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통신
소비재주의 실적이 엇갈리고 있다.

2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2분기 기업 실적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고급 소비재주는 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저가품을 취급하는 기업들의 매출이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올 2분기 매출과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 34% 뛰었다. 실적 발표 이후 LVMH의 CFO 장 자크 기오니는 “이번 실적은 고가 제품에 대한 고객들의 수요가 인플레이션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델타 항공은 2분기 실적 보고 당시 “프리미엄급 객실의 티켓 판매가 강세다”라며 “프리미엄 객실의 티켓 수익 회복세가 메인캐빈(이코노미석)의 회복세를 앞질렀다”며 고가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탄탄하다고 전했다. 특히 델타의 프리미엄 셀렉트석 매출은 팬데믹 시작 이후 처음으로 2019년 매출을 뛰어넘었다.

유통업체 크로거의 CEO 로드니 맥멀런도 호실적을 발표하며 "매장 곳곳에서 프리미엄 제품 구매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북미 지역에 다양한 외식 브랜드를 보유한 다든레스토랑은 파인다이닝 브랜드들에 코로나19의 ‘보복 소비’ 수혜가 집중됐다며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 성장을 보고했다. 브랜드들 사이에서도 격차가 벌어졌는데, 가격대가 비교적 더 높은 롱혼 스테이크 하우스, 에디 비스 프라임 씨푸드, 더 캐피탈 그릴은 더 저렴한 편인 올리브가든 대비 더 높은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같은 실적 발표 이후 다든레스토랑의 CEO 릭 카데나스는 “하이엔드 소비자는 오늘날의 인플레이션 타격을 상대적으로 덜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반대로 저소득층 고객들은 지갑을 닫는 모양새다.

대표적인 저가품목 주력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지난 26일 이례적으로 실적 전망치(가이던스)를 하향조정했다. 월마트는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들이 필수재 이외에는 지갑을 닫으면서 올해 영업이익은 11~13%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후 월마트는 주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비자들의 소비 여력이 크게 감소하면서 마진이 큰 전자제품이나 의류 소비를 줄이고, 마진이 적은 식료품 소비만 고집하며 월마트의 이익 감소가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저소득층의 이같은 지출흐름은 앞서 지난 6월부터 포착됐고, 이에 따라 체인형 할인매장 파이브빌로우와 틴에이지 의류업체 주미에즈에서는 하반기 순이익 감소 경고 신호가 불거졌다.

이외에도 맥도날드의 CFO 케빈 오잔은 "특히 저소득층 소비자들이 저렴한 메뉴로 갈아타기 시작했다는 것을 포착했다"며 최근 소비자들의 두드러지는 지출 패턴 변화에 대해 언급했다.


이연정기자 rajjy550@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