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어닝 좋고, 6월 CPI 괜찮을 텐데…에버코어 "곧 조정"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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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브레이크 없는 트럼프…TACO→TWIST?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질 50%, 구리 50%에 이어 어젯밤 캐나다에 편지를 보내 8월 1일부터 관세를 35%로 높이겠다고 발표했고요. 게다가 NBC 인터뷰에서 유럽연합(EU)에도 서한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나머지 모든 교역국에 대한 기본 관세를 기존 10%에서 15~20%로 인상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가 연일 관세 위협을 높이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가 매우 호평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증시는 오늘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캐나다, 브라질도 당장 보복에 나서기보다는 협상을 하겠다는 자세입니다.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는 "진행 중인 미국과 무역협상에서 우리 노동자와 기업들을 확고하게 보호해왔다. 우리는 수정된 데드라인 8월 1일까지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도 "우리는 먼저 협상을 시도할 것이지만,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상호주의(보복)를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U 대변인도 "미국과 원칙적 합의를 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다가오는 관세 유예 시한을 앞두고 세계 각국에 해줄 조언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각국은 8월 1일 마감일 전에 협상을 성사시키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 모두 잘 풀릴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라고 답했습니다.
TS롬바드는 "브라질에 대한 50%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인들은 즉시 식탁에서 충격을 느낄 수 있다. 커피와 오렌지주스, 그리고 쇠고기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50% 관세를 쉽게 부과하기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어제 관세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치솟고, 이에 따라 미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시장이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 관세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 시장에는 안일함(complacency)이 퍼져 있고, 시장은 관세에 다소 둔감해져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에버코어ISI는 "우리의 핵심 견해는 시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무시해서는 안 되며, 다음 조치는 관세가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우리는 경제적 여파가 커지지 않는 한 트럼프 대통령이 유연성을 보일 여지는 상대적으로 적다고 생각한다. 시장이 고점을 유지한다는 전제하에 EU, 인도, 일본, 한국 등 현재 진행 중인 '4대' 중 적어도 하나는 8월 1일부터 본보기가 되어 관세 인상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EU는 보복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가장 크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로젠버그리서치의 데이비드 로젠버그 설립자는 "시장은 두 가지 믿음 근거해 움직이고 있다. 먼저 8월 1일이 지나면 새로운 데드라인이 발표되리라는 것인데, TACO(Trump always chicken out : 트럼프는 항상 물러선다)에서 TWIST(Trump Will Impose Severe Tariffs : 트럼프가 심각한 관세를 때릴 것)로 바뀔 수 있다. 두 번째는 관세가 올라도 기업 마진이나 소비 감소는 없을 것이라는 믿음인데, 이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앞으로 시장은 어떻게 움직일까요?
모건스탠리는 "이번 주 초만 해도 미국의 실효 관세율이 지금보다 약간 높은 13~15%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여러가지 관세 인상이 발표됐고, 이 조치들이 시행된다면, 올해 초보다 훨씬 높은 15~20% 수준에 이를 수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는 지난 4월 2일 해방의 날 수준인 25~30%보다는 낮지만 최근 상황은 미국의 무역 정책이 여전히 유동적임을 상기시켜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 적자 축소에 집중하고 있으며, 관세 인상에 따른 정치적·경제적 위험이 아직 크지 않다고 보고 관세율을 더 높일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런 예상이 틀릴 수 있는 요인으로 주요국과의 협상이 잘못되는 경우를 들었습니다. EU 멕시코 캐나다 등 주요국과의 의미 있는 무역 긴장이 발생할 경우, S&P500 기업의 매출과 이익 모두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이는 증시 흔들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므로 이들과의 협상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2. 관세 위협+파월 공격에 장기 금리 상승
뉴욕 채권시장에서는 아침 개장과 함께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계속해서 오름세를 확대했습니다. 결국, 오후 5시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7.1bp 오른 4.417%, 2년물은 2.5bp 상승한 3.893%에 거래됐습니다.
ING는 "파월이 내년 5월 임기 전에 해임되거나 사임한다면 시장이 금리 인하, 인플레이션 위험, 그리고 Fed의 독립성 약화를 가격에 반영하면서 국채 수익률 곡선이 급격히 가팔라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즉 파월 의장이 사임하면 후임으로 슈퍼 비둘기가 선임될 것이란 겁니다. 특히 내년 2월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마저 임기 만료로 교체되면 굉장히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시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ING는 "최종 금리는 3%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2년물 국채 금리는 현재 3.9% 수준에서 3% 이하, 궁극적으로는 2%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현재 4.4%인 10년물 수익률은 인플레이션 위험 탓에 5%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봤습니다. 수익률 곡선이 훨씬 가팔라질 수 있다는 예측입니다. 증시의 경우 "미지수"라면서도 채권시장 충격으로 인해 단기 매도세를 보일 수 있지만, 낮은 금리가 경제와 기업 이익에 호재라는 인식으로 인해 빠르게 재평가되면서 상승할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3. 골드만 '방탄 증시' vs 에버코어 '곧 조정'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아침 9시 30분 0.3~0.4% 수준의 하락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그런 뒤 꾸준히 회복세를 보이면서 나스닥은 오후 들어 플러스로 전환하기도 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루 밀러 주식바스켓헤드는 팟캐스트를 통해 "지금 시장은 방탄((bulletproof)’ 상태다. 불확실성이 성장을 해칠 거라는 시각이 있었지만, 성장 약화 증거는 거의 없다. 관세가 소비자에게 전가될 거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예상보다 훨씬 덜하다. AI에 대한 분위기도 석 달 전만 해도 꽤 부정적이었는데 지금은 굉장히 낙관적으로 바뀌었다. 트럼프 감세법이 통과됐는데, 그게 채권시장을 흔들 줄 알았는데, 오히려 10년물 금리는 내려갔고 시장은 Fed의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 즉 위험자산에는 굉장히 우호적인 환경이다. 재정 정책의 순풍도 있고, 금리 인하 기대도 있고, AI도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미국 예외주의를 믿는다. 미국 자산이 항상 해외 자산보다 밸류에이션이 높은데, 미국은 투자하기에 좋은 나라다. 기업 이익과 자본수익률이 굉장히 높고, 거시환경도 꽤 안정적이다. 그리고 AI 이야기는 전적으로 미국 중심이다. 그래서 지금 밸류에이션이 높아도 꼭 내려가야 할 이유는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주가는 사상 최고 수준이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으로 인한 불안감이 있습니다.
