐다. 베일린은 “작년 12월 말 이후 주요 도시의 지하철 이용률과 도로 교통 체증 지표는 거의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다”며 “최근 감염됐다가 회복된 사람들이 집을 떠나 휴면 상태의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씨티그룹은 올해 중국 경제가 기대보다 더 성장할 것이라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5.5%를 제시했다. 우선 올해 소비 회복세가 앞서 리오프닝에 나섰던 2021년 수준 이상으로 나타날 가능성을 점쳤다. 작년 중국 가계가 국내총생산(GDP)의 14% 수준인 15조 위안 상당의 신규 예금을 축적했기 때문이다. 베일린은 “2021년에는 전년도 저축의 일부만 지출했는데도, 소비가 실질 GDP 성장에 5.3% 기여했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 정책의 초점도 다시 경제 성장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베일린은 “특히 부동산 개발업자들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기 위한 통화·재정 정책이 증가하고 있다”며 “부동산 개발은 중국 GDP의 20~30%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주식 시장과 비교해 중국 주식 시장의 성과가 더 나을 것이라고 씨티그룹은 내다봤다. 단기적으로 중국 경제가 급격하게 반등할 전망인 데 반해, 세계 경제는 계속 둔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베일린은 “(중국 주식시장에 상장되 기업들의) 올해 수익이 15% 성장하고, 주가수익비율(PER)이 13배로 재평가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런 보수적인 가정은 올해 중국 주식의 주가가 추가로 20~30% 상승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