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간 주가 390% 뛴 렌딩클럽…P2P 위기 딛고 부활 날개짓
미국 핀테크 기업 렌딩클럽(LC)이 최근 1년 동안 390%에 육박하는 주가 수익률을 기록해 주목을 받고 있다. 렌딩클럽은 2010년대 중반까지 미국 P2P 대출(개인 간 대출) 시장을 이끌었던 대표 기업이지만, 2016년 부실 대출 문제가 불거지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4년 상장 당시 120달러를 넘었던 주가는 지난해 5달러 밑까지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최근 들어 위기를 딛고 부활의 날개짓을 펼치면서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렌딩클럽의 최근 1년(2020년 11월 24일~2021년 11월 23일) 동안 주가 상승률은 386.95%에 달한다. 올 들어선 284.95% 급등했다. 연초 10달러도 안 되던 주가는 30달러 후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렌딩클럽은 2006년 설립 이후 2016년까지 미국 P2P 시장을 이끌었다. P2P 시장의 급성장, 핀테크 열풍 힘입어 2014년 12월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뉴욕증권거래소에 입성했다. 거래 첫날엔 공모가 대비 50% 이상 주가가 뛰었을 정도로 월가의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2016년 부실 대출 파문이 발생하면서 침체기가 시작됐다. 창업자인 르노 라플랑셰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고객에게 2200만달러에 이르는 자금을 부당 대출해준 사실이 내부 감사를 통해 드러나면서 신뢰도가 수직 하락했다. 창업자를 비롯한 주요 임원진이 회사를 떠났다.

작년 9월엔 주가가 4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P2P 시장의 성장세도 꺾이면서 부진에서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렌딩클럽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것은 래디어스뱅크 인수를 발표하면서다. 래디어스뱅크는 미국 대형 인터넷 은행이다. P2P 업체가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가 관리하는 전통 은행을 인수한 것은 처음이다. 렌딩클럽이 올 초 래디어스뱅크 인수합병(M&A)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시장의 평가도 달라지고 있다.

래디어스뱅크 인수로 예적금 등 상품을 판매하게 돼 수익원이 다양해졌다. 또 전통 은행을 끌어안으면서 자금을 안정적으로 낮은 수수료에 조달할 수 있게 됐다.

실적도 3개 분기 연속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를 웃도는 등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렌딩클럽의 대출 규모는 지난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14% 늘어났다. 영업수익(매출)이 20%, 이익은 190% 증가했다.

업계가 주목하자 투자도 늘고 있다. 187억달러의 운용 자산을 보유한 투자회사 잭슨스퀘어파트너스가 올 1분기부터 렌딩클럽의 주식을 본격적으로 매입하기 시작했다. 9월 말 기준 최대 주주 뱅가드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 있다.

설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