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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가 "증시 떨어지는 칼, 경제 좋아야 스태그플레이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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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가 "증시 떨어지는 칼, 경제 좋아야 스태그플레이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예상보다 훨씬 더 큰 트럼프의 관세 폭탄은 시장에 빠르고 고통스러운 영향을 줬습니다. 투자자들이 경기침체 가능성을 고려하면서 뉴욕 증시는 팬데믹 초기인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크게 추락했습니다. 혼란은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유가가 6% 하락했고 '안전자산' 금까지 매도되었습니다.
    월가 "증시 떨어지는 칼, 경제 좋아야 스태그플레이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1. 성장 타격, 인플레 상승

    트럼프의 상호관세는 기본적으로 보편관세 10%를 적용하고요. 무역흑자가 큰 '최악의 위반자' 60여 개국에는 더 높은 별도의 상호관세를 적용하는 식인데요. 우리나라에 대해선 26%, 중국은 34%, 일본은 24%, 유럽연합 20%, 베트남은 46%를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월가 "증시 떨어지는 칼, 경제 좋아야 스태그플레이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월가가 가중평균 관세율을 계산했더니 20%포인트 안팎으로 나옵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발표된 관세가 시행된다면, 미국의 실질 관세율은 작년 말 2.3%에서 약 26%로 상승해 131년 만에 최고를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중국의 경우 트럼프 1기 때 관세율이 20% 수준까지 올랐었는데요. 트럼프 2기 들어 이미 20%포인트가 올랐고요. 어제 34%포인트가 추가되면 70% 중반까지 높아집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애나 윙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관세율은 트럼프가 공약했던 보편관세 20%, 중국에 대한 관세 60%에 이미 도달했거나 심지어 더 높은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월가 "증시 떨어지는 칼, 경제 좋아야 스태그플레이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이런 관세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경제 성장을 짓누를 것입니다.

    칼라일의 제이슨 토마스 리서치 헤드는 "대부분 실효 관세율이 약 10%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즉 미국 GDP가 1% 타격을 입는 것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15~18% 범위에 있는 듯하다. 예상보다 충격이 50~60% 더 크다. 미국 경제는 이로 인해 GDP 성장이 1.5%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JP모건은 "상호관세 발표는 약 4000억 달러 세수를 증가시키며, 이는 GDP의 약 1.3%에 해당한다. 이 조치가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를 1~1.5% 상승시킬 것으로 예상하며, 이런 인플레 효과는 주로 올해 중반에 나타날 것으로 예측한다"라고 밝혔습니다. JP모건은 "이로 인해 실질 소비 지출 역시 위축될 위험이 있으며, 이것만으로도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질 위험이 커질 수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도이치뱅크는 "이 관세가 실행된다면 올해 성장률이 1~1.5% 떨어질 수 있고,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은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다"라고 관측했습니다.

    2. 좋아야 스태그플레이션?

    이는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 혹은 경기침체로 떨어질 가능성을 높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상호관세 발표 전까지 미국의 실효 관세율은 약 9%였다. 상호관세(약 11%포인트)가 무기한 유지된다면 20%로 높아질 것이다. 우리나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크다. 이는 미국을 스태그플레이션 경로로 훨씬 더 밀어붙일 것이고, 올라가는 물가로 인해 수요가 무너지는 전환점에 가까워질 것이다. 우리는 관세가 인플레이션(현재 근원 PCE 물가는 2.8%)에 1~1.5%포인트를 더할 것이고, 향후 몇 분기 동안 GDP 성장률에서 비슷한 양을 빼서 경제를 침체 위기로 몰고 갈 것으로 생각한다. 성장 저하는 인플레이션의 상승보다 더 오래 지속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월가 "증시 떨어지는 칼, 경제 좋아야 스태그플레이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야데니리서치는 "트럼프의 관세는 PCE 인플레이션을 현재 2~3%에서 올해 남은 기간 3~4%로 끌어올릴 수 있다. 그로 인해 (짧은 자동차 구매 폭증 이후) 하반기 소비 주도의 경기 둔화가 나타난다고 해도 인플레이션이 목표(2%)보다 훨씬 높다면 미 중앙은행(Fed)은 도울 수 없다. 그 결과는 6~12개월 동안의 스태그플레이션이 될 수 있다"라고 관측했습니다.

