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부 지역을 강타한 토네이도 후폭풍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으로 번졌다. 근무 중 휴대폰 사용을 금지한 아마존의 방침이 재난 상황에서 인명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사고 당시 SNS에 ‘우주여행 축하’ 게시글을 올린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의 태도도 도마에 올랐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현지시간) “아마존 노동자들이 근무 중 휴대폰 사용을 금지한 회사 방침 때문에 재난 정보를 제때 확인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아마존 창고 직원들은 일할 때 휴대폰을 소지하지 못한다. 노동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회사 방침 때문이다. 직원들이 일터에 들어갈 땐 휴대폰을 차량이나 사물함에 둬야 한다. 작업장 입구에선 휴대폰 지참 여부를 확인하는 금속 탐지기까지 통과해야 한다.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사태 이후 휴대폰 사용 금지 방침이 잠시 중단됐지만 아마존은 최근 이를 다시 확대하고 있다.

일부 직원은 이런 근로 환경이 안전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전날 토네이도로 애드워즈빌 물류창고가 무너져 직원 6명이 숨지고 다수가 실종되자 회사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휴대폰이 없어 수시로 기상 변화를 확인하지 못하는 데다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구조대원과 통화하는 것조차 어렵다는 것이다. 가족 등 사랑하는 사람과 마지막 순간에 작별인사를 나누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직원들은 주장했다.

베이조스 창업자의 태도도 문제가 됐다. 그는 구조대원들이 한창 인명구조 활동을 하는 시간에 블루오리진의 세 번째 유인 우주선 발사를 자축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비판이 커지자 뒤늦게 “팀원을 잃은 것에 가슴 아프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사고 발생 24시간 만에 나온 성명이라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