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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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상장지수펀드(ETF)에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이 쏠렸다. 각국의 경기 부양책으로 유동성이 넘쳐나면서 증시가 유례없는 호황을 기록하자 ETF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투자 리서치업체 모닝스타의 자료를 인용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전 세계 ETF 유입액이 1조달러(약 1182조원)를 돌파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다. 이미 지난해 전체 ETF에 투자된 금액인 7357억달러를 넘어섰다.

유입된 자금의 대부분은 대형 자산운용사인 뱅가드그룹, 블랙록, 스테이트스트리트 등의 ETF 상품에 몰렸다. 다른 자산운용사들도 기존에 운영하던 뮤추얼펀드 대신 ETF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WSJ는 “ETF 운용 경험이 없는 자산운용사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디멘셔널펀드어드바이저 같은 자산운용사가 대표적이다.

올해 새롭게 나온 ETF는 380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320개에 비해 19% 늘어난 수준으로, 2000년 이후 사상 최다 규모다. 반면 올해 상장 폐지된 ETF는 74개에 그쳤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277개에 달하는 ETF가 사라진 것과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올 들어 S&P500지수가 25% 이상 오르는 등 주요 지수가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이면서 ETF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ETF는 지수 상승기에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으로 꼽힌다. 리치 파워 뱅가드 ETF 매니저는 “증시 활황세가 계속되면서 점점 더 많은 투자자들이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ETF를 찾는 큰손 투자자도 늘어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0일 “미국 증시에 상장된 ETF에 보험사,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의 뭉칫돈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씨티그룹 자료에 따르면 순자산 가치 기준으로 미국 ETF의 약 40%를 기관투자가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년 전 35%에 비해 5%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