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비자당국 BNPL우려 표명에 업체 주가 전반적 약세
미국 소비자금융보호국(CFB)이 어펌, 페이팔, 애프터페이, Zip 등 BNPL(선결제 후지불) 관련 주식들이 약세를 나타냈다.

1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CFB는 지난 16일 BNPL 업체들의 서비스에 대한 장단점과 리스크(위험요인)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BNPL은 한국의 신용카드 할부와 비슷한 서비스다. 고객이 물건을 결제하면 BNPL 업체들은 판매사에 대금을 먼저 지급하고 고객으로부터 수개월 동안 대금을 나눠 받는다. 신용카드를 발급받는 게 쉽지 않은 미국의 20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고객은 보통 BNPL업체에 할부이자를 내지 않고 연체될 경우에 연체수수료를 납부한다. BNPL업체들은 제품 판매사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대부분의 수익을 거둔다.

CFB는 소비자들이 BNPL을 통해 사실상 빌린 돈을 제대로 갚을 수 있는 지 불확실하고, BNPL 관련 규제 및 공시제도 미비, 업체들의 데이터수집 등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BNPL 업체 주가는 CFB 조사 소식에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BNPL 대표주로 꼽히는 어펌은 16일 11% 하락했고 이날 장 중엔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페이팔은 이틀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고 호주 업체인 애프터페이, 세즐, ZIP 등도 16일 6~10% 하락 마감했다.
페이팔 최근 한 달 주가 그래프
페이팔 최근 한 달 주가 그래프
BNPL은 코로나19 펜데믹에 따른 온라인 상거래 확대와 맞물려 수혜주로 꼽혔다. 하지만 손실이 급증하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예컨대 Zip의 2021회계연도 손실은 7억2400만 호주달러로 전년(2060만 호주달러) 대비 급증했다. 애프터페이 역시 손실이 2020년 2680만 호주달러에서 2021년 1억9400만달러로 증가했다. 고객이 늘면서 투자와 비용이 급증했는데, 업체에서 받는 수수료만으로는 이익을 내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각 국 정부는 BNPL에 대한 현미경 감시를 예고하고 있다. BNPL 규제안을 마련하기 위해 업체들과 논의하고 있는 영국 재무부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CNBC는 "규제가 BNPL의 성장성을 둔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리콘밸리=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