    브랜디와인인베스트먼트의 트레이시 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단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이 계속 둔화할 것이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스태그플레이션이고, 최악의 시나리오는 세계적 경기침체"라고 말했습니다.
    월가 "증시 떨어지는 칼, 경제 좋아야 스태그플레이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경기침체 위험이 커진다면 Fed가 금리 인하로서 대응해야겠지요. UBS는 Fed가 올해 기준금리를 두 번 내릴 것으로 봤었는데요. 올해 3~4차례 내리리라 전망을 바꿨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Fed워치 시장에서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3차례 이상으로 증가했고요.
    월가 "증시 떨어지는 칼, 경제 좋아야 스태그플레이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하지만 모건스탠리와 뱅크오브아메리카는 Fed가 쉽게 금리를 내릴 수 없다고 예상합니다. 모건스탠리는 "성장에 의미 있는 부정적 영향을 미치겠지만 인플레이션 상승이 Fed를 관망하게 할 것"이라며 올해 금리 인하 예측(6월 1회)을 철회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PCE 인플레이션이 4%대에 있다면 Fed는 올해 금리를 인하하기 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2026년 경기침체가 발생하면 인플레이션은 빠르게 떨어질 수 있고, Fed는 금리를 상당히(200bp 이상) 인하할 수 있다"라고 관측했습니다.
    월가 "증시 떨어지는 칼, 경제 좋아야 스태그플레이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3. 올라야 할 달러, 폭락 이유


    달러가 어제에 이어 오늘도 급락했는데요. ICE 달러인덱스는 한때 2% 넘게 내려서 101.27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는 작년 10월 수준으로, 트럼프 당선 이전으로 되돌아간 것인데요. 강력한 관세가 발표되면 달러가 강세를 보이리라는 애초 예상과 다른 것입니다. 사실 예상치 못한 약달러는 트럼프에게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달러가 강해지면서 관세 인상을 일부 상쇄해 미국 소비자에게 보호막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했었기 때문입니다.
    월가 "증시 떨어지는 칼, 경제 좋아야 스태그플레이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원인은 세 가지 정도로 분석되는데요.

    ① 미국 경제의 성장 둔화 전망= 찰스슈왑의 캐시 존스 채권 전략가는 "관세 발표로 인한 달러의 약세는 반직관적이다. 관세를 부과하는 국가의 통화가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라면서 "투자자들은 관세로 인한 미국 경제 성장의 약화 가능성에 더 집중하는 듯하다"라고 분석했습니다.

    ② 해외 투자자금 빠져나가나=외국 투자자가 미국 투자를 줄이는 징후(달러 매도)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달러와 미국 주식의 동시 매도는 외국인이 일부 베팅을 청산하고 자금을 환수하고 있다는 신호 중 하나라고 썼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빅테크 주식에 투자한 많은 외국인은 통화 위험을 헤지하지 않았고, 지금은 주식과 통화 양쪽에서 손실을 겪고 있다는 것이죠. 도이치뱅크의 조지 사라벨로스 외환전략가는 "지난 10년 동안 미국으로 자본을 수출했던 국가들의 극단적 미국 자산 과다 비중이 해소될 위험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월가 "증시 떨어지는 칼, 경제 좋아야 스태그플레이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③ 기축통화 지위 흔들리나=블룸버그는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현재로서는 변함이 없지만, 관세를 두들겨 맞은 국가들이 새로운 무역파트너를 물색함에 따라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역적으로 엔, 유로 등을 더 많이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죠. WSJ의 링링웨이 베이징 주재 기자는 "현재 베이징의 일부는 탈달러화를 촉진하는 법, 즉 미국 관세에 타격을 입은 국가들과 무역 결제에서 위안화를 사용하는 방법에 더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위안화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월가 "증시 떨어지는 칼, 경제 좋아야 스태그플레이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4. 협상 시작하려면 협상?


