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이후 사모펀드 투자 최저치
러시아 제재 불똥 중국으로 번질까 우려
중국 정부 행보 탓에 투자 요인 사라져
글로벌 투자자들의 자본이 잇따라 중국을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의 독단적인 행정과 러시아와의 밀월관계 등 중국 시장과 결부된 리스크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이 미국 사모펀드로부터 조달한 투자액은 지난 1~3월 14억 달러(약 1조 7200억원)에 그쳤다. 2018년 이후 가장 낮은 실적이다. 중국 주식을 비롯해 채권, 뮤추얼 펀드 등 금융 시장 전반에서 자본 유출이 가속화됐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총자산 규모가 1조 3000억 달러(약 1603조원)에 달하는 노르웨이의 국부펀드는 중국의 인권 유린 문제 때문에 중국 스포츠 브랜드 투자를 취소했다. 370억달러(약 45조원) 운용하는 영국 투자회사 아르테미스 자산운용도 중국 최대 자동차 공유업체인 디디추싱과 알리바바의 앤트파이낸셜 지분을 전부 매각했다. 중국 정부가 앤트 그룹과 디디 그룹에 지나치게 개입해 주주 이익을 침해한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사이먼 에델스텐 아르테미스자산운용 매니저는 “중국 정부가 홍콩에 관한 발언 수위를 높이거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하는 것도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중국 대외 변수도 투자자들에게 골칫거리였다.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됐다. 서방국가의 러시아 제재가 중국과 결부될 수 있어서다.

내부적으론 중국 당국이 ‘제로 코로나’를 내세워 봉쇄 조치를 취하는 등 무리하게 방역 정책을 밀어붙였다. 경기 침체가 우려될 정도로 생산망이 마비됐다. 에델스텐 매니저는 “중국이 러시아 편을 들게 되면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가가 중국을 겨냥해 제재 정책을 펼칠 수 있다”며 “여기에 상하이 봉쇄가 장기화하며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급속히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국제 자본시장에서 투자 자금을 끌어들이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에 투자하던 헤지펀드에서도 자금 유출이 잇따라서다. 중국 증시도 급락했다. 중국 대표지수인 CSI300 지수는 올해 들어 15% 떨어졌다. 세계 경제 추세를 반영하는 MSCI월드 지수와 비교하면 201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브렌던 아헨 크레인펀드자문 최고 투자책임자(CIO)는 “최근 중국 자본 시장에서 가격 변동성을 고려하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매도하는 투자자들이 급증했다”며 “중국 정부의 규제는 잘 알려진 글로벌 기업을 겨냥한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위험이 높아도 수익을 보장하지도 않는다는 결론이 나서다. 위험자산에 투자해서 얻는 수익률을 가리키는 지표인 샤프 비율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2.1을 기록했다. 최근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스리랑카의 콜롬보 지수와 비슷한 수치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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