에버코어ISI는 '안전띠를 단단히 조여라"라면서 "현재 주식은 지난 12개월 주당순이익(EPS) 대비 24.8배로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2000년 닷컴 버블 정점을 제외하면 가장 비싼 수준이다. 지난 1분기에 밸류에이션이 24배를 돌파했을 때도 봄철 하락장으로 이어졌다. 또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S&P500 지수와 역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관세는 다음주 시작될 어닝시즌에 EPS 추정치 하향 조정의 새 물결을 불러올 수 있다. 또 7~8월은 계절적으로 부진한 구간이라는 흐름을 고려할 때, 조정은 '나중'이 아니라 '곧'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 1999년 FOMO(기회를 놓칠까 추격매수) 장세 속에서 여름에는 주가가 한 차례 조정을 거친 뒤, 버블로 가는 랠리가 본격화했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골드만의 루 밀러 헤드도 "8월에 관세 관련 위험이 정말 끝났는지 아닌지가 중요하다. 아직도 품목별 관세 등이 남아 있다. 개인적으로 위험이 사라졌다고 보고, 시장도 이미 그렇게 보고 있으므로 만약 이런 예상에 변수가 생기면 꽤 위험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S&P500 지수는 0.33%, 나스닥은 0.22% 내린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다우는 0.63% 하락했고요.
4. 물가+어닝…다음주 '블럭버스터'
다음주 중요한 데이터와 발표가 몰려 있습니다.
6월 소매판매 데이터도 17일(목) 발표됩니다. 지난 5월 -0.9%나 감소했었기 때문에 6월에는 살짝 반등해서 0.2% 증가했을 것으로 월가는 추정합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자체 카드 사용액을 기준으로 6월 가구당 지출이 전년 대비 0.2%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웰스파고는 "전반적으로 가계 소비는 여전히 오름세지만, 추세는 둔화하고 있다"라고 전망했습니다.
16일(수)에는 Fed가 베이지북(경기 동향 보고서)을 발표하고요. 18일(금)에는 미시간대의 7월 소비자심리지수(예비치)가 나옵니다.
펙트셋에 따르면 이번 주까지 S&P500 기업의 4%가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기업들은 예상보다 4.6% 높은 순이익을 보고했는데요. 이는 5년 평균 9.1%, 10년 평균 6.9%보다 낮은 수치입니다. 아직 실적을 보고하지 않은 기업의 추정 실적까지 합산한 증가율은 4.8%로, 지난주 5.0%, 2분기 말(6월 30일) 4.9%에 비해 줄었습니다. 2분기의 실제 증가율이 4.8%라면, 이는 2023년 4분기(4.0%) 이후 최저를 기록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는 8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뜻하기도 합니다.
찰스슈왑은 "여러 차례 관세 유예 조치가 취해진 점, 5월까지도 실효 관세율이 아직 두 자릿수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2분기 실적에는 관세 효과가 완전히 반영되지 않아 괜찮을 가능성이 크다"라면서도 "S&P500 지수가 예상 이익의 23배에 근접하는 높은 밸류에이션을 고려하면, 실망할 여지는 거의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제가 여러 역풍에 직면해 있으므로 시장 관심은 과거 실적보다는 미래 전망에 집중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알파프라임캐피털의 윌리엄 스미스 CIO는 "2분기 실적은 괜찮을 것이다. 3분기 실적 가이던스가 주가수익비율(P/E)이 23배에 육박하는 시장에서 중요한 이슈가 될 것 같다. 3분기와 4분기 실적 예상이 낮아지고 있고,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그렇게 높은 배수가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업에서 나오는 말은 조금씩 엇갈립니다. 이번 주 코나그라는 알루미늄과 철강 관세로 인해 매출은 정체된 가운데 비용이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리바이스트라우스는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는데요. 미셸 가스 CEO는 "관세 비용 일부를 흡수하고 있다. 프로모션을 축소해 왔고, 그 결과 정가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신제품은 프리미엄 가격으로 잘 팔리고 있다. 이런 요인들이 관세 역풍을 헤쳐나가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5. "주가 상승" 6월 말 59%→현재 52%
에버코어ISI는 오늘 450명의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요.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주식과 관련해 가장 큰 우려는?
=무역 정책에 대한 우려가 44%로 가장 높았는데요. 이는 6월 말 조사의 27%에서 크게 증가한 것입니다. 그다음으로는 경제 성장, (높은) 밸류에이션이 각각 14%로 나타났습니다.
=52%가 "상승할 것"이라고 답했는데요. 이는 6월 말 조사 때의 59%에서 다소 하락한 수치입니다.
=44%는 미국의 수입 관세율이 15~20%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리고 35%는 10~15%로 예상했습니다.
=45%는 264~270달러 사이가 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29%는 258~264달러가 될 것으로 봤습니다.
=43%는 2.8~3%로 예상해 시장 컨센서스와 비슷하거나 약간 낮게 봤습니다. 38%는 3~3.2% 사이로 컨센서스보다 높은 수치를 예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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