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온 긴축 발작…뉴욕 검은 금요일 [조재길의 글로벌마켓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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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지수인 S&P500지수는 전날 대비 3.63% 떨어진 4,131.93, 나스닥지수는 4.17% 급락한 12,334.64, 다우지수는 2.77% 밀린 32,977.21로 각각 거래를 마쳤습니다. 4월 한달 기준으로 나스닥지수는 14%가량 떨어지면서 2008년 10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보였습니다.
급락세를 촉발한 건 시가총액 3위 기업인 아마존이었습니다. 시장 예상을 밑돈 ‘1분기 실적 쇼크’를 보여준 뒤 아마존 주가는 이날 하루 14% 넘게 급락했습니다. 아마존은 2015년 이후 처음으로 분기 손실을 냈습니다. 클라우드 사업 부문을 제외하고 나머지가 대체로 부진했습니다. 특히 18% 지분을 갖고 있는 리비안 주가가 폭락하면서 76억달러 규모의 지분법 평가 손실을 냈습니다.
시총 1위 애플은 상대적으로 좋은 1분기 실적을 내놨지만 2분기 전망이 어두웠습니다. 공급망 차질로 2분기에만 40억~80억달러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다음주 미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있는 점도 기술주들에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시장에선 이번 정례회의에서 50bp(0.5%포인트)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점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습니다.
또 대차대조표 축소 시점 및 규모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Fed가 공식적으로 양적 긴축에 들어가면 시중 유동성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많습니다. FOMC 성명서 공개 직후 열릴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의장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도 주목됩니다. 파월 의장이 과거보다 더 센 발언을 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게 시장 예측입니다. 물가가 워낙 높기 때문입니다.
이날 미 상무부가 발표한 3월의 개인소비지출(PCE) 근원 물가는 이런 우려를 부채질했습니다.
PCE 근원 물가(에너지 및 식음료 가격변동 제외)는 1년 전보다 5.2%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Fed의 관리 목표치(2.0%)를 한참 웃돌았습니다. 다만 시장 예상치(5.3%)는 물론 전달 기록(5.3%)을 하회한 게 조금 위안이 됐습니다. Fed가 ‘빅스텝’(0.5%포인트 이상의 금리 인상)을 취할 것이란 전망이 강화되면서 국채 금리가 많이 뛰었습니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4bp 오른 연 2.89%, 2년물 금리는 7bp 상승한 2.70%로 마감했습니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시장의 최대 불확실성은 Fed의 긴축 사이클”이라며 “향후 18개월동안 Fed가 금리를 최소 4~5%까지 올려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금리를 너무 많이 올리면 침체를 유도할 테고, 적게 올리면 인플레이션을 잡기 어려울 겁니다. 로고프 교수는 “내년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은 50%”라고 했습니다.
유럽에선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가 또 제기됐습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0.2%에 그쳤습니다. 이 와중에 유로존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예비치)는 7.5%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국제 유가는 소폭 약세였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0.6% 하락한 배럴당 104.69달러, 유럽의 브렌트유 가격은 0.1% 밀린 배럴당 107.14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날의 ‘글로벌마켓나우’ 이슈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증시 투매 촉발한 아마존 왜? ② 머스크, 테슬라 매도 진짜 끝났나? ③ 2분기 생산 차질 예고한 석유기업들 ④ “내년 美 침체 확률 50%” ⑤ 다음주 미·영·호주 금리 인상 등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한경 글로벌마켓 유튜브 및 한경닷컴 방송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