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참여한 컨소시엄이 잉글랜드 프로축구단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3억500만파운드(약 4955억원)에 인수했다.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관리하는 국부펀드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는 7일(현지시간) 뉴캐슬을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영국 금융인인 아만다 스테이블리, 억만장자 루벤 형제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꾸린 PIF는 3억500만파운드에 뉴캐슬을 인수키로 했다.

이번 계약으로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이 소유한 맨체스터시티, 카타르 스포츠인베스트먼트가 운영하는 프랑스 파리 생제르망과 함께 뉴캐슬도 오일머니로 운영되는 유럽 축구클럽 대열에 합류했다.

중동 국가들은 스포츠 분야 투자를 통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소프트 파워를 확대하고 있다. 일각에선 열악한 인권 상황을 감추기 위한 꼼수라는 이유로 '스포츠 워싱'이라고 부른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포뮬러원, 세계 권투 챔피언, 골프, 테니스 등을 유치하기 위해 수백억 달러를 지출하고 있다. 보수적인 국가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서다.

PIF의 뉴캐슬 인수가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지난해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EPL)는 불법 스트리밍 등을 문제삼아 뉴캐슬 인수 승인을 거부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축구단 운영에 관여할 것이란 점도 인수엔 걸림돌이 됐다. 이번 인수 승인에 앞서 EPL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로부터 구단 운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