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스왑 시스템을 장착한 중국 사니의 대형 전기트럭
배터리 스왑 시스템을 장착한 중국 사니의 대형 전기트럭
중국 대형 전기트럭 시장에서 '배터리 스왑'이 대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배터리 스왑은 배터리가 방전되면 교환소에서 일정 금액을 내고 완전히 충전된 배터리로 바꾸는 체계다. 물류센터 등 거점을 중심으로 운행하는 대형 트럭에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22일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지난 1월 중국에서 팔린 신에너지 대형트럭 2283대 중 20대를 제외한 2263대가 배터리 스왑 시스템 형식의 전기차인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은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수소차를 신에너지차로 분류하고 보조금을 지급한다. 전체 자동차 시장에선 전기차와 PHEV 비중이 8대2 정도이며 수소차는 아직 미미하다.

1월 전체 대형트럭 판매량은 9만5000여대로 여전히 신에너지차 비중은 아직 높지 않다. 하지만 1월 판매량(2283대)이 전년 동월 대비 13배 늘어나는 등 최근 상용차에서도 신에너지차가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보조금이 30% 삭감되기 직전인 작년 12월에는 대형 신에너지트럭 판매량이 월간 최대인 3006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대형 전기트럭에서 배터리 스왑 방식이 각광받는 것은 운영 비용이 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선 구입비와 5년 간의 유지비 등을 종합하면 배터리 스왑형 전기트럭의 경쟁력이 기존 디젤 트럭에 비해 높다고 보고 있다.

배터리 스왑은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는 것처럼 교환소에서 5분 내에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다. 전기차의 최대 약점인 충전 거점이나 시간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일부 전기차 업체들은 배터리를 빼고 전기차를 판매하고 배터리는 임대·교체하는 방식으로 소비자의 초기 부담금을 줄여주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운송업체들이 일정 거점을 중심으로 상용차를 운행한다는 점에서 배터리 스왑이 상용차 부문에서 더 큰 강점을 보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충전소에 비해 최대 10배가량 비싼 교환소 설치비를 대형화로 일정 부분 만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단거리 노선을 운행하는 트럭은 배터리 크기를 줄이고 화물칸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도 부각되고 있다. 중국에서 운영 중인 대형트럭 800만대 중 300만대는 단거리 영업을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민영 1위 완성차체 지리는 지난해 11월 배터리 스왑 시스템을 장착한 '홈트럭'이라는 전기트럭을 공개하면서 이 사업을 본격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지리는 2024년 첫 양산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며 2030년까지 57만대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선전증시 상장사인 베터리 스왑 기술개발 업체 GCL은 바이두 계열 자율주행 상용차 기업인 딥웨이와 협약을 맺고 올해 말까지 베이징-상하이 고속도로에 10곳의 배터리 교환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