    상호관세가 너무 강하게 나온 만큼 월가는 협상 가능성을 보고 있는데요. 데이터트랙리서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가까운 어제 관세 발표에서 유일한 긍정적인 점은 시장이 이전보다 훨씬 크게 불만을 표시하리라는 것이다. 이는 정책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서 나오는 발언을 보면 뭔가가 좀 이상합니다. 관세를 그대로 유지해서 세수를 확보하겠다는 뜻이 더 강하게 들리는 것이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관세를 철회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확고히 서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것은 세계 무역의 재편을 위한 것이다. 각 국가가 정말로, 정말로 무역 방식을 바꾸었을 때 트럼프는 각국과 거래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그러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월가 "증시 떨어지는 칼, 경제 좋아야 스태그플레이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백악관의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도 "대통령은 이것은 협상(도구)이 아니라 국가적 비상사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항상 전화를 받을 의향이 있지만, 어제 우리가 왜 그렇게 했는지 (미국이 착취된) 사례를 제시했다. 세계 각국은 옳은 일을 할 수 있는 70년의 세월이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미국 근로자를 착취했고, 우리 일자리를 해외로 빼돌렸고, 대통령은 어제 그것을 종식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월가 "증시 떨어지는 칼, 경제 좋아야 스태그플레이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어제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의 언론 인터뷰를 보면 좀 어조가 다릅니다. 그는 "보복하지 않으면 발표된 관세율이 상한선"이라며 협상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치면서도 " 트럼프 대통령은 잠시 모든 먼지가 가라앉기를 바랄 수 있다. 많은 전화가 올 것이라고 확신하지만 협상이 있을지 나는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습니다.

    바이탈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지난달 여러 가지 관세 발표 이후 각국과 협상이 있었는데도 상호관세가 면제 없이 발표되었다. 앞으로 협상을 통해 10%보다 높은 상호관세는 일부 낮아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보편관세 10%는 앞으로 3년 반 동안 유지될 것으로 봐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르네상스매크로의 닐 두타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은 향후 협상을 통해 관세율이 낮아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확신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계산 방식은 단순한 관세율 차이가 아니라 양국 간 무역 적자를 기준으로 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즉 다른 나라의 무역장벽을 낮추는 게 목표가 아니라 미국의 무역 적자를 줄이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겁니다.
    월가 "증시 떨어지는 칼, 경제 좋아야 스태그플레이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사실 상호관세율을 도출한 계산법을 놓고 논란이 큰데요. 미 무역대표부(USTR)가 밝힌 것을 보면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과 각국 간 무역 적자를 0으로 만들기 위해' 해당국에 대한 무역적자를 미국의 수입금액으로 나눴습니다. 예컨대 미국이 지난해 한국에서 수입한 금액(상품 기준)은 1315억달러고, 미국이 한국과의 교역에서 낸 무역적자는 660억달러인데요. 660억달러를 1315억달러로 나누면 50%가 나옵니다. 이 수치의 절반을 상호관세율로 정한 것이죠. USTR은 이런 계산법이 “지속적 무역 적자가 관세 및 비관세 요인의 조합으로 인해 발생한다는 가정에 기반한다”라는 상식 밖의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관세 데이터 없이 관세를 계산했다. 점성술로 천문학을 설명하려는 것과 같다"라고 꼬집었고,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학생이 경제 수업에서 이 관세 차트를 내면 교사는 웃으며 앉으라고 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스위스 정부는 "관세에 대한 미국 정부의 계산이 이해할 수 없다"라고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월가 "증시 떨어지는 칼, 경제 좋아야 스태그플레이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오늘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관세가 협상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라고 보도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이 관세 발표와 시장 반응에 관해 묻자 "작전은 끝났으며 이제 안정되고 있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증시는 잘될 것이다. 금리가 내려가는 걸 좋아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협상 가능성에 대해선 "다른 나라가 엄청난 제안(something phenomenal)을 하면 협상에 열려 있다"라고 답했고요. 중국이 틱톡 매각을 승인하면 관세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일론 머스크는 원하는 만큼 머물 수 있지만 몇 달 안에 떠날 수도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월가 "증시 떨어지는 칼, 경제 좋아야 스태그플레이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5. "주가 추가 하락 여지"


    협상 없이 이렇게 높은 관세를 매긴다면 정말 스태그플레이션이나 경기침체가 올 수 있습니다. 침체는 피하더라도 최소 기업 이익은 예상만큼 늘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주가는 폭락세를 지속했습니다.

