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주식 살 때 vs 아니다…월가의 두 전략가가 다툰 이유
곧 터질 것만 같던 우크라이나 관련 긴장감은 약간 낮아졌습니다. 하지만 서방과 러시아는 러시아군 철수를 진위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고, 시장은 지속해서 관련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16일(현지시간) 크림반도에서 훈련을 마친 부대들이 원 주둔지로 복귀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탱크 등 군사 장비를 실은 열차가 이동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함께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나토의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지금까지는 현장에서 긴장 완화의 어떠한 신호도 보지 못하고 있다. 병력이나 장비 철수도 없다. 오늘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러시아가 크림반도에서부터 벨라루스까지 대규모 침공 능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군대가 철수했다면 모두가 그것을 봤을 텐데 지금으로선 단지 성명에 불과할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월가는 러시아 측 행동이 협상을 위한 전략 전술이며, 합의까지는 향후 몇 달 걸릴 것으로 봅니다. 그리고 전면전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양측 모두 싸울 이유보다는 싸우지 않는 게 더 합리적이라는 것이죠. SEB의 비야네 실드롭 수석 원자재 담당 애널리스트는 CNBC 인터뷰에서" 전면적인 침략 위험은 약간 줄었다"라며 "그러나 현 상태에서 벗어날 것 같지는 않다"라고 말했습니다.

브렌트유 가격은 이날 한때 배럴당 96달러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93달러 부근까지 떨어져 마감됐습니다. 여전한 불확실성에 오락가락하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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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들은 좋았습니다. 1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3.8% 증가해 월가 예상치 2.1%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특히 마이너스 -2.5%를 기록한 지난 12월에 비하면 큰 폭의 플러스로 전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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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1월 산업생산은 1.4% 증가했습니다. 이것도 월가 예상(0.5% 증가)을 크게 상회했고, 역시 12월 감소세(0.1% 감소)에서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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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좋은 소식은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는 않았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1월 경기가 좋았다는 건 이미 고용보고서에 확인됐다. 이날 나온 수치는 그런 경기 상황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경기가 좋다면 Fed는 마음 놓고 긴축에 나설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런 걱정이 이날 부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오전 9시 30분 -0.2~0.8% 수준의 내림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오후 2시까지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오후 2시에 미 중앙은행(Fed)의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발표되기 때문입니다.

사실 회의가 열린 뒤 3주 뒤 공개하는 회의록은 시장에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아 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1월 5일 공개됐던 12월 회의록은 엄청난 파장을 낳았죠. 시장이 예상하지 않았던 대차대조표 축소 논의가 깊이 있게 진행됐다는 사실이 밝혀진 탓이었습니다. 그리고 1월 증시 조정장이 본격화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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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 1월 회의록이 공개된 뒤 주가는 하락 폭을 줄이고 뛰기 시작했습니다. 주요 지수는 플러스권을 회복했습니다. 기준금리 움직임을 반영하는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하락했고, 달러 가치도 떨어졌습니다. 시카고선물거래소의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는 3월 50bp 인상보다 25bp 인상에 거는 베팅이 살짝 더 늘어났습니다.

시장은 회의록에 3월 기준금리 50bp(1bp=0.01%포인트) 인상 논의가 있었는지, 대차대조표를 언제부터 어느 규모로 축소할지 등이 나올 것에 주목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논의가 없었습니다.

