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문사인 에버코어ISI가 올해 역시 미국의 물가 급등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10일(현지시간) 예측했다. 그 이유로는 5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작년 인플레이션을 촉발했던 주요 배경인 인금 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근로 가능 인력이 꾸준히 줄어드는 가운데 인력난이 단기간 내 완화되기 어려울 것이란 진단이다. 겨울철 들어 더 가파르게 뛴 임차료의 고공행진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의 가격 결정력은 전례없이 강해질 것이라는 게 에버코어 측 설명이다. 공급 병목 현상 속에서 소비자 수요는 여전히 강력하기 때문이다. ‘그린플레이션’(greenflation)으로 불리는 녹색 정책 여파도 물가를 상승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11월 6.8%까지 치솟았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11월 6.8%까지 치솟았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1970년대에도 대기 및 수질 오염을 막는 비용이 누적되면서 물가를 자극했었다는 설명이다. 바이든 정부 들어 기후변화 대응 비용이 급증하고 있어 인플레이션 위협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계속 자극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통화 당국의 부양책이다.

미국 내 광의의 통화(M2) 공급량은 지난 2년간 41% 급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통화 팽창 속도를 두 배 뛰어넘었다는 설명이다. 시중에 풀린 돈이 지나치게 많기 때문에 물가 급등세가 쉽게 진정되기 어려울 것이란 얘기다.

ISI 측은 “미 중앙은행(Fed)이 올해 기준금리를 세 차례 올려 연 0.75~1.0%를 만드다고 해도 실질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