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홍콩증시에서 비야디의 주가는 장중 3%가량 하락했다. 본토 선전거래소에서도 장중 4% 이상 빠졌다. 비야디는 홍콩과 선전에 이중으로 상장해 있다. 비야디는 두 거래소에서 모두 나흘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홍콩증시 기준 비야디의 주가는 올들어 20% 정도 올랐다가 지난 4일 동안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비야디 주가 약세는 3대 주주인 웨스턴캐피털그룹의 지분 매각 가능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버핏이 이끄는 벅셔해서웨이의 자회사인 웨스턴캐피털은 3월말 기준 비야디의 홍콩주식(H주) 2억2250만주를 갖고 있다. 지분율 7.73%로 왕촨푸 회장(17.64%), 뤼상양 부회장(8.22%)에 이은 3대 주주다.
홍콩거래소 청산결제시스템(CCASS)에 따르면 지난 11일 씨티그룹에 위탁된 비야디의 주식 수가 1억6337만주에서 3억8887만주로 2억2250만주 증가했다. 씨티그룹에 위탁된 주식 수가 웨스턴캐피털의 보유 주식 수와 일치하면서 버핏 측이 비야디 지분 정리에 나섰다는 관측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12일 홍콩증시에서 비야디 주가는 12% 폭락했다.
CCASS의 위탁 현황이 변동했다고 해서 곧바로 주식이 거래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주요주주가 주식을 팔려면 CCASS에 등록된다는 점에서 매각의 사전 단계로 해석될 수 있다.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주요주주가 지분을 변동하면 3일 이내에 공시해야 한다.
비야디 측은 관련 문의에 대해 "대주주가 지분을 사거나 팔면 거래소에 신고해야 하며 지분 변동 현황은 거래소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회사 경영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계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버핏은 2008년 비야디에 주당 8홍콩달러로 2억32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후 14년 동안 한 주도 팔지 않았다. 이날 장중 최저가인 261홍콩달러로 계산해도 33배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말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 텐센트의 최대주주인 내스퍼스가 텐센트 지분 매각 계획을 발표하면서 텐센트의 주가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중국 최대 바이오의약품 수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야오밍캉더의 회장이 사전 공시의무를 위반하고 지분을 처분했다가 벌금 처분을 받기도 했다. 일각에선 중국 기업의 성장성이 떨어지면서 비슷한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