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지난해 9~10월 전국적인 전력난을 겪었다. 분기별 경제성장률(전년 동기 대비)이 2분기 7.9%에서 3분기 4.9%로 급락할 정도로 충격이 컸다. 주된 원인은 석탄 가격이 뛰자 화력발전소들이 가동을 중단한 것이었다. 석탄값 변동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전기요금 구조 때문이었다. 광산 기업들이 강화된 환경기준을 맞추느라 채굴을 줄이면서 석탄값이 뛰었다.

중국 정부는 원료비 가격 변동을 반영할 수 있도록 전기요금을 현실화하기로 했다. 전력난이 재발할 가능성은 낮아졌다. 이제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지고 있다. 지방정부들이 전기요금을 올리자 식어가는 경기에 부담을 더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25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31개 성·시 중 지역내총생산(GRDP) 2위와 4위인 장쑤성과 저장성이 최근 전기요금 인상에 착수했다. 장쑤성과 저장성은 한 달 넘게 봉쇄가 지속되고 있는 상하이와 인접하고 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창장삼각주 경제권의 핵심이다. 상하이가 다음달부터 봉쇄를 풀고 경제 정상화에 나설 계획인 가운데 전기요금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장쑤성은 이달 1일부터 30여개 전력 다소비 기업 대상 전기요금을 1㎾당 0.5위안 인상했다. GDP 당 에너지 소비량 목표를 맞추지 못했거나, 환경 기준에 미달하는 장비를 사용하는 기업들이 대상이다. 중장비 생산, 섬유, 석유화학 공장들이 포함됐다.

저장성은 시멘트, 유리, 화학 등 업종의 600여 기업들에 7월부터 12월까지 1㎾당 0.172위안을 더 받는 방침을 발표하고 의견을 접수하고 있다. 저장성은 환경기준을 맞추기 위해 천연가스 발전소를 더 돌려야 하는데,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해 전기료를 올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라라 동 S&P글로벌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산업 고도화와 탄소중립을 추진하면서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기존 공장들의 가동률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지난 40여년 간 고도성장을 지속해 온 배경 중 하나로 저렴한 전기요금이 꼽힌다. 석탄화력은 중국 전체 전력량의 70%를 차지하며, 다른 동력으로 생산한 전기 요금의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석탄 가격은 시장에서 결정하도록 하면서 전기료는 정부가 결정하는 구조를 이어오다 작년 10월부터 시장원리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꿔가고 있다.

중국의 기업용 전기 유통은 전력거래소(시장)과 국가전력망으로 이원화돼 있다. 국유기업인 국가전력망은 고정가격으로 전기를 공급한다. 가정용과 농업용 전기는 100% 국가전력망을 이용해야 한다.

기업은 국가전력망에서 30%를 의무적으로 구입해야 하며 나머지를 각 성의 전력거래소에서 살 수 있었으나 작년 10월부터 국가전력망 의무 구입 제한을 없앴다. 또 전력거래소 가격도 정부가 정한 기준가에서 위로 10%, 아래로 15% 이내에서만 움직일 수 있었으나 작년 10월부터 상하한선을 20%로 확대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