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중국 불공정·불법 많아…모든 수단 동원해 싸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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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재무장관 지명자…상원 인준청문회 개최
"경기부양 통 크게…타국의 환율 조작 저지"
"유럽 등과 조율해 법인세율 인상 나서겠다"
다만 코로나 사태 극복한 후에야 시도 가능
美 50년만기 국채 발행 가능성도 검토할 것
"경기부양 통 크게…타국의 환율 조작 저지"
"유럽 등과 조율해 법인세율 인상 나서겠다"
다만 코로나 사태 극복한 후에야 시도 가능
美 50년만기 국채 발행 가능성도 검토할 것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지명자가 중국 정부의 불공정하고 불법적인 관행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조기 극복하기 위해 “통 크게 행동할 것”(act big)이라고 강조했다.
미 중앙은행(Fed) 의장 출신인 옐런은 19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열린 상원 금융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재무장관 지명에 따른 자질을 평가 받았다. 옐런은 이변이 없는 한 이번 청문회에서 무난히 인준될 게 확실시된다.
▶미·중 갈등
옐런은 대중 관계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기조를 이어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중국은 미국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경쟁국”이라며 “중국의 불공정하고 불법적인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저임금 노동력과 열악한 환경 기준 등을 적시했다.
앞서 트럼프 정부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을 비롯한 홍콩, 중국 관리에 대해 제재를 단행하는 등 중국을 압박해 왔다.
옐런은 “중국이 불법 보조금과 덤핑, 지식재산권 도둑질, 무역장벽 등을 동원해 미국 기업들을 약화시키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경기 부양
옐런은 재정 부양과 관련해 “차기 정부가 크게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일 대통령직 수행을 시작하는 조 바이든 당선인은 이미 1조9000억달러 규모의 추가 부양안을 공개한 상태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4150억달러, 가계 원조를 위한 1조달러, 중소기업과 지역사회를 위한 4400억달러 등이다.
옐런은 “대통령과 나, 둘 중에 누구도 국가 채무 부담에 대한 고려 없이 이런 대규모 구호 패키지를 제안하는 게 아니다”면서 “금리가 역사적 저점에 놓인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일은 크게 행동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부양책으로 국가 부채 비율이 높아지겠지만 현재 금리가 워낙 낮기 때문에 큰 부담이 없을 것이란 얘기다. 그는 “오랫동안 고생해 온 사람들을 돕는다면 그 혜택이 비용을 훨씬 초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옐런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단 전염병을 극복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환율
옐런은 인위적인 달러 약세를 추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동시에 외국의 환율 조작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미국은 경쟁 우위를 얻기 위해 약달러를 추구하지 않는다”며 “다른 나라가 그렇게 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도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옐런은 “미국 달러와 기타 통화의 가치는 시장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며 “외국 정부가 무역에서 우위를 얻기 위해 통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는 모든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런 발언은 빌 클린턴 정부 때부터 내려온 ‘강한 달러’ 정책 기조로의 복귀를 시사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강달러 기조는 트럼프 정부가 사실상 폐기했던 정책이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지나치게 강한 달러가 미국 경제를 해친다”고 말한 적도 있다.
▶증세
옐런은 “다른 나라들과 조율할 수만 있다면 법인세율을 지금보다 더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인세율을 높이더라도 미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작년 대선 기간 중 현재 21%인 법인세율을 28%로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트럼프 대통령 이전 미국의 법인세율은 35%였다.
옐런이 ‘다른 나라와의 조율’을 언급한 것은 세율 인상에 따른 다국적 기업들의 이탈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서다. 미국이 세율을 올린 뒤 다국적 기업이 본사를 유럽 등 해외로 이전하면 미 경제엔 훨씬 큰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다만 옐런은 즉각적인 법인세율 인상에 대해선 반대했다. 그는 “미국이 코로나 사태를 극복했다고 평가한 후에야 법인세율 인상 등 어떤 계획이라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동·투자
옐런은 “미국 근로자들의 요구를 관심 사안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걸 최고 가치로 삼겠다는 것이다.
그는 “미 근로자와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에 초점을 맞추겠다”며 “지원 방안을 가급적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다만 투자 확대도 강조했다. 옐런은 “인프라에 투자하고 근로자에 투자하며 연구개발(R&D)에 투자해야 한다”며 “이런 일들이 우리 경제를 빠르게 성장시키고 경쟁력을 끌어 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기 국채
옐런은 ‘50년 만기 초장기 채권 발행 가능성을 검토할 것이냐’는 질의에 대해 “이런 생각에 대해 열려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초장기 채권에 대한 시장 수요를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옐런은 “지금처럼 금리가 매우 낮을 때 장기 채권을 발행하는 건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 재무부는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작년 20년 만기 국채를 발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투자 수요가 충분치 않다고 판단 잠정 중단한 상태다.
