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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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대형 인수합병(M&A) 계약이 잇달아 체결되면서 글로벌 M&A 시장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지난달 정보기술(IT)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게임업체 액티비전블리자드를 687억달러에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이에 질세라 일본 소니도 게임 개발사 번지를 36억달러에 사들였다.

M&A 시장이 호황을 누리는 것은 M&A가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손쉬운 수단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씨티그룹은 “경제 성장이 둔화한 상황에서 기업들엔 M&A가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수단”이라며 “지난해 막대한 현금을 벌어들인 기업들이 올해는 자금을 대거 풀 것”이라고 전망했다. 작년 북미에서의 M&A 체결 규모는 1조1500억달러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1조4000억달러)보다 적었다.

시장에선 어떤 기업이 다음 M&A 대상이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M&A가 이뤄지면 일반적으로 피인수 기업의 주가가 급등하기 때문이다. MS의 블리자드 인수 소식이 전해지자 블리자드의 주가는 하루 만에 25.9% 뛰기도 했다. 금융정보사이트 팁랭크는 7일(현지시간)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선정한 인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소개했다.
인수되면 뛴다…뜨거운 M&A시장 수혜주는

불붙은 게임업계 M&A…수혜주는

게임업체 중에선 이스라엘 모바일 게임업체 플레이티카(PLTK)가 M&A 대상이 될 공산이 큰 종목으로 꼽혔다. 플레이티카의 월간 활성 이용자는 3500만 명에 달한다.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100대 모바일 게임 가운데 9개를 보유하고 있다. 대표 게임으로는 월드시리즈오브포커, 슬롯매니아, 빙고블리츠 등이 있다.

주가는 올해 들어 약 13% 하락했다. 최대주주인 플레이티카홀딩스UK2가 주식 매각을 고려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 시장의 성장성이 높은 데다 M&A를 통해 주가 상승을 노려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모바일 게임 시장은 지난해 약 1000억달러에서 2024년에는 1700억달러까지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자산운용사 DA데이비슨의 프란코 그랜다 애널리스트는 “플레이티카는 테이크투에 인수된 징가에 필적할 만큼 훌륭한 게임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며 “최근 게임업계에 M&A가 잇따르면서 인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인수된다면 주가가 25~3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7일 종가(15.65달러) 대비 주가가 최대 두 배 가까이 오를 수 있다는 의견이다.

리오프닝 수혜주 유로넷월드와이드

글로벌 전자결제 기업 유로넷월드와이드(EEFT)는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성장성이 돋보여 인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이 회사는 170개국에 5만 개 이상의 ATM(현금자동입출금기)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고 국제 여행이 늘어나면 ATM을 이용한 결제가 늘어 수익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앤드루 제프리 트루이스트 애널리스트는 “유로넷월드와이드는 팬데믹이 종료되면 수혜를 누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가에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며 “ATM뿐만 아니라 각국에 깔아 놓은 송금 및 결제 서비스의 가치를 고려하면 매력적인 인수 대상”이라고 했다.

다른 기업에 인수되지 않더라도 성장성이 커 주가 상승을 노려볼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작년 3분기 매출은 8억17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약 23%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억1400만달러로 70% 가까이 증가했다. 이 회사에 대한 월가의 투자 의견은 ‘강력 매수’다. 애널리스트 5명이 만장일치로 ‘매수’ 등급을 매겼다. 목표 주가는 171.25달러로 제시했다. 7일 종가(137.12달러) 대비 약 24%의 상승 여력이 있다는 평가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