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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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중국 부동산시장 침체가 코로나19로 더욱 심화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를 바탕으로 자체 계산한 결과 지난 3월 신규 주택 판매가 작년 같은 달보다 29% 급감했다고 18일 보도했다. 중국에선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지어 판매하는 부동산개발업이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0% 이상을 차지하며, 신규 주택 판매는 경기 현황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로 꼽힌다.

3월 감소 폭은 부동산시장 침체가 시작된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크다. 중국의 부동산개발 투자는 1∼2월에 반짝 늘었다가 3월에 다시 2.4% 줄었다. 시장조사업체 베이커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이 3월 후반부터 주택 시장에 타격을 가하기 시작했으며 20여개 도시가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초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지린성, 광둥성의 기술허브 선전 등 다수 지역이 봉쇄를 경험했다. 3월28일부터 공식화된 상하이의 봉쇄 영향은 이번 데이터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 이달 들어선 쑤저우, 정저우, 시안 등이 추가로 봉쇄됐다.

중국 당국이 집값을 잡겠다는 목적으로 부동산업체들에 대한 신규 대출을 제한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면서 주요 부동산개발업체들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2위 헝다를 비롯해 스마오, 화양녠 등 100위권 내 업체 대여섯 곳이 잇따라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졌다. 주택 건설은 대거 중단 또는 지연됐고 소비자 심리도 위축됐다.

주택 판매 감소는 부동산개발업체들의 유동성 위기를 더욱 가중할 수 있다. 아파트를 짓기 전에 받는 선수금(계약금)이 업체들의 운영자금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부동산 시장의 무질서한 붕괴를 방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올해 1분기에는 성도(省都) 4곳을 포함한 60여 개 지방 정부가 외지인 구매 제한을 없애는 등 주요 규제를 풀었다. 중앙정부는 부동산개발업체들에 선수금을 해당 아파트가 아닌 다른 사업에 쓸 수 있도록 허가하고, 주택담보대출 자기부담금 비율을 내리는 등 규제도 완화했다.

시장조사업체 중국부동산정보(CRIC)의 독자 분석에서도 중국 부동산시장 침체를 확인할 수 있다. CRIC에 따르면 올 1분기 중국 100대 부동산개발업체들의 주택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한 1조1313억위안이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초기 거래가 급감했던 2020년 1분기의 1조6629억위안보다도 적다. 월간 감소율은 1월 39.6%, 2월 47.2%, 3월 58%로 더 커지는 추세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