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50억달러(약 5조427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고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지난 9월 50억달러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밝힌 데 이어 3개월만에 또다시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선 것이다.

이날 미 CNBC에 따르면 테슬라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이 같은 계획을 제출했다. 유상증자는 한꺼번에 이뤄지지 않고 '가끔' 주식을 파는 형태로 진행되며 '시세대로' 가격을 매긴다고 테슬라 측은 밝혔다.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 글로벌마켓츠 등 10개 은행이 주관할 예정이다.

업계는 테슬라가 독일과 미국 텍사스에 자동차 제조시설 건설을 추진하는 등 사업을 확장하는 가운데 유상 증자 발표가 나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업체가 신규 공장 설립할 때는 막대한 자본 투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내년과 2022년에 걸쳐 25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투자금은 주로 배터리 제조 시설을 포함한 신규 공장 확대에 쓰일 전망이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유상증자 발표에 대해 "확실히 긍정적이며 확고한 주가 상승 신호"라며 "자본구조를 더욱 튼튼하게 만들고 채무 부담을 덜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자금 조달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테슬라의 올 3분기 운영비는 12억5000만달러로 전분기보다 33% 급증했다.

테슬라는 이 달 말 미국 S&P500 주가지수에 편입된다. 올해에만 670%가량 주가가 폭등해 시가총액 6000억달러를 넘어섰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