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가 급등한 것으로 집계된 데 따라 조기 긴축 우려가 팽배했습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가 더 많이 떨어졌습니다.

대표 지수인 S&P500지수는 전날 대비 1.81% 하락한 4,504.08, 나스닥지수는 2.10% 밀린 14,185.64, 다우지수는 1.47% 떨어진 35,241.59로 각각 거래를 마쳤습니다.

‘인플레이션 우려’ 장세라고 할 만했습니다.

미 노동부는 1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7.5% 급등했다고 밝혔습니다. 시장 예상치(7.2~7.3%)를 크게 상회했습니다. 전 달보다는 0.6%(시장 예상은 0.4%) 뛰었습니다.

이런 물가 상승률은 1982년 2월 이후 40년만에 가장 높은 겁니다.

미 인플레이션 수치가 나온 뒤 국채 금리가 미친 듯이 뛰었습니다. 통화 정책 변화 가능성을 가장 잘 반영하는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하룻동안 25bp(0.25%포인트) 급등했습니다. 연 1.61%로 마감했습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2.03%로, 전날 대비 9bp 올랐습니다. 수익률 곡선 평탄화(일드 커브 플래트닝)가 강화됐습니다.

탄탄한 고용 수치가 재확인되면서 가파른 금리 인상 우려가 커졌습니다. 지난 5일로 끝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 주 대비 1만6000명 줄어든 22만3000명에 달했습니다. 전문가 예상(23만 명)보다 적었습니다.

미 중앙은행(Fed)의 고위 당국자는 매파적인 발언을 쏟아내며 불안을 부추겼습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오는 7월까지 100bp가량 금리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올해 2분기부터 대차대조표 축소에 나서는 방안을 선호한다”고도 했습니다. 시장에선 대차대조표 첫 축소 시점을 빨라야 올해 6~7월로 봐왔습니다.

불러드 총재는 “(1년에 8차례 열리는) 정례회의가 아닌 긴급회의를 열어서라도 금리를 높일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불러드 총재는 종전에도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분류되긴 했습니다만 이날 발언은 시장에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는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참석해 투표권을 행사하는 멤버이기도 합니다.

이 발언이 나온 뒤 시장에선 3월 FOMC 정례회의 때의 예상 기준금리 인상폭을 높여잡았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3월 인상폭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종전 25bp에서 50bp(97% 확률)로 뛰었습니다.

구겐하임의 스콧 미너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트위터에 “시장은 3월 50bp 인상 가능성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캐시 보스트잔치 옥스퍼드이코노믹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국채 금리 급등이 증시, 특히 부채가 많은 기술주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습니다.

국제 유가는 강보합이었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날 대비 0.3%가량 오른 배럴당 90달러 선에서 움직였습니다.

이날의 ‘글로벌마켓나우’ 이슈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예방주사 소용없는 미 물가 충격…미친 국채 금리 ② 실수로 실적 누출된 어펌…주가 30% 급락하고 직원 자르고 ③ 불러드 “긴급 FOMC 열어 큰 폭 인상해야” ④ 암호화폐 하락 왜?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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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