주요 내용은
-금리 인상이나 대차대조표 축소 모두 이전 사례보다 더 빠른 속도로 한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대로 내려가지 않으면 현재 예상보다 더 빠르게 긴축하는 게 적절하다
-테이퍼링 조기 종료에 찬성한 이는 몇몇(A couple of) 뿐이다
-대차대조표 축소는 올해 후반 시작한다. 모기지 증권을 줄이고, 자산은 국채 중심으로 보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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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안츠투자운용의 찰리 리플리 선임 투자 전략가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시장이 이미 평가한 것보다 Fed가 더 공격적일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것은 없었다"라고 말했습니다. BMO캐피털마켓의 이안 링젠 미국 금리 전략 총괄은 "회의록은 이미 알려진 매파적 전환 이상을 제시하지 않았다. 3월 50bp 인상에 대한 논의가 없었고 대차대조표 축소 관련 논의도 놀라울 게 거의 없었다"라면서 "이는 이번 회의록이 시장 예상에 비해선 비둘기파적이라는 뜻이고 그래서 단기 금리가 내려갔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하나 흥미로운 건, "몇몇이 긴축 정책에 따른 자산 하락이 금융 안정성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제기했지만, 두 명의 참가자는 과거보다 위협이 덜할 것으로 주장했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두 명은 가계와 기업의 건전한 대차대조표, 자본이 풍부하고 유동적인 은행, 주택가격 상승이 모기지 부채의 대규모 증가로 인한 것이 아니라는 점 등을 지적하며 금융시스템이 충격에 탄력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쉽게 말해 주가가 내려도 금융시장에는 괜찮다는 뜻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1월 FOMC가 지난달 25~26일에 열려서 시장에 충격을 줬던 2월 10일 1월 소비자물가(CPI) 발표 이전에 개최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50bp 인상 등이 거론되지 않은 건 당연해 보인다"라면서 "그동안 시장이 너무 걱정한 측면이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회의록이 큰 호재가 되기도 어렵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오는 3월 15~16일 개최될 FOMC를 일주일 앞두고 발표되는 2월 CPI와 2월 고용보고서(신규고용)가 50bp 인상 여부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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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주요 지수는 보합 수준에서 마감됐습니다. S&P500 지수는 0.09% 강보합세를 나타냈고, 다우와 나스닥은 각각 0.16%와 0.11% 내린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고평가 성장주인 로블록스, 쇼피파이 등이 월가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4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올해 가이던스까지 낮춘 것도 부정적 영향을 줬습니다.

이날 채권 시장에서는 2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5.2bp 하락해 1.519%를 기록했지만, 10년물의 경우 전날과 같은 2.044%로 마감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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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Fed가 얼마나 빨리 금리를 올릴지, 언제 대차대조표 축소를 시작할지 등이 시장 화두가 되다 보니 최근 채권 시장에서 돈이 말라가는 조짐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블룸버그 미 국채 유동성지수가 작년 11월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논쟁이 가열되면서 금리가 치솟는 등 변동성이 극심해지자 국채 시장에서 유동성이 줄어들고 있다는 겁니다. JP모건의 제이 베이 미국 금리 전략가는 지난 11일 투자 메모에서 "변동성이 커지면서 시장 깊이가 감소했다. 줄어든 유동성이 최근 움직임을 가속하는 역할을 했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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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오브아메리카의 2월 글로벌 펀드매니저 서베이를 보면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많이 비중을 줄이고 있는 게 채권입니다. 또 JP모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최악의 수익률을 거둔 1월, 뉴욕 증시에 1520억 달러를 투입했습니다. 채권에서 빼서 주식에 돈을 넣은 것입니다. 또 블룸버그에 따르면 투자등급 회사채와 국채와의 스프레드(금리 격차)는 109bp까지 벌어졌습니다. 2020년 말 60bp 수준이었던 걸 고려하면 많이 오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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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IG는 이날 "우리는 태풍의 눈 속에 있다. S&P500 지수는 4000 이하가 합리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조너선 크린스키 수석 시장 분석가는 "거시경제 환경이 바뀌고 있다. 미국의 금리, 실질 금리가 모두 상승하고 있다. 그래서 장기 듀레이션을 가진 자산, 고성장 주식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최근 지수 표면 아래에서 일부 주식의 대학살을 목격하고 있다. 또 거대기술주에서도 메타, 넷플릭스가 크게 내렸고,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 버티고 있는 주식은 계속해서 줄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다른 문제는 회사채 시장"이라며 "투자 등급 채권과 하이일드 채권의 스프레드(금리 차이)는 지난 2~3주 동안 계속 확대되고 있다. 그것은 우리에게 약간의 걱정거리"라고 덧붙였습니다.

월가는 그렇게 부정적이지는 않습니다. BTIG, 모건스탠리 같은 비관적 목소리도 있지만, 희망적 시각이 더 많습니다. 물론 팬데믹 이후 시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던 Fed가 긴축으로 돌아선 마당이어서 올해 지난 2년처럼 30%씩 치솟는 그런 증시를 내다보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최근 S&P500 목표치를 5100에서 4900으로 낮춘 골드만삭스가 대표적입니다. Fed의 일곱 번 금리 인상 및 시장 금리 상승을 고려해 을 반영해 지수 목표를 낮췄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연말까지는 지금보다는 10% 가까이 오른다는 겁니다.

