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 최고경영자(CEO)의 메타버스에 대한 야심찬 도전에 주주의 반발이 터져나왔다. 올 들어 약세를 보이고 있는 주가에 대해 투자자들이 부정적인 입장을 직접 표명하고 나선 것이다.

메타 투자자인 알티미터캐피털의 브래드 거스트너 CEO는 24일(현지시간) 메타와 저커버그 CEO에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 "메타버스 기술에 대한 투자를 연간 50억달러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타는 가상현실(VR)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해 메타버스의 플랫폼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지난해 회사 이름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바꿨다. 메타버스 기술 개발에 연간 100억달러를 지출하고 있다. 알티미터캐피털은 이를 절반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거스트너 CEO는 "사람들은 메타버스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조차 헷갈려한다"며 "메타버스 프로젝트에 매년 10억~20억달러를 투자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향후 메타의 투자가 10년 동안 이어질 수 있고 누적 투자금은 1000억달러에 이른다"며 "실리콘밸리에서 1000억달러 이상의 투자는 초대형이며 무서울 정도"라고 평가했다.

메타는 지난 11일 새 메타버스 헤드셋인 '퀘스트 프로'을 공개했지만 시장에선 부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뤘다. 또 메타가 운영하고 있는 메타버스 앱 호라이즌월드의 사용자 증가도 회사의 기대보다 많이 더딘 상태다. 그만큼 메타버스의 확산이 아직은 너무 초기 단계인 상황이다.

메타의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의견도 내놨다. 거스트너 CEO는 "메타에 직원이 너무 많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너무 느리게 움직인다"며 "인원을 20%를 줄여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메타는 사람이 너무 많고 자본 지출에 너무 많은 돈을 쓰고 있다"며 "메타가 이러한 비용을 통제할 수 있다면 현금흐름을 두 배로 늘리고 주가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이 20% 줄어들면 지난해 수준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알티미터캐피털은 지난 2분기 말 기준 메타 주식을 200만주 이상 보유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