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진 없는 클라우드? '오라클' 발 AI 불안…$4000 넘은 금 어디로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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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라클 클라우드 마진 낮다…한때 7% 급락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1% 안팎의 상승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오픈AI와의 계약으로 어제 24% 가까이 뛰었던 AMD가 6% 이상 오르면서 시장 분위기를 살렸습니다. 엔비디아 주가도 강보합세를 보였습니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는 "AMD와의 계약은 엔비디아와의 협력에 더해진 것이며, 엔비디아 구매를 계속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지요.최근 오픈AI는 마법의 손입니다. 건드리기만 해도 모두 오릅니다. 어제 연례개발자회의에서 파트너로 언급된 피그마(Figma), 허브스폿(HubSpot), 세일스포스 등 여러 종목의 주가도 급등했고요. 한국에서 파트너십을 맺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폭등세를 보였죠.
2. '저가' 모델Y 실망
AI 인프라 구축이 과도하다는 걱정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오픈AI가 AMD, 엔비디아, 오라클, 코어위브 등과의 계약을 통해 향후 10년 동안 20기가와트(GW) 이상의 컴퓨팅 성능을 확보할 예정이며, 이는 대략 원자력발전소 20개의 성능과 맞먹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컴퓨팅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전기 구축 비용이 약 1조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시장에는 살 만한 주식이 꽤 많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엔비디아다. 전체 AI 설비투자에 쓰이는 1달러당 70센트가 엔비디아로 들어가고 있다. 내년에 설비투자는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 엔비디아는 현재 약 3.2%의 잉여현금흐름 수익률(Free Cash Flow Yield)로 거래되고 있다. 이는 꽤 매력적인 진입 구간처럼 보인다. 버블 같지도 않고, 과열된 상태로 보이지도 않는다.
▶AI와 관련해 우리가 주시하는 세 가지 핵심 영역이 있다.
① 인프라스트럭처=엔비디아나 TSMC처럼 AI 모델이 구동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기업이다.
② 데이터 및 보안(Data & Security)=데이터를 정제하고, 모델이 학습할 수 있도록 올바른 형식으로 관리하고, 데이터를 보호하고 거버넌스를 확립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기업이다. 우리가 좋아하는 기업으로는 스노우플레이크, 지스케일러, 베로나시스템스 등이 있다.
③ 응용(Application)=소프트웨어 생태계에서 가장 논쟁적인 분야다. 장기적 경쟁력을 가진 기업들을 찾는다면 괜찮다. 예를 들어 샘사라(Samsara)는 차량 관제(fleet management) 및 텔레매틱스 소프트웨어를 운영하며 뛰어난 AI 스토리를 갖고 있다. 허브스폿(HubSpot)은 중소기업들의 기술 파트너로서 최근 오픈AI와 에이전트 모델 협업을 발표했다.
▶6대 하이퍼스케일러만 놓고 보면 내년 자본지출 성장률은 약 30% 정도가 될 것이다. 여기에는 국가나 일반 기업들의 투자는 제외된 것이다. 시장은 이 정도 성장률 둔화는 충분히 받아들일 것으로 본다. 성장세는 2027~2028년까지도 지속될 수 있다고 본다. 이제 막 투자 사이클의 초입에 있고, 구축할 인프라가 아직 많다.
▶현재 가장 큰 제약 요인은 ‘전력(Power)’이다. 더 많은 전력이 공급된다면, 기업들은 더 많은 GPU를 사고, 더 많은 서버를 구축하고, 더 많은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이다.
3. 인플레 기대↑ 고용 인식↓
정부 폐쇄로 인해 경제 데이터 발표가 줄줄이 늦춰지고 있는데요. 뉴욕 연방은행이 내놓는 9월 소비자 조사 결과는 발표됐습니다.
소비자 인플레이션 기대는 전반적으로 높아졌습니다. 단기(1년) 인플레이션 기대는 8월 3.2% 대비 3.4%로 높아졌고요. 3년(중기) 기대는 3%로 변동이 없었지만, 장기(5년) 예상 인플레이션은 8월 2.9% 대비 3%로 역시 상승했습니다.