바클레이스는 이날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제프 말리 리서치 헤드,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매니시 데시팬드 미국 주식 전략가의 언쟁을 팟캐스트에 담아 올렸습니다. 이를 들으면 현재 시장 상황을 판단할 수 있을 겁니다. 그 내용을 그대로 옮깁니다.

-제프 멜리: 2022년 큰 폭의 매도와 변동성으로 증시 거래가 시작했습니다.

-매니시 데시팬드: 더 놀라운 것은 변동성입니다. 시장이 몇% 씩 오르거나 내리는 날이 여러 번 있었고 하루 중 변동성도 극심했습니다. 좀 안정됐지만, 올해는 여전히 어려운 해라고 생각합니다. 금리 상승 등 1월 변동성을 유발한 요인이 사라지지 않고 있고, 주식에 실질적 역풍을 일으킬 수 있는 소비의 큰 변화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말리: 동의하지 않습니다. 제 생각에 투자자들은 금리가 얼마나 오를지 과대평가하고 있습니다. 저는 미국 대기업들이 계속 돈을 벌기에 아주 좋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데시팬드: 비관적 전망의 가장 큰 동인은 Fed입니다. 놀라울 정도로 끈질긴 인플레이션에 맞서기 위해 긴축 정책을 시작할 것임을 강력하게 시사했습니다.

-멜리: 맞습니다. 바클레이스는 Fed가 올해 다섯 번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죠. 팬데믹 이후 Fed의 자산 매입과 제로 금리는 경제와 시장을 지원했습니다. 지금 우리는 완전 고용 상태로 복귀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도 높습니다. 완화 정책은 더 필요하지 않으며 심지어 해를 끼칠 수 있습니다. 사실 나는 얼마나 많은 금리 인상이 필요할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어요.

-데시팬드: 필요하든 말든, 금리 인상은 다가오고 있어요. 기준금리 인상 주기에 주식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과거 역사를 보면 압니다. 시장이 기업의 미래 수익에 대해 지급할 의사를 나타내는 주식 가치는 하락해 왔습니다.

-말리: 그런 관계가 생긴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금리가 오르면 투자자는 수익을 낼 수 있는 더 많은 옵션(채권, 예금)을 갖게 되어 주식에 너무 많이 투자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 금리가 높을수록 대출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에 기업이 돈을 빌려 투자할 확률이 낮아집니다. 기업 이익 성장이 감소하게 되죠. 이런 모든 게 결합하여 주식 가치가 낮아집니다.

-데시팬드: 금리 인상 사이클이 진행되면 역사가 알려주는 것처럼 주가 멀티플(배수)이 하락할 것입니다. 이 과정은 일 년 내내 더 많은 변동성을 초래할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현재 미국 주식의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높으므로 하락할 여지가 더 크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가장 많이 쓰이는 주가수익비율(P/E)은 현재 S&P500 지수 기준 약 20배입니다. 이는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10% 높은 것입니다.

-멜리: 당신의 논리에 두 가지 반론이 있습니다. 첫 번째, Fed는 향후 경로를 투명하게 시장에 알려주고 있습니다. 시장은 이에 반응했고 금리 인상은 충분히 가격에 반영되었습니다. 나는 증시가 앞으로 몇 달간 예상되는 일에 계속 반응해야 할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데시팬드: 시장은 우리보다 더 공격적인 올해 6~7회 인상을 예상합니다. 3월에 50bp 인상할 확률도 90%로 보고 있어요. 게다가 주식과 채권 투자자의 관점이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것과 실제로 오르는 것 사이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나는 많은 주식 투자자가 금리가 실제로 올라갈 때 반응하리라 생각합니다.

