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란의 경제한끼'는 내 자산을 지키는 든든한 한 끼 같은 인터뷰 콘텐츠입니다. 한국경제 유튜브 채널에서 먼저 만날 수 있습니다.
주식투자가 한층 까다로워진 분위기다. 부양책 힘으로 지수가 내달리던 유동성 장세에서 기업 성장이 가속화되는 실적장세로 넘어왔기 때문이다. 사계절 투자 사이클로 따지면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온 것이다. 그렇다면 여름 실적장세에선 어떻게 주식 포트폴리오를 짜야 할까?
장재창 인모스트투자자문 대표는 지난 14일 유튜브채널 한국경제의 ‘허란의 경제한끼’에 출연해 “이번 여름장세는 뜨겁고 길 것 같다”며 “인플레이션 시기에 원가를 판매가에 전가시킬 수 있는 경기민감주와 조정을 받고 있는 기술주에 50대 50으로 투자하는 ‘바벨전략’을 가져가라”고 조언했다.
장 대표는 “이번 실적장세에서 반도체, 전기차, 인프라, 신재생에너지를 유망 투자처로 꼽는다”며 이를 한꺼번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으로 미국 인프라 기업에 투자하는 PAVE ETF(상장지수펀드)를 추천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계획에 반도체, 전기차 분야도 포함돼 있는 만큼 인프라 ETF로 대응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는 실적장세 포트폴리오로 반도체, 2차전지, 인터넷 ETF를 꼽았다. 그는 “지금의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은 반도체, 2차전지, 인터넷”이라며 “주도업종 ETF를 통해 주도주만큼의 수익률을 누리면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소형주를 투자할 때도 테마와 섹터를 먼저 선별한 뒤, 시가총액 방식이 아닌 동일가중 방식 ETF를 선택하면 중소형주를 더 많이 담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재생에너지 분야 중소기업에 투자하고 싶다면 동일가중 방식 친환경 ETF인 PBW에 투자하는 식이다.
원자재는 여름 실적장세 기간 투자할 수 있는 대표 자산이다. 하지만 이미 가격이 급등한 탓에 장 대표는 조정을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최근 원자재가격 상승은 공급차질에 따른 것으로 2~3개월이면 공급부족 문제가 해소될 전망”이라며 “조정이 올 때 투자기회를 엿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인프라 투자가 10년 정도 이어질 경우 산업용 원자재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며 구리 비철금속 등 산업용 원자재와 생산기업에 투자하는 PICK ETF를 추천했다.
장기적으로 성장할 기술주 테마로는 △클라우드 △중국 이커머스 △로보틱스 △게임 △사이버보안을 꼽았다. 올해 대중화율(침투율) 5%를 바라보는 전기차도 일반 투자자들이 큰 변동성 없이 투자할 수 있는 시기라고 덧붙였다.
장 대표는 “지난해 급등한 기술주에 대해서는 기관들의 차익매물이 쏟아지고 있는데다 금리상승 시기 조정을 피할 수 없어 인기가 없다”면서도 “이 때를 장기 성장할 기술주를 분할 매수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SKYY(클라우드), KWEB(중국 인터넷), BOTZ(로보틱스), ESPO(게임), CIBR(사이버 보안)를 추천 ETF로 꼽았다.
올 들어 미국 기업의 자사주 매입 규모가 2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분기까지 배당 증가 폭도 2012년 이후 가장 컸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사상 최대 현금을 확보해온 미국 기업들이 향후에도 주주환원에 적극 나선다면 뉴욕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골드만삭스 자료를 인용해 올 들어 지난 7일까지 미국 기업들이 5040억달러(약 57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승인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같은 기간 기준으로 22년 만의 최대치다. 지난달 애플이 900억달러 규모,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500억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게 대표적 사례다.배당도 증가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다우존스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1분기 배당금 증가액은 203억달러(연간 환산 기준)로 집계됐다. 2012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미국 기업이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에 나서는 것은 풍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S&P500 기업들은 지난해 말 기준 1조8900억달러(약 2144조원) 이상의 현금을 들고 있다. 2019년 말보다 25%가량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치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기업들이 이익을 유보하거나 초저금리를 활용해 채권을 찍으며 현금을 확보해둔 결과로 분석된다.주주환원 확대가 미국 증시 강세장을 예고하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S&P500 기업 중 자사주 매입 실적이 상위권인 100개 기업으로 구성된 S&P500 바이백 지수는 올 들어 21% 상승했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 상승률(11%)보다 10%포인트 높았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우려로 증시 조정 압력이 커진 상황에서 주주환원 확대가 주가 부양에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일각에서는 기업이 투자에 적극 나서는 게 장기적으로 주주가치를 더 높일 방법이라고 보고 있다.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회사의 미국 투자 계획에 반대하고 나섰다. 국내 공장에 우선 투자하라는 게 노조의 요구다. 노조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공장 휴업도 반대하고 있다. '월급이 깎이는 것은 못 참겠다'는 것이다. 해외 투자도, 공장 가동 여부도 노조 허락을 받으라는 식이다.○노조 "해외 투자도 허락 받아라"현대차 노조는 17일 회사의 8조4000억원 규모 미국 투자 계획에 반대하고 나섰다. 