    언리미티드펀드의 밥 엘리엇 설립자는 "현재 컨센서스는 관세 정책이 몇 주 안에 바뀌리라는 것이다. 지금 당장 증시의 더 큰 하락을 제한하는 유일한 것은 그것뿐이다. 만약 시장이 관세가 더 오래갈 것이라고 믿는다면, 주가는 더 낮아질 여지가 많다"라고 말했습니다.

    골드만삭스 트레이딩데스크는 "미국의 실질 관세율이 20%에 가까워질 것으로 보이고 우리가 가정해온 15%보다 높다. 이는 GDP 성장률을 낮추고, 인플레이션을 높이며, 증시에 지속적인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관세 불확실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우리 데스크에서는 헤지펀드 고객들의 기술주에 대한 대량 매도 및 거시 상품에 대한 공격적 공매도를 목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찰스슈왑의 리즈 앤 손더스 전략가는 "우리가 곧 볼 가능성이 있는 것은 경기침체 확률의 재평가다. 침체 가능성이 올라가는 것을 보게 되어도 전혀 놀랍지 않을 것이다. 최소 2025년 기업 이익 추정치에 대한 추가 하향 압력을 보게 될 것입니다. 이익에 대한 가장 믿을만한 경로는 지금부터 상당히 낮아지리라는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월가 "증시 떨어지는 칼, 경제 좋아야 스태그플레이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가장 긍정적 멘트는 역시 펀드스트랫에서 나왔습니다. 톰 리 설립자는 "해방의 날에 발표된 내용은 부정적인 놀라움이었다. 하지만 너무 터무니없어서 협상 전략처럼 보인다. 그리고 다른 나라들은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여전히 매수를 주장했습니다.

    펀드스트랫을 빼면 UBS자산운용에서 긍정적 예상이 나왔는데요. UBS의 솔리타 마르셀리 미국 CIO는 "시장 불확실성은 앞으로 몇 주 동안 계속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들은 경제 및 기업 이익 성장 전망의 하향 조정 가능성, 보복관세 확대 위험, 협상을 통해 관세가 인하될 가능성 등을 고려하고 있어서다. 그렇지만 하반기에 접어들면 뉴스 흐름이 더 긍정적으로 변할 것이다. 관세가 발표되었으므로 관세를 낮추기 위한 협상이 시작될 수 있다. 관세 수입은 감세에 쓰일 수 있다. 그리고 Fed는 성장 약화에 금리 인하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완전히 긍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UBS는 부정적 시나리오(확률 30%)로 "2일 관세가 3~6개월 이상 유지되거나 무역 파트너의 보복으로 인해 상승 가능성이 있는데, 이는 경기침체와 Fed의 더 큰 금리 인하(약 300bp)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6. 금리 급락…한 때 4% 밑 다이빙