-말리: 두 번째, 당신이 역사의 일부만을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금리 인상 사이클 동안 주식 배수가 떨어지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사이클이 시작될 때 주가가 하락하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주가는 이전보다 더 천천히 상승할 뿐입니다. 기업 이익이 계속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기업은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 주기 동안 돈을 많이 법니다. Fed의 금리 인상은 일반적으로 매우 강력한 거시경제 환경에서 발생하는 덕분입니다. 투자자는 더 높은 이익에 대해 더 낮은 배수를 얻겠지만 주가는 여전히 더 높아집니다. 당신이 빠트린 것입니다.

-데시팬드: 나는 빠트리지 않았어요. 특히 이번엔 과거와 상당히 다를 것으로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이번 주기에는 기업 이익이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기업 이익에 영향을 미칠 팬데믹 시기 소비 지출의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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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 미국의 소비 지출은 대유행 이후 놀라운 변화를 겪었습니다. 지출을 서비스에서 상품으로 옮겼습니다. 상품 소비는 팬데믹 이전 전체 지출의 약 30%에서 현재 약 35%로 증가했습니다. 미국 소비자가 매년 쓰는 돈을 고려하면 5%는 한 해 8000억 달러에 달합니다.

-데시팬드: 충격적 변화죠. 그런 추가 지출로 자동차와 가전제품 품귀까지 발생했습니다. 반면 여행, 엔터테인먼트와 같은 서비스는 타격을 받았고, 아직 복구되지 않았습니다. 팬데믹 기간 서비스에서 상품으로의 소비 전환은 놀라운 것은 아니지만 그 규모는 꽤 놀라웠습니다. 나는 이것이 막대한 재정 부양책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나라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지만, 그 변화의 규모는 미국만큼 크지 않았습니다. 일자리를 잃었던 수백만 명의 총임금보다 네 배 많은 돈을 뿌렸죠.

-멜리: 일단 전염병이 완화되면 서비스 소비가 반등할 것이며, 이는 미국 국내총생산(GDP)과 기업 이익에 모두 좋을 겁니다.

-데시팬드: 물론입니다. 하지만 기업 이익이 팬데믹 기간 눈부시게 급증했던 건 왜일까요. 그건 상품 수요가 기업 이익을 끌어올리는 핵심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수요는 지속할 수 없어요. 결국, 지출이 정상화되고 기업 이익은 줄어들 것입니다. 오미크론이 물러나고 경제가 정상화되면 올해부터 감소가 시작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말리: 이상한 논리네요. 미국은 서비스 중심 경제입니다. 서비스 소비가 늘면 기업들도 혜택을 많이 받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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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시팬드: 서비스 분야 기업은 좋겠지요. 하지만 미국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서비스는 의사, 변호사, 미용사, 소규모 소매점 등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의미입니다. 대부분 상장사는 실제로 상품을 거래합니다. 투자자들이 이 점을 놓치고 있는 건 과거에 상품과 서비스 소비 사이에서 이런 변화를 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의 두 가지 유형의 지출이 매우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죠.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주식 살 때 vs 아니다…월가의 두 전략가가 다툰 이유
-말리: 그 이야기는 흥미롭네요. 하지만 저는 다른 의견을 갖고 있어요. 다시 금리로 돌아가 보죠. 나는 시장이 금리가 얼마나 높아질지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데시팬드: 시장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십니까?

-말리: 단기적으로는 금리가 곧 오를 겁니다.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문제는 올해 얼마나 많이 올릴 것이냐겠지요. 인플레이션을 일으킨 공급 측면의 문제는 생각보다 훨씬 더 빨리 완화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실제 인상 횟수는 줄어들 것으로 생각합니다.

-데시팬드: 공급망은 여전히 혼란스러운 상태입니다. 기업은 소비자에게 상품을 제공할 수 없고, 희소한 탓에 가격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6개월 동안 존재했고, 대부분 경제학자가 예상한 것보다 더 오래 지속하고 있습니다.

-말리: 미국에서는 오미크론 파동이 상당히 빠르게 물러가고 있습니다. 먼저 경험한 남아프리카와 같은 궤도를 따르고 있죠. 새로 개발된 치료제까지 퍼지면 팬데믹이 공급망에 미친 영향을 크게 줄일 수 있고, 문제는 꽤 빨리 완화될 수 있을 겁니다.