노조는 이날 성명서에서 "노조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천문학적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은 5만 조합원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현대차그룹은 지난 13일 미국에 5년간 74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세계 양대 자동차 시장 중 하나인 미국 시장을 잡기 위해 더욱 공격적으로 움직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노조는 그러나 "회사가 일방적 해외 투자를 강행하면 노사 공존공생은 요원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대신 국내 공장에 집중 투자하라는 게 노조의 요구다. 밥그릇부터 챙기겠다는 것이다.노조는 앞서 올해 단체교섭 요구안에 '미래산업 확대에 따른 부품, 완성품은 국내 공장에서 생산한다'는 내용 등을 담은 협약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올해 교섭에선 미국 투자가 쟁점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노조 "왜 허락없이 휴업 결정했나"현대차 울산 3공장은 18일과 20일 휴업하기로 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탓이다. 울산 3공장은 아반떼, 베뉴 등을 생산하는데, '에어백 콘트롤 유닛(AUC)' 내부 가속센서 부족으로 휴업이 불가피해졌다.휴업을 결정하는 과정엔 진통이 있었다. 현대차 울산 3공장은 당초 17~18일 휴업 계획을 잡았다. 그러나 이 계획이 지난 13~14일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왜 우리 허락없이 결정했나'는 것이다. 노조는 회사의 휴업 계획을 거부했다.현대차는 부랴부랴 휴업 계획을 다시 마련했다. 18일과 20일 휴업을 하되, 온라인 재택교육을 이수하면 통상임금의 100%를 지급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반도체 부족에 공장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서도 돈을 써가며 노조를 설득해야 하는 게 현대차의 현실이다.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삼성전자는 코로나19로 불확실한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과 시설에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전 사업 분야에서 미래기술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다. 지난해 삼성전자 연구개발비는 21조2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시설투자는 38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조6000억원 증가했다. ○시스템 반도체에 추가 베팅삼성전자는 메모리 첨단공정 전환과 반도체·디스플레이 증설 투자 등 주력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속 투자하고 있다.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이 대표적이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총 171조원을 투자하고 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정 연구개발과 생산라인 건설에 집중한다. 2019년 4월 이 비전을 처음 발표할 당시 계획한 133조원의 투자에 38조원을 추가했다.경기 평택캠퍼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로서 최첨단 제품을 양산하는 전초기지이자 글로벌 반도체 공급기지로 업계를 주도할 전망이다. 2022년 하반기 완공되는 평택 3라인은 현존하는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팹이다. EUV(극자외선) 기술을 활용하는 14나노 D램과 5나노 로직 제품을 양산한다. 모든 공정은 스마트 제어 시스템에 의해 전자동으로 관리된다.삼성전자는 5G(5세대 통신)AI(인공지능)IoT(사물인터넷) 등 기술이 산업과 경제 전반에 확산돼 디지털 기술의 근간인 반도체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선단 공정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고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해 반도체 시장에서의 우위를 다질 계획이다.메모리는 4세대 10나노급 D램, 7세대 V낸드 개발로 선단 공정에 대한 기술 격차 확대에 주력한다. 동시에 데이터 센터와 HPC 등 고성장 시장 선점을 위한 제품 차별화로 주도권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다.파운드리는 5나노 2세대에 이어 3세대를 양산하고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개발로 3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 기술의 리더십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생산 효율을 극대화해 물량 적기 공급에 주력하고, 고객을 다변화해 사업을 지속 성장시키기로 했다.시스템 LSI는 SoC(시스템온칩) 분야 성장에 집중하면서 픽셀 기술 차별화와 공급 역량 강화로 이미지센서 사업 1등 기반을 확보할 계획이다. 향후 본격 성장이 예상되는 AI·5G 등 신성장 사업을 주도하기 위한 기술 개발 활동도 지속 강화한다.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사업에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노트 PC, 태블릿, 전장 등 신규 응용처로 확대한다.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차별화된 QD 디스플레이를 적기 개발해 프리미엄 제품군에서 확실히 자리매김할 수 있는 사업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TV·가전 글로벌 시장 공략 집중삼성전자는 올해 프리미엄 TV와 생활가전을 앞세워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더 넓힐 방침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0년 4분기 글로벌 TV 시장에서 금액 기준 31.8%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연간으로는 역대 최고 점유율인 31.9%를 달성했다. 2006년부터 15년 연속 세계 TV 시장 1위를 기록했다.삼성전자는 QLED와 초대형 TV 집중 전략이 세계 1위의 주된 비결이라고 보고 있다. 올해 퀀텀 미니 LED를 적용하고 화질 디자인 사운드 등이 완전히 새로워진 ‘네오 QLED’와 스스로 빛과 색을 모두 내는 완전한 의미의 자발광 디스플레이 ‘마이크로 LED’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더 키우겠다는 전략을 세웠다.최근에는 ‘비스포크 홈’을 세계 시장에 공개했다. 삼성전자의 맞춤형 가전인 비스포크를 주방에 이어 거실, 세탁실 등 집안 전체로 확장한 가전 콘셉트다. 세계 최대 가전 시장인 미국에서는 지난 1분기 선보인 비스포크 냉장고의 인기를 발판으로 하반기에 오븐레인지, 전자레인지, 식기세척기 등을 추가해 ‘비스포크 키친 패키지’를 선보인다.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