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도매물가가 넉 달 연속 하락했다. 장바구니 물가 상승률도 예상치에 못 미쳤다. '제로 코로나' 폐기 이후 기대됐던 경기 반등이 제대로 나타나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0.8%로 집계됐다고 10일 발표했다. 중국의 PPI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1.3%로 코로나19 사태 충격이 이어지던 2020년 12월(-0.4%) 이후 22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떨어진 바 있다. 이후 1월까지 4개월 연속 하락했다.

1월 PPI 상승률은 지난 12월(-0.7%)과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0.5%)를 밑돌았다. 국가통계국은 국제 유가와 국내 석탄 가격 하락세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항목별로는 철강재가 -11.7%, 건축자재가 -5.3%로 나타났다.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가 여전하다는 진단이다.

도매물가인 PPI는 금속, 연료, 섬유 등 주요 원·부자재의 공장 출고 가격으로 구성된다. 장바구니물가인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비해 원자재 가격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중국 수출 기업들의 출고가는 선진국 경기에 연동하는 경향이 크다. 중국의 수출은 12월까지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중소기업과 수출기업 중심의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달 49.2로 6개월 연속 기준선인 50을 밑돌았다.

지난달 21~27일 춘제(설) 연휴 관광과 영화 등 여가 소비는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의 80~90% 수준으로 회복했다. 하지만 주택과 자동차 등 고가 소비재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30% 이상 감소했다. 소비 심리가 아직 충분히 회복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월 CPI 상승률은 2.1%로 조사됐다. 작년 12월(1.8%)보다는 올랐으나 시장 예상치(2.2%)보다는 다소 낮았다. 식품이 6.2% 뛰었지만, 비식품은 1.2%로 상승률이 낮았다. CPI 구성 항목 중 가장 비중이 큰 돼지고기(2% 내외)가 11.8%, 관광이 11.2% 올랐다. 반면 자동차는 1.8%, 휴대폰은 0.8%, 주택 임대료는 0.6% 내렸다.

저우하오 궈타이쥔안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물가 안정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완화적 통화정책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