    오늘은 경제 데이터도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월가 "증시 떨어지는 칼, 경제 좋아야 스태그플레이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주간 실업급여 신청 건수는 21만9000건으로 한 주 전보다 6000건 감소했습니다. 월가 예상(22만8000건)보다 적었고요. 하지만 2주 이상 신청한 지속 청구 건수는 직전 주보다 5만6000건이 증가해 190만 3000건을 기록해 2021년 11월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를 치솟았습니다. 지속 청구의 증가는 해고당하면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뜻입니다.
    월가 "증시 떨어지는 칼, 경제 좋아야 스태그플레이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고용정보업체 챌린저그레이앤드크리스마스가 집계한 3월 감원 계획은 2월 17만2000건보다 60% 급증한 27만5000개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팬데믹 초기인 2020년 5월 이후 가장 많았으며 1989년 이후 세 번째로 많은 수치입니다. 연방정부 감원이 21만6215건으로 많이 늘어난 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 활동의 여파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죠. 챌린저의 앤드루 챌린저 부사장은 "지난달 일자리 감축 발표는 DOGE 계획에 의해 주도되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해고가 상당히 조용한 달이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월가 "증시 떨어지는 칼, 경제 좋아야 스태그플레이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2월 무역수지 적자는 1월 1307억 달러보다 80억 달러(6.1%) 감소한 1227억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2월까지 무역수지 적자는 253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71억 달러(86.0%)나 늘어났습니다. 웰스파고는 "2월에는 1월보다 수입이 약간 감소하고 무역 적자가 약간 줄었지만, 기업들은 관세 위협에 앞서 상품을 계속 수입했다. 역사적으로 큰 적자는 1분기 GDP 성장률에 구멍을 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월가 "증시 떨어지는 칼, 경제 좋아야 스태그플레이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공급관리협회(ISM)의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2월 53.5에서 3월 50.8로 급락했습니다. 9개월 내 최저입니다. 월가는 52.9를 기대했죠. 세부 내용을 보면 신규 주문이 52.2에서 50.4로 떨어졌고, 고용은 53.9에서 46.2로 7.7포인트 하락했습니다. 깊은 위축 국면으로 전환된 것이죠. 지불 가격은 62.6에서 60.9로 약간 낮아졌습니다. BMO는 "관세가 경제에 충격을 주는 가운데, 소프트 데이터는 계속해서 약해지고 있다. 가장 큰 놀라움은 위축 국면으로 떨어진 고용에서 나왔다. 이제 모든 시선은 금요일 발표될 3월 고용 데이터에 쏠릴 것이다. 월가가 고용이 13만 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이보다 약한 수치는 광범위한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습니다.
    월가 "증시 떨어지는 칼, 경제 좋아야 스태그플레이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내일 아침 8시 30분에는 3월 고용이 나오는데요. 성장 우려가 커진 가운데 월가가 주시하고 있습니다. 월가는 3월 고용이 13만 개 가량 증가했을 것으로 예측하는데, 이는 2월 15만1000개보다는 증가세가 둔화한 것입니다. 실업률은 지난달 4.1%에서 4.2%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월가는 연방정부의 일자리 감축이 3월 데이터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다만 올해 초 악천후를 겪은 뒤 날씨가 따듯해진 덕분에 일자리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3월 15만 개 고용을 예상하는데요. 골드만은 "고용 관련 빅데이터는 견고했고, 파업 노동자 복귀는 1만5000개 고용 증가를 가져올 것이다. 특히 추운 겨울 이후 날씨에 민감한 산업에서 고용이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웰스파고는 컨센서스보다 적은 12만5000개를 예측합니다. 웰스파고는 "레저접객업 고용 반등과 몇 건의 파업 종식 등 지난달 고용에 도움이 되었을 몇 가지 요인을 보고 있지만, 현재 노동 시장을 지나치게 강하거나 탄탄하다고 보지 않는다. 문제는 관세 압박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이다. 오늘 3월 ISM 서비스 PMI에서 고용 데이터는 4월 고용은 10만 개 이하로 둔화할 것이라고 가리킨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월가 "증시 떨어지는 칼, 경제 좋아야 스태그플레이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내일 고용 데이터가 나온 뒤 오전 11시 25분 Fed의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오늘 Fed의 필립 제퍼슨 부의장은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통화정책은 위험을 처리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 추가 정책 금리 조정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가 잘 고정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실업률이 크게 상승할 경우 대응에 나설 수 있는 전제 조건으로 말이죠. 에버코어ISI는 "이것이 내일 파월 의장 발언의 핵심 내용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내다봤습니다.
    월가 "증시 떨어지는 칼, 경제 좋아야 스태그플레이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엄청난 관세 발표로 주가가 폭락하고, 경제 데이터까지 좋지 않게 나오면서 시장 금리는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오후 4시 30분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16.1bp 내린 4.034%에 거래됐습니다. 2년물은 21.4bp 급락한 3.69%를 기록했습니다. 10년물은 장중 4.002%까지 떨어졌는데요. 일부 시장에서는 작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4%를 깨고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BMO캐피털마켓의 이안 린겐 채권 전략가는 "우리는 이제 금리가 여기서 얼마나 더 떨어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현시점에서 더 중요한 불확실성은 증시가 얼마나 하락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만약 주가가 계속 하락한다면, 국채 수익률 역시 같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월가 "증시 떨어지는 칼, 경제 좋아야 스태그플레이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유가도 급락했는데요.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6.64% 폭락한 배럴당 66.9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관세 폭탄으로 세계 경기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고요. 여기에 OPEC+의 증산 움직임까지 더해졌습니다. 사우디 러시아 등 OPEC+의 8대 주요 산유국은 하루 산유량을 5월부터 41만1000배럴 늘리기로 합의했습니다.

