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타 시·군보다 턱없이 적어…"서민 삶에 무관심" 불만
전주사랑상품권 올해엔 더욱 '그림의 떡'…발행액 크게 줄어
전북 전주사랑상품권이 올해에는 더욱 '그림의 떡'이 될 전망이다.

발행액이 턱없이 부족해 시민 불만이 컸는데도 되레 예산이 축소된 탓이다.

시는 올해 2천400억원 규모의 전주사랑상품권을 발행하고 오는 3일부터 판매한다고 2일 밝혔다.

작년의 2천780억원보다 380억원이나 줄어든 규모다.

1인당 연간 구매 한도도 작년에는 제한이 없었으나 올해는 120만원으로 축소했다.

다만 캐시백 10%는 그대로 유지한다.

발행액 감소로 전주사랑상품권 구매는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게 됐다.

시가 작년 6월부터 월 발행액을 150억원으로 제한한 이후 전주사랑상품권은 매달 판매 첫날 오전이면 동나곤 했다.

한 푼이 아쉬운 시민들이 발행 시각인 오전 9시에 맞춰 일제히 구매에 나서면서 접속이 지연되는 일이 벌어지곤 했을 정도다.

이 때문에 발행액을 늘려야 한다는 시민 민원이 쇄도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의 불만도 컸다.

올해는 특히 새로 도입하는 공공 배달 앱에서 결제가 가능해 수요는 더욱 늘어나게 된다.

전주사랑상품권 발행액은 인근의 타 시·군과 비교해도 지나치게 적다.

전주사랑상품권 올해엔 더욱 '그림의 떡'…발행액 크게 줄어
지역화폐를 처음 도입한 군산시는 작년 4천700억원보다 줄긴 했지만 2천800억원어치를 발행한다.

인구가 전주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26만여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주시보다 1인당 3배 가까이 많은 금액이다.

인구 28만명의 익산시는 3천억원어치를 판다.

익산시는 상품권 할인율이 20%나 돼 예산 부담이 훨씬 큰 데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전주시가 예산 부족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서민의 팍팍한 삶을 외면한 예산 운용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시민 정모(36)씨는 "1인당 연간 구매 한도가 600만∼1천200만원에 달하는 다른 시·군에 비하면 최대 10분의 1 수준"이라며 "다른 자치단체는 예산이 남아돌아서 그러는 것이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정씨는 "다들 허리띠를 졸라매 가면서 지역화폐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서민의 고달픈 삶에 대한 공감과 지원 의지가 부족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전주시 관계자는 "시민 불만은 잘 알고 있다"면서 "국비와 도비 지원 상황에 따라 추가 예산을 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