이날 뉴욕 증시는 옐런의 경기 부양 지지 발언 등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다우 지수는 0.38% 오른 3만930.52, S&P 500 지수는 0.81% 상승한 3798.91, 나스닥 지수는 1.53% 뛴 1만3197.18로 각각 마감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미 중앙은행(Fed) 의장 출신인 옐런은 19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열린 상원 금융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재무장관 지명에 따른 자질을 평가 받았다. 옐런은 이변이 없는 한 이번 청문회에서 무난히 인준될 게 확실시된다.
▶미·중 갈등
옐런은 대중 관계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기조를 이어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중국은 미국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경쟁국”이라며 “중국의 불공정하고 불법적인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저임금 노동력과 열악한 환경 기준 등을 적시했다.
앞서 트럼프 정부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을 비롯한 홍콩, 중국 관리에 대해 제재를 단행하는 등 중국을 압박해 왔다.
옐런은 “중국이 불법 보조금과 덤핑, 지식재산권 도둑질, 무역장벽 등을 동원해 미국 기업들을 약화시키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경기 부양
옐런은 재정 부양과 관련해 “차기 정부가 크게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일 대통령직 수행을 시작하는 조 바이든 당선인은 이미 1조9000억달러 규모의 추가 부양안을 공개한 상태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4150억달러, 가계 원조를 위한 1조달러, 중소기업과 지역사회를 위한 4400억달러 등이다.
옐런은 “대통령과 나, 둘 중에 누구도 국가 채무 부담에 대한 고려 없이 이런 대규모 구호 패키지를 제안하는 게 아니다”면서 “금리가 역사적 저점에 놓인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일은 크게 행동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부양책으로 국가 부채 비율이 높아지겠지만 현재 금리가 워낙 낮기 때문에 큰 부담이 없을 것이란 얘기다. 그는 “오랫동안 고생해 온 사람들을 돕는다면 그 혜택이 비용을 훨씬 초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옐런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단 전염병을 극복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환율
옐런은 인위적인 달러 약세를 추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동시에 외국의 환율 조작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미국은 경쟁 우위를 얻기 위해 약달러를 추구하지 않는다”며 “다른 나라가 그렇게 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도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옐런은 “미국 달러와 기타 통화의 가치는 시장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며 “외국 정부가 무역에서 우위를 얻기 위해 통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는 모든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런 발언은 빌 클린턴 정부 때부터 내려온 ‘강한 달러’ 정책 기조로의 복귀를 시사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강달러 기조는 트럼프 정부가 사실상 폐기했던 정책이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지나치게 강한 달러가 미국 경제를 해친다”고 말한 적도 있다.
▶증세
옐런은 “다른 나라들과 조율할 수만 있다면 법인세율을 지금보다 더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인세율을 높이더라도 미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작년 대선 기간 중 현재 21%인 법인세율을 28%로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트럼프 대통령 이전 미국의 법인세율은 35%였다.
옐런이 ‘다른 나라와의 조율’을 언급한 것은 세율 인상에 따른 다국적 기업들의 이탈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서다. 미국이 세율을 올린 뒤 다국적 기업이 본사를 유럽 등 해외로 이전하면 미 경제엔 훨씬 큰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다만 옐런은 즉각적인 법인세율 인상에 대해선 반대했다. 그는 “미국이 코로나 사태를 극복했다고 평가한 후에야 법인세율 인상 등 어떤 계획이라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동·투자
옐런은 “미국 근로자들의 요구를 관심 사안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걸 최고 가치로 삼겠다는 것이다.
그는 “미 근로자와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에 초점을 맞추겠다”며 “지원 방안을 가급적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다만 투자 확대도 강조했다. 옐런은 “인프라에 투자하고 근로자에 투자하며 연구개발(R&D)에 투자해야 한다”며 “이런 일들이 우리 경제를 빠르게 성장시키고 경쟁력을 끌어 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기 국채
옐런은 ‘50년 만기 초장기 채권 발행 가능성을 검토할 것이냐’는 질의에 대해 “이런 생각에 대해 열려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초장기 채권에 대한 시장 수요를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옐런은 “지금처럼 금리가 매우 낮을 때 장기 채권을 발행하는 건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 재무부는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작년 20년 만기 국채를 발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투자 수요가 충분치 않다고 판단 잠정 중단한 상태다.
이날 뉴욕 증시는 옐런의 경기 부양 지지 발언 등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다우 지수는 0.38% 오른 3만930.52, S&P 500 지수는 0.81% 상승한 3798.91, 나스닥 지수는 1.53% 뛴 1만3197.18로 각각 마감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