-데시팬드: 그런 확신이 서지 않아요. 미국이 다른 국가보다 먼저 치료제를 얻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많은 공급망 문제는 해외에서 시작됐습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 '코로나 제로' 정책을 지속하는 한 공급망 혼란은 계속될 것입니다. 중국은 확산 징후가 나타나면 여전히 도시 전체를 봉쇄하고 있어요.

-말리: 국제적 관점은 설득력이 있군요. 하지만 소비 변화에 대한 당신의 주장이 맞는다면, 상품 가격에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을지 염두에 두는 게 좋겠습니다. 저는 상품 가격의 심각한 디플레이션을 볼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금 공급망 문제 때문에 기업들은 과도하게 여러 번 주문하고 있어요. 만약 상품 소비 추세가 바뀌면 상품 과잉을 부를 것이고 가격이 하락하는 걸 볼 수 있을 겁니다. 그 자체로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줄일 수 있어요.

-데시팬드: 인플레이션은 상승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범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일시적 요인도 있지만, 주거비 관련 요소, 그리고 최근 나타난 서비스 관련 요소는 훨씬 더 지속적입니다. 저는 이런 요소가 Fed와 시장을 정말 걱정하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경제가 잘 될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강력한 경제는 Fed가 계속해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여유를 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경제와 기업 이익의 디커플링(분리)입니다. 이는 주식에 역풍이 될 수 있습니다.

-말리: 공급망 혼란은 인플레이션 원인의 일부입니다. 팬데믹 이후 수백만 명이 일자리에 복귀하지 않은 것도 큰 원인이죠. 오미크론 변이가 사그라지면 수백만 명의 근로자가 복귀하면서 이는 공급 증가로 이어질 것입니다.

-데시팬드: 모든 사람이 다시 일하기를 기대하는 건 비현실적입니다. 일부 요인은 문화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이제 일과 삶의 균형, 재택근무 등 팬데믹 이전과 다른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멜리: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가 지적하고 싶은 건 사라진 모든 근로자가 복귀할 필요는 없고, 공급망의 모든 문제도 해결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이 두 가지 측면에서 약간의 개선이 이뤄지면 Fed가 현재 시장 예상보다 훨씬 쉽게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고, 더 적게 금리를 인상하리라 생각합니다. 그것은 증시 변동성의 주요 촉매 중 하나를 없앨 것입니다.

-데시팬드: 모든 것은 정상화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제 논리를 뒷받침합니다. 정상화는 상품 소비와 기업 이익 감소로 이어질 것이고, 이는 주식에 좋지 않습니다.

-멜리: 미국의 대기업들은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어요. 가격을 책정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미국의 많은 중요한 산업이 시장 지배력의 징후를 나타내고 있고, 그 분야의 대기업은 당신이 지적하는 역풍에도 불구하고 마진을 방어하고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데시팬드: 팬데믹 기간 미국 기업의 마진은 매우 견고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데이터는 당신의 주장에 반하는 것 같아요. 4분기 어닝시즌의 특징 중 하나는 마진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기업들은 작년처럼 비용 증가 요인을 모두 고객에게 전가할 수 있었던 것 같지 않아요. 또 그동안 낮은 비용으로 만들었던 재고를 다 판매했고, 이제는 비싼 가격을 지불하며 재고를 재구축하면서 일부 마진 압력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말리: 그건 인플레이션 초기에 나타나는 모습이에요. 시간이 흐르면 인플레이션은 기업에 가격 인상에 필요한 여유를 제공할 것입니다. 특히 시장 지배력을 가진 기업은 더 많은 조정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데시팬드: 나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기업의 시장 지배력에 대응하기 위해 취하고 있는 조치에 대해 보고 있어요. 합병에 대해 부정적이고, 반독점법을 강력하게 적용하려 합니다.

-말리 : 미국 행정부는 독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몇 가지 쟁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부터 그런 정부의 노력은 성공 가능성이 작습니다.

-데시팬드: 이것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십시오. 유럽은 이 문제에 대해 덕 적극적이고, 더 많은 성공을 거둬왔습니다. 대부분의 미국 대기업은 다국적 기업입니다.

-말리 :우리가 논의한 것들은 당장 3월 금리 인상부터 빠른 속도로 전개될 것입니다. 잘 지켜보죠.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