    6. 브레이크 없던 주가 "떨어지는 칼"


    결국, S&P500 지수는 4.84%, 나스닥은 5.97% 내렸습니다. 다우는 3.98% 하락했고요. S&P 하락 폭은 팬데믹 폭락 당시인 2020년 3월 이후 최악입니다. 시가총액 3조1000억 달러가 사라졌는데요. 역시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하루 하락입니다.
    월가 "증시 떨어지는 칼, 경제 좋아야 스태그플레이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채권왕으로 불렸던 빌 그로스는 "투자자들은 '떨어지는 칼을 잡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1971년 금본위제의 종식과 비슷한 서사적 경제 사건이다. 시장의 바닥을 빠르게 예측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입장을 계속 유지하는 한, 우리는 이런 상황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나는 그가 물러설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월가 "증시 떨어지는 칼, 경제 좋아야 스태그플레이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상호관세를 가장 크게 얻어맞은 아시아 국가에 제조를 의존해온 나이키 애플 랄프로렌 룰루레몬 월마트 등이 폭락했습니다.
    월가 "증시 떨어지는 칼, 경제 좋아야 스태그플레이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나이키(-14.4%)의 경우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에서 대부분 신발을 수입하는데요. 베트남산 제품에 46%, 인도네시아산에 32%, 중국산 제품에 34% 관세가 적용됩니다. WSJ은 "동남아시아에 부과된 예상치 못한 큰 관세로 타격을 입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수천 명의 미국인이 미국 내에서 운동화를 만들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라"라고 지적했습니다. 관세가 엄청나지만, 미국 내 제조는 그보다 더 비용이 들 것이란 얘기입니다. 결국, 신발 가격은 오르고 수요는 감소하겠지요.
    월가 "증시 떨어지는 칼, 경제 좋아야 스태그플레이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애플(-9.2%)도 아이폰 등 대부분 제품을 중국, 베트남, 인도 등 높은 관세에 직면한 다른 국가에서 제조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트럼프 1.0 때는 관세 면제를 받았지만, 이번에는 아무런 말이 없습니다. 레이몬드제임스는 관세 규모가 애플의 예상 EPS의 25%에 해당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시티는 중국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한 관세만으로도 마진이 약 9%까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추정합니다. 모건스탠리는 "가격 인상이 가장 가능성 있는 옵션이다. 그런 움직임은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것이고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렇다고 관세 비용을 흡수한다면 상당한 마진 역풍을 보장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블룸버그에서 "미국 일리노이 등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영국 호주 등 세계 곳곳에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중단 또는 연기하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블룸버그는 "MS 측은 'AI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데이터센터 입지가 계속 확장되고 있는 데 따른 유연한 전략'이라고 밝혔지만, 일부 투자자는 AI 수요가 막대한 지출을 정당화하지 못한다는 신호로 해석한다"라고 썼습니다.
    월가 "증시 떨어지는 칼, 경제 좋아야 스태그플레이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이 보도는 AI 주식 전반에 부정적이었는데요. 엔비디아와 관련해 HSBC는 "엔비디아의 GPU 가격 책정 능력(협상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목표주가를 175달러에서 120달러로 낮췄습니다. B200과 B300 GPU 혹은 GB200과 GB300 사이에 상당한 평균판매가(ASP) 상승이 없다는 겁니다.

    미국 기술주에 대해 EU가 반독점 등으로 엄청난 제재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EU가 X(트위터)에 대해 10억 달러 이상의 벌금 부과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월가 "증시 떨어지는 칼, 경제 좋아야 스태그플레이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김현석 기자
    시장은 항상 옳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맞습니다. 시장의 눈으로 세상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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