Fed의 스티븐 마이런 이사는 "다른 사람들보다 인플레이션에 대해 더 낙관적이다. 주거비 상승률이 완화되면 물가 압박도 완화될 것이다.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Fed가 통화정책 완화를 지속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의 닐 카시카리 총재는 "관세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지속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라면서도 "Fed가 금리를 대폭 인하하면 경제가 급속도로 고인플레이션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경제 데이터는 일부 스태그플레이션 신호를 보내고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내일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발표되고, 제롬 파월 의장은 목요일 아침 은행 콘퍼런스에서 연설할 예정입니다.
어제 일본, 프랑스 영향으로 인한 금리 상승분을 거의 그대로 되돌린 것입니다. 이런 움직임에는 3년물 국채 경매가 성공적으로 이뤄진 게 영향을 줬습니다. 발행 수익률은 3.576%를 기록해 발행 당시의 시장 금리(WI) 3.584%보다 0.8bp 낮게 형성됐습니다. 내일은 10년물 경매가 진행됩니다.
4. 셧다운 10월 15일이 고비
셧다운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민주당과의 협상이 진행 중이며 오바마케어(ACA) 보조금과 관련해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지요.
셧다운 효과는 이제 항공 여행부터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CNN은 연방항공청(FAA)의 출근 인력 부족으로 주요 공항에서 광범위한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숀 더피 교통부 장관은 정부 폐쇄 동안 무급으로 근무하는 항공교통 관제사들의 병가가 "소폭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전 폐쇄 동안 이들의 결근율은 세 배에 달했습니다) 예측 시장인 칼시에 따르면 셧다운 지속 기간은 평균 21.4일로 다시 증가했습니다.
5. 금 4000달러 돌파…더 오른다 vs 횡보
AI 붐은 지친 기색을 보였지만, 금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금 선물 가격은 오늘도 0.7%가량 올라 온스당 400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세계금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9월에도 금을 4만 온스(1.24t)를 추가해 11개월 연속으로 금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뿐 아니라 세계 중앙은행들의 매수가 모두 15t에 달했습니다.
금값의 이런 상승세에 대해 월가의 유명 투자자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달러 신뢰 저하가 금 가격 급등의 원인이라는 겁니다.
▶시타델의 켄 그리핀 설립자는 “사람들이 달러 의존도를 줄이거나, 미국 국채 위험으로부터 포트폴리오를 방어하려는(de-risk) 방안을 찾으면서, 달러 이외 자산에서 상당한 자산 인플레이션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사건"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브릿지워터의 레이 달리오 설립자도 금이 달러보다 "확실히" 더 안전한 피난처라며 금의 기록적 상승세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제 불안정의 시기였던 1970년대를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전략적 자산 배분 관점에서만 본다면, 포트폴리오의 15% 정도를 금으로 구성하는 것이 가장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로버트 캐플런 부회장(전 댈러스 연은 총재)은 "10년물 국채는 현재 안전자산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금이 안전자산처럼 움직인다. 보통 정부에 스트레스가 있거나 지정학적 문제가 발생하면 10년물 국채가 더 큰 상승세를 보이는데, 그런 모습을 보지 못한다. 모든 불확실성과 대규모 재정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에 대한 걱정이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부채 감축에 진전을 보이고 있음을 계속 보여줘야 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달러 지수는 0.6% 상승하며 강세를 이어갔습니다. 일본, 프랑스의 정치적 변화로 인해 엔화, 유로화가 약세를 보인 덕분입니다.
6. 오라클 탓, 반도체 급락
주가는 오라클 관련 기사의 충격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오후 4시 S&P500지수는 0.38% 내렸고 나스닥은 0.67% 하락했습니다. 다우는 0.20% 떨어졌습니다. 일중 최저 수준은 벗어났지만요.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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